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차떼기 정치' 깨뜨리자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①] 정치를 신선하게! 여성이 요리하자!

등록 2003.12.29 09:41수정 2003.12.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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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 정치를 신선하게! 여성이 요리하자!'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오마이뉴스>에 각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아래는 그 첫번째로 영화평론가이자 동국대 교수인 유지나씨의 글입니다....<편집자 주>

a 지난 22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앞에서 정치개혁연대, 전국민중연대, 17대총선을위한여성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철저한 정치개혁 실현을 촉구하는 종교 ·여성·학계·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2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앞에서 정치개혁연대, 전국민중연대, 17대총선을위한여성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철저한 정치개혁 실현을 촉구하는 종교 ·여성·학계·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당신은 세상에 썩은 내음이 진동해서 살맛이 안난다고 낙심한 적이 있는가? 나는 그랬다. 지금도 그럴 때가 많다.

그 근원 중 하나가 정치판이 썩어서 그렇다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흔히 차떼기는 농수산물거래나 옷장사들 판에서 쓰는 은어같은 거였는데, 이젠 그 은어가 정치판 용어가 되었다. 차떼기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과 다수당간의 거래용으로 쓰이는 상황을 보노라면 한심하다는 표현으로는 다 형용하기 힘든 허망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이와 맥락은 달라도 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가 있다. 남자에게 주민등록 1번 주고, 호주승계 우선하고, 여아낙태가 성행하는 사회, 그러면서 대한민국 남자들 중 부당하게 사용할 빽없는 이들을 군대가서 삽질하게 만들어 억울함과 박탈감을 주면서 성차별을 전통으로 정당화하는 사회, 이런 사회에서 지독한 생명력을 가진 생물학적 여성이 유권자중 51%를 차지하건만 여성 국회의원은 5.9%인 사회.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보면 한국은 10위권대 내외에 들지만 여성진출지수는 대한민국 국민소득의 10분의 1만도 못한 저개발국과 막상막하인 꼴찌경쟁을 벌이는 나라꼴을 그리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편견의 고정화이다.

앞뒤 안맞는 이런 상황에 대한 해석은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여자가 여자를 안찍는다', '정치권에서 가져다 쓰려해도 준비된 여성, 자격을 갖춘 여성이 없다'… 물도 안주고 기회도 안줘 클 기회조차 박탈당한 여성의 입장에선 이건 그렇게 된 상황을 푸는 근원적 성찰이 결여된 현실정당화론으로 보인다. 그런 논리와 인식은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자세, 즉 더럽고 부당한 것을 솎아내 판을 좀더 깨끗하고 정당하게 짜려는 도전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런 문맥에서 볼 때, 차떼기로 형제애로 학맥으로 지연으로 서로 밀어주고 이용하고 이용당하며 돌려온 짜고 치는 고스톱판에서 권력의 파이를 나눠 먹는데 익숙한 이들에게 여성정치 세력화나 여성정치인의 국회진입으로 새롭게 짜는 판은 상상밖의 아젠다일 수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유권자인 당신, 나, 그리고 우리들이 다시 희망이다. 때로 그것이 배신적으로 작동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장이기에 국민대표성으로 그 존재정당성이 확보된다. 여성이 여성을 찍고 안찍고를 논하기 이전에, 작금의 국회, 그간의 국회는 반쪽인 남성을 대변하는 국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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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여성이 반드시 사회적 구획으로서의 여성젠더를 대변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회에서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 살아내는 경험적 실체가 삶의 조건과 제도에 반영되는 정견을 갖추는데 여성은 여전히 유효한 젠더정치를 대변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영화등급심의에서도 심의위원의 연령과 성비를 중시하는 것은, 과거 나이 든 남성들이 주도하는 심의의 문제가 자명했기 때문이다. 평소 영화관도 안가는 나이든 남성의 대표성보다는 실제 관객을 대변하는 대표성을 반영하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등급심의위원회도 짜여지건만, 그보다 일상이란 세상살이의 핵심을 관장하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내는 국회에 여전히 94.1% 남성의원은 다수당의 횡포란 말로도 형용하기 힘든 참혹한 정치판을 보여준다.


여성의 전공을 가정살림과 가족주의로 내모는 사회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미래와 현재의 방향성은 여성의 사회살림 참여, 세상 같이살기, 세상 같이 돌리기로 나가는 것이다. 이 명제가 옳다면 가장 절실한 정치 아젠다는 정치개혁이란 맥락을 여성정치인의 확대, 구체적으로는 다수의 여성 국회의원들을 선출하는 것으로 실천되어야한다.

이건 썩은 내음나는 기존 파이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쪽을 나누어 달라는 조름이 아니다. 어쩌다 여성 국회의원이 발탁되더라도 여성은 홍일점역할을 하거나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들러리 역할이나 '예외용'이 되기 일쑤인 현실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a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유지나 동국대 교수(영화평론가) ⓒ 우먼타임스 장철영

정치인, 그중에서도 유권자가 선출한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여남으로 골고루 구성되듯이 그 대표성을 실질적인 일상의 정치학에서 대변하는 이들로 채워지는 새로운 판으로 짜여져야 한다. 그 판은 검은 양복에 넥타이가 정장인 판이 아니라, 형형색색 다양함과 양성이 씨줄과 날줄처럼 어우러져 견고하고 쓸모있는 원단을 짜내는 판이 되어야한다.

이건 남성공화국에서 사내아이가 아니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낙태 안당하고 태어나, 호주제를 안고 살며, 어디가서나 남성눈치보고 주눅들어 자신이 인권을 누릴 인간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여성들에게 여성도 인간으로서 시민권을 누리며 자신의 대표자을 뽑을수 있다는 희망을 줄 것이다.

빛나는 여성, 내 손으로 정치권에 보낸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여성의 힘으로 위기의 부패 정치를 개혁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의 새판짜기를 할 수 있는 여성들을 17대 국회에 진출시키는 운동을 펴기 위해 지난 달 6일 발족했습니다. 현재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17대 총선에 진출하기를 희망하는 개혁적인 여성 후보를 추천받고 있으며 기자회견을 통해 추천 명단을 발표하고 각 정당에 추천명단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정치를 맑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여성이 국회를 들어가야 합니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정치를 바꿀 개혁적인 여성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의 홈페이지 주소는 www.womanpower2004.net입니다. 홈페이지의 '여성후보추천하기' 배너를 클릭하시면 직접 후보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후보추천은 개인 추천이 원칙입니다. /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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