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 언론사 사주나 언론사 출신의 기자들의 정계 진출에 일부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데.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언론계 선배들과 상의를 많이 했다.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기자로서 네가 평소에 정치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거나 정치권과 유대관계를 가져온 것도 아니고, 벤처기업 CEO로서 언론사를 만들어 이를 네 입지 확대에 사용해 온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한 선배 기자의 충고가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을 무조건 사시로만 볼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어느 분야의 사람들이 자기 입지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들어가는 것은 모두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정치가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충원하는 장소라면, 각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기존 정치권 진입 형태나 정치 행태 자체를 개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 경제 전문 기자나 벤처 언론사의 CEO 등 기득권을 정계 입문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내가 정계 입문을 결심한 날짜가 10월 30일인데, 11월 3일에 회사에 내년 총선 때문에 사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통상 정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정치권과 먼저 접촉해 영입대상자가 된다든지, 아니면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정치권에 진입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 사직할 뜻을 밝힌 것이다.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직함이 이데일리 설립자이자 편집부문 대표, 또 인터넷신문협회장 등이다. 이데일리를 만든 사람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정치권을 만나면서, 정치권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으로 (이데일리 설립자 직함을 가지고) 흥정한다고 했을 때 조직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불리하더라도 현직에서 물러나고 위험을 내가 걸머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걱정도 된다, 그러나 시대 변화 덕분에 이데일리가 성공했듯이..."
- 은평구를 출마 예정지로 선택했는데, 그 곳은 재선의원인 이재오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다. 첫 정치권 도전에서 굳이 은평구를 택한 이유는?
"이재오 총장이 있는 지역구가 내가 가서 경쟁하기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이재오 의원은 부지런하게 지역사업을 열심히 해서 지역민들에게 좋은 평가도 받고, 지역구도 튼튼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전체 정치지형으로 봤을 때, 한나라당이 지금 무차별 폭로전을 하고 있는데 이재오 총장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을 감안해 소모전을 자제하자는 얘길 했는데도 강경하게 나가며 폭로전을 연장시키고 있다. 이재오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나 대안 없는 비난으로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옛 정치의 대표적인 분이 아닌가.
그에 반해 나는 생산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다. (두 사람이 이렇게 명백하게 대비되고 있으므로) 내년 총선에서 은평구민들에게 과연 어떤 선택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것인지 물어볼 것이다. 구태 정치와 새 정치를 가장 잘 비교할 지역구로 은평구를 선택했다."
- 이재오 의원은 당 사무총장,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 정치적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치초년병인데, 강적을 만나게 된다는 두려움 없나.
"걱정은 많이 된다. 이 의원은 조직도 강하고 인지도도 굉장히 높은, 한나라당의 영향력 있는 중진 정치인인데 어떻게 쉽게만 생각할 수 있느냐. 그러나 나는 언론사 하나 만들기 위해 수백억, 수천억이 드는 언론계 풍토 속에서 쌈짓돈을 모아 이데일리를 만들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