[7]"폭로전 주도하는 이재오와 맞붙겠다"

[4·15 총선에 나선 사람들 7]<이데일리> 최창환 대표

등록 2003.11.23 17:07수정 2004.02.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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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이데일리> 대표.
최창환 <이데일리> 대표.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이 지금 무차별 폭로전을 하고 있는데, 이를 이재오 사무총장이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감안해서 소모전을 자제하자는 얘기를 했는데도, 강경하게 나가며 폭로전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나 대안 없는 비난으로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옛 정치의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경제·금융전문 실시간 통신'을 표방하고 있는 <이데일리>(www.edaily.co.kr) 최창환(40) 편집부문 대표가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도전장을 냈다. 최 대표는 이달 말 자신이 설립하고 3년간 키워온 언론사에 사직서를 내고 내년 4·15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 경선에 나설 예정이다.

최 대표가 출마 예정지로 점찍은 지역구는 서울 은평을. 재선의원으로 현재 한나라당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여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57) 의원의 지역구다. 정치초년병인 최 대표가 한창 정치권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이 의원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 대표는 그 이유를 "구태 정치와 새 정치를 가장 잘 비교할 지역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나 대안 없는 비난으로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옛 정치의 대표적인 사람"이라며 "그에 반해 나는 생산적인 정치를 할 예정이므로, 내년 총선에서 은평구민들에게 과연 어떤 선택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 대표는 우리당을 택한 이유에 대해 "참여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많은 기대를 받고 출범한 참여정부가 지금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는데, 특히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오랫동안 경제분야에 종사한 경제전문가로서, 또 조그만 벤처기업을 일궈본 경영자로서의 내 능력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2년생인 최 대표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 81학번이다. 대학 3학년인 83년도 3월, 학내 시위와 관련해 강제징집 당했다가 의가사제대를 했으며, 졸업 후에는 외환은행에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경제신문사로 옮겨 1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지난 2000년 1월에 인터넷신문 이데일리를 창간했다. 현재는 이데일리 편집부문 대표로 있으며 인터넷신문협회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마이뉴스 이종호
- 정치권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한 배경은?
"고민을 세 달쯤 했다. 개인적으로 학생운동도 했었고, 은행원, 기자생활을 하다 언론 벤처를 만들어온 과정 속에서 사회의 미래나 변화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또 옛날에는 엄청난 돈이 있거나 권부와 끈이 있어 공천을 받아야 정치가 가능했는데, 정치개혁 열망이 커지고 돈 안드는 선거제도가 마련돼 가고있어 나처럼 돈 없는 사람도 국민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 성장하는 회사, 안정된 직장도 가지고 있어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그렇다. 정치라는 것이 당장에 월급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특히 선거는. 안정된 삶과 가족들에 대한 걱정, 어떻게 보면 조그만 기득권이라고도 볼 수 있는 직장 등을 놓고 생각해보니 다가올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답이 잘 안나왔다. 그러나 셈법을 좀 바꿔보니까 가능해졌다. 세상이 이렇게 크게 변화하는데, 세상을 바꾸는데 동참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고 개인적으로도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경제전문가로서 우리당에 기여할 수 있을 것"

- 열린우리당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
"우리당쪽에서 권유도 있었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나는 참여정부가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많은 기대를 받고 출범한 참여정부가 지금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 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지지자들을 조직화하거나 세력화하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다.

오랫동안 경제 분야에 종사한 경제전문가로서, 또 조그만 벤처기업을 일궈본 경영자로서의 내 능력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열린우리당을 택했다. 몇백억원의 비자금을 현금으로 받아 대선에 쓰고, 혐의가 드러났음에도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한나라당은 새로운 시대의 정치와는 안맞지 않느냐."

- 경제 기자 생활을 오래했고, 이데일리도 운영해 봤는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설립한 인터넷신문 이데일리는 3년만에 100명 정도 되는 회사로 성장했다.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우리나라 IT산업을 기반으로 해서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새로운 언론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가 지금 가진 사회적 토대만으로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일단 그런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법을 만드는 등 정치권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 고려시대 법률을 조선시대에 적용하면 사회발전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 달라지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반영해 입법을 하고, 기술이나 문화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 언론사 사주나 언론사 출신의 기자들의 정계 진출에 일부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데.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언론계 선배들과 상의를 많이 했다.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로서 네가 평소에 정치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거나 정치권과 유대관계를 가져온 것도 아니고, 벤처기업 CEO로서 언론사를 만들어 이를 네 입지 확대에 사용해 온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한 선배 기자의 충고가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을 무조건 사시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어느 분야의 사람들이 자기 입지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들어가는 것은 모두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정치가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충원하는 장소라면, 각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기존 정치권 진입 형태나 정치 행태 자체를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 경제 전문 기자나 벤처 언론사의 CEO 등 기득권을 정계 입문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내가 정계 입문을 결심한 날짜가 10월 30일인데, 11월 3일에 회사에 내년 총선 때문에 사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통상 정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정치권과 먼저 접촉해 영입대상자가 된다든지, 아니면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정치권에 진입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사직할 뜻을 밝힌 것이다.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직함이 이데일리 설립자이자 편집부문 대표, 또 인터넷신문협회장 등이다. 이데일리를 만든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정치권을 만나면서,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데일리 설립자 직함을 가지고) 흥정한다고 했을 때 조직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불리하더라도 현직에서 물러나고 위험을 내가 걸머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걱정도 된다, 그러나 시대 변화 덕분에 이데일리가 성공했듯이..."

- 은평구를 출마 예정지로 선택했는데, 그 곳은 재선의원인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다. 첫 정치권 도전에서 굳이 은평구를 택한 이유는?
"이재오 총장이 있는 지역구가 내가 가서 경쟁하기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이재오 의원은 부지런하게 지역사업을 열심히 해서 지역민들에게 좋은 평가도 받고, 지역구도 튼튼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전체 정치지형으로 봤을 때, 한나라당이 지금 무차별 폭로전을 하고 있는데 이재오 총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감안해 소모전을 자제하자는 얘길 했는데도 강경하게 나가며 폭로전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나 대안 없는 비난으로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옛 정치의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그에 반해 나는 생산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다. (두 사람이 이렇게 명백하게 대비되고 있으므로) 내년 총선에서 은평구민들에게 과연 어떤 선택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물어볼 것이다. 구태 정치와 새 정치를 가장 잘 비교할 지역구로 은평구를 선택했다."

- 이재오 의원은 당 사무총장,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 정치적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치초년병인데, 강적을 만나게 된다는 두려움 없나.
"걱정은 많이 된다. 이 의원은 조직도 강하고 인지도도 굉장히 높은, 한나라당의 영향력 있는 중진 정치인인데 어떻게 쉽게만 생각할 수 있느냐. 그러나 나는 언론사 하나 만들기 위해 수백억, 수천억이 드는 언론계 풍토 속에서 쌈짓돈을 모아 이데일리를 만들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데일리를 만들 때도 막연한 패기가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보고,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또 그렇게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고, 주변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 의원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 때처럼 바뀌는 시대에는 기득권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이룬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하는 과제가 내게 남아 있다."

- 이번 선거 운동에서 최 대표가 내세울 캐치프레이즈가 있다면?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두 가지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변화와 개혁이고, 두 번째는 그 변화와 개혁을 이루기 위한 능력과 전문성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기득권을 가진 재벌 시스템에 대해 비판 기사를 꾸준히 써 왔고, 시장의 투명성과 개혁에 방향성을 잡고 있었다. 거기에 경제 전문기자로서의 활동과 벤처기업가로서의 활동을 보탠다면 '386 경제전문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어떤 캐치프레이즈로 담아낼 지는 아직 고민중이다."

인터넷신문 <이데일리>를 창간한 최창환 대표가 정치권에 도전장을 냈다. 최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은평을에 출마,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맞붙을 예정이다.
인터넷신문 <이데일리>를 창간한 최창환 대표가 정치권에 도전장을 냈다. 최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은평을에 출마,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맞붙을 예정이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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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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