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짝사랑, 외면하지 마십시오

[주장] 희망돼지 분양 중단 요청한 한나라당 의원님들께

등록 2003.12.04 05:01수정 2003.12.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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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지난번 이재오 의원님께 편지를 드렸던 대전노사모의 이태우라고 합니다. 단식과 장외투쟁, 그리고 수많은 선거운동 일정을 소화하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께서는 지난 2일, 노사모의 즉각적인 해체와 희망돼지 분양 중단을 요청하셨습니다. 물론 이재오 사무총장님의 단독 의견일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나온 성명인 만큼 한나라당 의원님들 모두의 생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저는 그 성명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주세요"라고 하며 배포하는 희망돼지, 국민이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다시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왜 의원님들께서 거부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국민의 짝사랑의 표현인 희망돼지를 받아주십시오. 그것이 때에 따라 의원님들을 질책할 수도 있고, 또 기대를 걸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냉철한 비판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의원님들이 받고 있는 국민적 사랑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습니까?

스스로의 행적이 떳떳하다면 누구나 의원님을 사랑할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희망돼지 부활운동'을 통해서 벌이고자 하는 것인데, 왜 의원님들께서는 이런 희망찬 발걸음을 거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기대가 한 푼 두푼으로 모아지는 변화를 거부하지 마십시오. 이 운동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정말 한나라당을 다시 선택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희망돼지 부활운동 하면서, "이거 열린우리당 선거운동 아니냐!"라고 따졌던 분들께 "이 돼지 채워서, 지지하는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주십시오"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 운동의 본질입니다. 대립을 조장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맹목적으로 한나라당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한나라당이 긍정적인 비전과 국가경영전략을 내세운다면 얼마든지 한나라당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나은 비전, 그리고 확실한 정책으로 승부한다면, 예전의 지역감정 조장정치를 한나라당이 먼저 앞서서 끝장 내고, 새로운 정당문화, 정치문화를 창조한다면 저는 당장이라도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입니다.


희망돼지 부활운동은,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용기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치 없이는 집 앞에 도로가 없고, 수도가 없는데,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누가 나라를 돌보겠다고 나서겠습니까?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알리고, 또 진정으로 정치인을 지지하고 사랑하며, 지금까지 모리배에 휘말려 움직였던 정치문화를 끝장내고 새로운 길로 가자는 것인데, 의원님들은 무엇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인지요.


스스로 수구임을 자임하며 국민의 선택을 받을 권리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이라고 정당개혁 안되라는 법 있습니까? 정책정당 안되라는 법은 없습니다. 개혁적인 정책 내놓고, 지역감정 버리고, 정책으로만 승부하십시오. 우리는 언제라도 한나라당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희망돼지는 이 나라의 죽은 정치를 새로 살리고자 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열망입니다. 검은 돈과의 유착을 끊어던지고, 이제 누구 눈치 안보고 정책 입안하는 세상, 누구의 알력에 의해서 공천권이 좌지우지되는 정치판을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 국민이 선택하는 것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희망돼지에는 아무 배후가 없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님들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희망돼지가 철저히 베일에 싸인 열린우리당 지지 돼지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돼지는 민주당에도 갈 수 있고, 한나라당에도 갈 수 있는 돼지입니다. 어느 곳이든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십시일반 지지와 성의를 보이는 돼지입니다.

희망돼지로 정치를 바꿉시다. 비굴하게 공천권 따려고 중앙에 줄대기하는 문화를 벗어던지고, 상향식 공천으로 선거를 축제로 만듭시다. 검은 돈 받으려 이리저리 비굴하게 연락하지 말고, 맑고 투명한 정치자금으로, 한푼 두푼 아껴가면서, 스스로의 양심에 굴하지 않는 정치 한번 해봅시다. 의원님의 아들, 딸들에게 물려줄 '깨끗한 정치'라 생각하고, 정치를 바꾸는 대장정에 함께 합시다.

국민의 짝사랑을 애써 외면하지 마십시오. 떳떳하다면, 의원님께도 한 마리 두 마리 돼지가 쌓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 희망돼지를 외면하는 의원님들을 위해서라도 돼지를 만들겠습니다.

이제, 서로 당당해집시다. 당당하게 주고 당당하게 받는 문화를 만듭시다. 그것이 희망돼지의 음모라면 음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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