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재 노사모 대표와 이상호 국민의힘 공동대표가 전국투어 차량 위에 올라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시민들에게 동조를 촉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강성관
이상호 국민의힘 공동대표는 "검은 돈을 마구잡이로 받아먹은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면서 "돼지 저금통을 통해 죽어버린 대한민국 정치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공조해서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특검을 걸고 나와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물타기를 하려는 것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밀실에서, 지하주차장에서 검은 돈을 받는 시대는 끝났음을 선언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사모와 국민의힘은 '부활 희망돼지'와 '대한민국 정치, 죽음 & 새로운 시작을 위한 49재'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받은 대규모의 불법 선거자금으로 치러지는 선거문화와 정치행태에 대한 종언을 고하고 국민의 자발적 정치참여,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충장로에서 만난 최종수(28)씨는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개혁을 외치지만 말따로 행동따로 아니냐, 이번에 검찰이 대기업에서 제공한 불법자금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해서 본때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투명하고 깨끗한 선거문화를 위해서는 정치자금법과 선거법 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때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면서 "돼지저금통을 받았지만 사실 선물할 정치인이 생길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김용남(57)씨는 "그렇게 많은 돈을 불법으로 받아쓰고도 국회의원들은 조사도 안받고 되레 큰소리치면서 사는 것을 보면 정치할 만 한 것 같다"고 정치권을 비꼬면서 "하루 자고 나면 '누가 얼마 받았네'하는 보도를 보면 신물이 나는데 법을 좀 제대로 고쳐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거법 위반? 구태의연한 정치공세"
이날 '부활 희망돼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광주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공무원 10여명은 '희망돼지 저금통'에 적힌 전화번호와 문구, 플래카드와 피켓에 새겨진 글귀 등을 꼼꼼히 살폈다.
광주시선관위 한 관계자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상징하지 않는 돼지저금통을 나눠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 "한꺼번에 거둬들여서 특정인에게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나눠주는 자체는 문제가 없겠지만 발언하는 사람들의 말 등은 사안별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22일 "제2의 돼지저금통 사기극으로서 명백한 불법 사전선거운동이자 기부행위 범죄"라며 "친노(親盧)단체가 돼지저금통을 나눠주든 뭐든 일체의 홍보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발끈했다. 또 한나라당은 "선관위와 검경 등 관계당국은 즉각 단속해 불법행사를 원천 봉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 | 선관위, "배부행사, 위법으로 단정짓기 어려워" | | | 중앙선관위, 각 지역 선관위에 단속기준 시달 | | | |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지담)는 노사모와 국민의힘이 공동으로 진행할 돼지저금통 배부와 관련, 각 지역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단속기준을 전달하고 전국투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중앙선관위는 "아직은 입후보예정자를 특정한 것은 아니어서 현재 상태에서는 돼지저금통 배부행사 자체를 위법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히면서 "다만 행사 진행과정에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입후보 예정자를 위한 행위가 나타날 경우 사안별로 주시하면서 위법행위가 발생하면 엄중 조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가 밝힌 단속대상은 ▲특정정당이나 입후보예정자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할 것을 표명한 단체가 배부하는 행위 ▲특정정당이나 입후보자가 배부하는 행위 ▲특정정당이나 입후보예자의 명의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과 구호 등을 표시해 배부하는 행위 등 이다.
이에 앞서 중앙선관위는 22일 노사모와 국민의힘에 선거법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23일 '부활 희망돼지' 출정식에서는 선관위 관계자와 주최측 회원간의 마찰은 전혀 없었으며 노사모와 국민의힘 임원들은 "정치적인 발언은 하지 말아달라"고 참석한 회원 등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 | | | | |
이상호 국민의힘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의 반응에 대해 "이 좋은 일요일에 왜 길거리로 나오겠느냐, 자발적 참여를 구태의연한 정치공세로 몰아가지말고 정신차려야 한다"며 "특정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데, 깨끗한 돈을 모아서 마음에 드는 정치인에게 주겠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일축했다.
노사모와 국민의힘은 광주를 시작으로 25일 전주·26일 익산·춘천(12월 1일)을 거쳐 서울(12월 7일)·대구(12월 9일) 등 18개 시에서 행사를 갖고 12월 14일 부산역 광장에서 '대한민국 정치, 죽음 & 새로운 시작을 위한 49재'와 '부활 희망돼지' 행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12월 7일에는 한나라당, 민주당 등 각 정당의 사무실을 방문해 깨끗한 돈으로 정치를 해달라는 의미에서 '희망돼지'는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오디션과 인터넷 투표를 통해 전국 227개 지역구에서 지지후보자를 선정해 당선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이 '2004 출마 오디션 보물찾기' 사이트를 개설한지 4일째 되는 23일 저녁 9시 현재 응모한 출마 예정자 수는 114명에 달했다.
응모자의 정당별 분포를 보면 열린우리당 소속이 89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으며, 민주당 10명, 무소속 8명, 한나라당 5명, 국민통합21과 민주노동당 소속이 각각 1명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지역의 경우 주승용(무소속) 전 여수시장, 이무영(민주당 전주시완산 조직책) 전 경찰청장, 구행우(민주당 광주동구)씨, 노사모 출신 현해성(우리당, 광산)씨, 장철우(전남 고흥) 변호사 등 11명이 응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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