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14일) 발언 내용을 놓고 민주당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는데.
"기자회견을 보지는 못했고 나중에 연두회견 전문을 다 읽어 봤다. 역시 지난번 식사하면서 했던 양강구도에 대해 어떤 겸양의 이야기도 한마디 없었다. 더 놀라운 것은 자기를 지지한 개혁세력이 열린우리당을 만들었고, 개혁이 불안한 세력들이 남아서 민주당이 됐다고 한 말이다. 대통령이 해야 할 말이 아니다. 그냥 열린우리당을 지지해달라는 말도 아니고 민주당은 반개혁 세력이라니, 어떻게 대통령이 한 공당을 반개혁 세력이라고 평가하나. 대통령으로서 선거법을 어기는 것뿐만 아니고 권한을 넘는 일이다."
- 최근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발언들을 놓고 '민주당 죽이기'라고 반발하고 있는데, 노 대통령의 발언에 깔린 다른 저의가 있다고 보나.
"결국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이 왜 민주당을 겨냥하느냐는 문젠데, 그것은 결국 호남 다툼 아니냐. 정동영 의장은 전북 홀로서기를 이야기 한 적 있다. 이는 과거 군사정권이 호남을 전남과 전북으로 갈라서 전북이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전형적인 지역 차별주의의 악폐 아닌가. 그것을 다시 답습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앞장서서 '신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호남 갈라놓기를 선동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호남에서 전북 가르고, 수도권에서 호남 나누고…어부지리는 한나라당"
- 결국 '영남-호남 가르기'와 '전남-전북 가르기'가 노 대통령의 총선 전략이라는 것인지.
"원래 열린우리당은 분당할 때 '전국정당화'를 위해 분당한다고 했다. 그랬으면 열린우리당이 어디에 노력해야 하나. 영남이나 전국에서 노력해야 하는데 계속해서 호남, 그것도 전북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호남에서 전북을 가르고, 수도권에서 호남을 또 나누고…. 이것은 전국정당이던 민주당을 호남당이라고 폄하시키고, 호남을 갈라놓는 일이다. 결국 어부지리는 한나라당이 가진다."
- 지금 상황을 보면 한나라당은 바깥에 있고 민주당과 노 대통령, 열린우리당이 서로 공박을 벌이는 처지다. 총선에 이기려면 이 '정쟁'을 누군가는 끊어야 하지 않나.
"노 대통령이 먼저 끊어야 한다. 대통령이 말하면 언론에서 다 받아주는데 민주당이 말하면 언론에서 한 두 줄 쓰고 만다. 더군다나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대로 연못에다 돌 던지면 개구리는 죽는거다. 대통령이 앉아서 연못에 돌 던지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이렇게 해 놓고는 (나중에 문제되니까) '무심코 했다, 밥 먹으면서 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고 나온다. 전부 사실은 실수를 빙자한 계산적 발언들이다. 아주 부도덕하다. 측근비리 특검도 그렇다. 기자회견에서는 '대통령이 말하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같아서 변명이 되니까 말 못하겠다'고 했는데, 그 말은 진실이 아니니까 말 못하는 것이다. 다 전략적 발언이다."
- 노 대통령은 '총선-재신임' 연계가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결국 하지 않겠다는 말 아닌가.
"재신임 자체가 안 된다. 개혁하겠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정략적, 정치적 꼼수만 계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위헌이고 선거개입이다. 노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 최도술씨가 걸리니까 눈앞이 캄캄해져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건 재신임 문제가 아니고 국민 앞에 성실하게 고백해야 할 문제다. 지금 노 대통령 지지도가 바닥인데도, 국민들은 정국불안 때문에 노 대통령이 재신임해서 물러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걸 볼모로 국민들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드나. 그리고 노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했는데, 혼자서 뱉는 말이 약속인가? 일방적으로 말하면 다 약속이 되나? 약속은 서로 하는 것이다."
- TNS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직후 우리당이 1위, 민주당이 3위로 나왔는데.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했고, 정동영 대표가 젊은 50대로 출발하니까 국민들 희망이 반영돼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당대회 효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또 하나는 사실 대통령의 '양강구도' 발언 이후 민주당의 위치가 자꾸 애매하게 몰려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기반이 있는데 거기에 대항한 개혁세력이 분열해서 (개혁을 표방하며)열린우리당으로 나갔다. 앞으로 확고한 위치를 잡아야 한다."
- 지지도를 끌어올릴 만한 대책이 있다면.
"한나라당이나 우리당이나 불법 대선자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나. 더구나 앞으로 4년 동안 노 대통령을 봐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발목 잡기'로, 열린우리당은 그냥 '지당하십니다'로 나가고 있다. 한쪽은 발목 잡고, 또 한쪽은 무조건 '지당파'로 쫓아가는 셈이다. 그러면 노 대통령을 견제하고 국가 안정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당이 민주당이라는 것을 견지하고 나가는게 민주당이 가져야 할 자세다. 민주당 지지율이 9%라고 하는데, 일시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김 전 대통령 '대북특사' 활용? 참 나쁘고 부도덕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