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치에는 왜 여성이 전문가인가

[여성100인 국회보내기 ②]그들은 정치를 맛있게 요리할수 있다 1

등록 2003.12.31 16:19수정 2004.01.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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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 정치를 신선하게! 여성이 요리하자!'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오마이뉴스>에 각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아래는 그 두번째로 시인이자 최근 열린우리당 후보로 총선 출마를 선언한 노혜경씨의 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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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지난 해 10월 각계 여성단체들이 모여 만든 대선여성연대 출범 기자회견.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번 총선이야말로 여성들이 정치의 주류로 부상하게 될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해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아직은 모든 정당이 말로는 비례대표 50% 이상의 여성을 홀수우선배정 방식으로 공천하겠다고 하고, 지역구에서도 30% 이상의 여성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징밋빛 약속도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 공약을 지켜나갈 것이고 비례대표에 관한 한 열린우리당도 지켜낼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의 문은 이제 여성에게도 다소곳이 열리기 시작하는 걸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가란 아무리 거칠게 정의해도 주권자들에게서 대표성을 위임받아 주권자들을 대신해서 일하는 사람일진대, 여성이 지역구를 통해 정계에 진출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아직 정치의 문이 여성에게는 여전히 닫혀 있음을 뜻한다. 이는 정치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이미 기득권을 지닌 남성정치가들의 여성배제논리와 심리, 양 측면이 다 문제이다. 그 가운데서도 사회적 통념에 의존하는 기성정치가들의 여성배제의 언어들은 가끔 잔인하면서도 허약하여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여성정치의 개화기를 맞이하여 각 당에서 비례대표로 내보낼 여성인재들을 찾고 있지만, 절대적 인력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내 눈에는 넘치게 보이는 인재들이 왜 그분들에겐 보이지 않을까? 그리고 또 왜 비례대표만일까? 그것이 바로 통념에 의한 그르침이다.

여성에게는 정치적 적성이 없다는 통념 또는 정치적 전문성의 부족이라는 통념. 세상은 엄청나게 병들어있는 환자와 같아서, 어지간히 경험이 많고 비위 강하고 유능한 외과 의사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그런 상태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 어려운 정치를 전문적 식견과 경험이 없는 여성이-여기에는 정치신인들도 다소간 포함된다-해내기란 불가능하다는, 이른바 정치전문가들의 기득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통념, 이미 개혁당 내에서의 여성회의라는 실험을 통해 여성정치의 가능성을 충분히 발견하고 입증한 바 있는 나로서는 납득하기도 공감하기도 어려운 통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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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정치적 전문성이란 무엇이길래 그렇게 말하는가? 차떼기로 돈을 받아내는 능력? 정경유착으로 뒤를 봐주고 이권을 챙기는 능력? 음습하게 정보를 모아 폭로하고 모함하는 능력? 자유롭고 발랄한 의사개진을 억누르고 줄세우고 줄서는 능력? 정치 고수라는 아저씨들의 하는 모양새를 보면 말꼬투리나 잡고 주먹다짐이나 하고 억지나 부리며 패거리 이익이나 챙기는 일말고, 도무지 무엇을 해왔다고 전문성 타령을 하는 것일까. 이런 흉한 밥그릇 챙기기의 언어를 낙동강물에 띄워 태평양으로 보내드리고 이제는 현실을 바로 보자.

우리는 지난 대통령선거를 넘어오면서 이미 정치가들에게 요구되는 적성과 덕목과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바뀌고 있음을 경험했고 깨달아 알고있다. 지금까지 소위 정치적 전문성의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모든 불합리와 비효율, '비전문성' 또는 '반전문성'이라 불러 마땅한 사회적 낭비를 해소하고 새로운 정치적 적성과 전문성의 개념을 세우는 일이 우리 앞에 숙제로 나와 있다.

주권자들인 일반국민들이 바라고 요구하는 정치가의 전문성은 따로 있다. 새로운 정치는 '전쟁을 치르는 정치'가 아니라 '살림을 사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챙기고 소외된 사람없이 골고루 잘 살게끔 하는 나라,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다양한 차이들을 차별로 바꾸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권력을 쓸 줄 아는 것이 전문성이다.

새 시대에 요구되는 정치는 '일상의 밥먹기'이다. 자격증을 지니고 오랫동안 전문적 수련을 한 남성요리사들이 주방을 장악하고 메뉴판에 짜여진 대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고급식당과 같은 전문성이 아니라, 어떤 재료를 가지고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생각하며 창조적이고 상상력있게 차려내는 엄마의 밥상, 그것이 새로운 정치의 전문성이다. 왜냐하면 정치라는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권리는 모든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전문가의 자리를 꿰차고 임금님의 밥상을 농단하는 최 상궁 무리들이 그 전문성의 이름으로 무슨 짓을 하고 있던가를 잘 보아왔다. 정치란 국민이라는 임금님의 밥상차리기와 같아서, 먹는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필요한 음식을 '그려보는' 능력, 즉 사랑과 배려의 능력이 필요하지 헛된, 권위와 인맥과 서로 봐주기와 오래 묵은 인습적 구도에 안주하여 자기 패거리의 전성시대를 연장하는 능력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달리지고 있는 정치적 상황이 왜 하필 여성에게 적격이란 것인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지금 현재 과연 어떤 정치가가 이 새로운 전문성의 기준에 합격하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된다. 지금까지 누가 이 새로운 영역에서 전문가였던가를 물어보면 된다.

살려내고 보살피는 일, 일상의 꼼꼼함을 챙기는 일은 지금껏 하대받으며 묵묵히 익혀온 여성적 자질의 긍정적 특성이며, 이 특성이 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에 꽃피려 하고 있다. 이미 낡은 정치의 폐습에 깊이 물든 아버지 정치가들이 그 환골탈태의 고통을 감당하기 쉬울까. 그러나 여성은 가뭄에도 초근목피를 다듬어 밥상을 차려내는 지혜가 있고, 홍수에도 심장의 더운 불로 습하고 추운 구석을 밝혀 맑은 물 한 사발 차려낼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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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경씨

그러니 정치란 특별한 것이라는 말로 여성을 2등인간으로 취급하거나, 정치는 더러운 것이라는 말로 여성을 다락방의 공주로 만들고자 하는 낡은 정치적 통념은 이제 벌써 깨어지고 없음을 이제 눈을 뜨고 알아차려야 할 때다.

시장통의 걸걸한 멸치 아줌마가, 조용하지만 속고집이 있는 숙이이모가, 깡다구 있는 1급장애인 여성이, 19세의 패기있는 여고생이 모두 정치는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기를 우리 여성들이 적극 참여하여 앞당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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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의 힘으로 위기의 부패 정치를 개혁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의 새판짜기를 할 수 있는 여성들을 17대 국회에 진출시키는 운동을 펴기 위해 지난 달 6일 발족했습니다.

현재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17대 총선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개혁적인 여성 후보를 추천받고 있으며 기자회견을 통해 추천 명단을 발표하고 각 정당에 추천명단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정치를 맑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여성이 국회를 들어가야 합니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정치를 바꿀 개혁적인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의 홈페이지 주소는 www.womanpower2004.net입니다. 홈페이지의 '여성후보추천하기' 배너를 클릭하시면 직접 후보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후보추천은 개인 추천이 원칙입니다. /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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