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문광위 국정홍보처 국정감사에서 이윤성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이 TV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방송법 개정 법률안 표결에 기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한나라당 방침과는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문광위 표결 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15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가 제출한 방송법 종합 개정안에 TV수신료 분리징수 내용을 추가한 수정안을 당 소속 문광위원 전체 서명을 받아 문광위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의 기권 선언으로 애초 구상은 상당히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을 포함해 한나라당 10, 민주당 4, 열린우리당 4, 자민련 1명으로 이뤄진 문광위의 법률안 처리는 출석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KBS 앵커 출신인 이 의원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16일 오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을 올렸다. 그동안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누구보다 앞장섰던 이 의원은 "사실 며칠 째 번민 속에 지내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전날 KBS 후배인 손관수 기자(KBS 기자협회장)가 자신에게 보낸 서한을 함께 게재했다.
이 의원은 "국민 입장에서 이제껏 KBS 수신료의 분리징수를 강조해온 게 사실"이라며 "수신료가 공익방송을 위한 특별 부담료라고 하더라도 납부 형식만은 다시 국민의 선택으로 되돌려 주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후배가 염려하는 'KBS 흔들기'로만 평가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자신이 '핵폭탄'에 비유했던 수신료 문제와 관련, "KBS 재정의 40%를 수신료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분리징수가 되면 KBS가 부실화될 게 불보듯하고 그 충격은 회사 시스템뿐 아니라 질높은 공영방송 서비스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입장을 바꾸는 번민의 시간이 길어진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KBS 재직 시절 수신료 통합징수에 앞장섰던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그는 "1994년 수신료 통합징수가 결정됐던 날 국민을 향해 '안정된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데 감사드리면서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따라서 "KBS가 크면 클수록 견제 또한 강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한 그는 "견제세력이 국민일 때 KBS는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KBS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자정 시간대 <보도본부 24시>와 <9시뉴스> 앵커 시절 새벽시간을 뛰었던 경험담을 떠올리던 그는 "오늘(16일) 문광위에서 표결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는 방송법 개정 법률안(수신료 분리징수) 표결에 기권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그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느니 '국회의원은 특정 정당의 당원이기 전에 헌법기관이다'느니 하는데 결코 연연하지 않겠다"고 전제한 뒤 "KBS는 다양한 견제와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불편부당한 진정한 공영방송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함을 설득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배말에 일일이 꼬투리 잡을 생각 마시고 지금부터라도 툭툭 털고 나가자"며 "후배는 안에서, 선배는 밖에서 함께 KBS를 위해 쉼없이 뛰자"고 제안하며 글을 마쳤다.
한편, 이에 앞서 손관수 기자는 15일 이 의원 앞으로 "수신료의 진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선배님이 KBS가 올곧은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하게 헤아려달라"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다.
손 기자는 편지에서 "선배들의 노력으로 1TV 광고금지를 전제로 당시 여당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시행에 들어갔던 수신료 제도가 이렇게 물거품이 돼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선배님이 KBS 근간이 흔들릴 수신료 분리징수에 동조할 것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손 기자는 "그 어떤 당이든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부당한 명을 내릴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런 낡은 정치의 시대는 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 의원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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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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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출신 이윤성의원 "수신료분리 표결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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