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노 대통령과 정치적 '금슬' 보이면..."

민주, 선관위에 강 장관 검찰 고발 요구... 한나라, "강 장관이 권한대행이냐"

등록 2004.03.16 09:47수정 2004.03.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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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조순형 대표는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15일) 강금실 법무장관이 도대체 개인변호인인지 아닌지 모를 언동을 했다"며 강 법무를 비판했다.

조순형 대표는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15일) 강금실 법무장관이 도대체 개인변호인인지 아닌지 모를 언동을 했다"며 강 법무를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이 "가능하다면 탄핵 소추를 취하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는 강금실 법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민주당은 "강 장관의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에서 검찰에 고발해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오전 열린 상임중앙위에서 강금실 장관을 성토하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격앙된 분위기로는 당장 해임건의안이라도 제출할 태세다.

조순형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15일) 강금실 법무장관이 도대체 개인변호인인지 아닌지 모를 언동을 했다"며 "법무부에서 헌재에 (탄핵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한다는데 노 대통령 자신이 해야지 왜 법무부가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또 "탄핵소추를 다음 국회가 취하해야 한다고 하는데, 간단한 형사사건이나 그렇게 하지 어떻게 탄핵안을 취하한다는 것이냐"고 말하며 "국회에서 한 것을 법무장관이 이렇게 망언을 하다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강 장관을 비난했다. 이어 조 대표는 "법사위 조속히 소집해서 강력히 추궁해야겠다"며 "민주당은 (법사위 소집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대표는 상황에 따라서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조 대표는 "(총선을 위한) 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접었는데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으로 나서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사실상 중립내각 구성을 빌미로 강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성재 총선기획단장도 "총선 후 17대 국회에서 탄핵소추 취하한다는 발언은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라며 "분명하고 엄격한, 노골적인 선거법 위반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강 장관 발언은 명명백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법무장관으로서 선거라는 막중한 국사를 앞두고 정치적 발언 계속하는 것은 장관의 자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금실 장관이 노 대통령과 자꾸 정치적 '금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노 대통령과 강 장관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용태 "국회의원 193명이 받은 표가 대통령이 받은 표를 능가..."

a 유용태 원내대표는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총선에서 (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193명의 국회의원들이 받은 표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받은 표를 비교해 보면 193명이 받은 표가 훨씬 능가한다"고 주장해 탄핵소추가 `국민의 뜻`임을 알리려 애썼다.

유용태 원내대표는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총선에서 (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193명의 국회의원들이 받은 표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받은 표를 비교해 보면 193명이 받은 표가 훨씬 능가한다"고 주장해 탄핵소추가 `국민의 뜻`임을 알리려 애썼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 지도부는 또 탄핵안 가결의 정당성 홍보와 방송의 편파성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조 대표는 "국민의 뜻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간방송이 특정정파의 이익에 노골적으로 봉사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한 뒤 "시청료 분리징수를 대국적 견지에서,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안 했더니 안 되겠다, 앞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편파 방송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운태 사무총장은 "일선 당직자들이 중앙당이 정국의 흐름 바꾸길 요구하고 있었다"며 "방송의 편파보도를 시정하지 않고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고 밝혀 중앙당 차원에서 더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유용태 원내총무는 '탄핵안 가결의 정당성' 홍보에 열을 올렸다. 유 총무는 "대통령도 국민이 뽑고, 국회의원도 국민이 뽑는다"라고 전제한 뒤 "총선에서 (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193명의 국회의원들이 받은 표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받은 표를 비교해 보면 193명이 받은 표가 훨씬 능가한다"고 주장해 탄핵소추가 '국민의 뜻'임을 알리려 애썼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도 "16대 국회가 결의했던 탄핵은 헌정사에 상당히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군사정권 때처럼 물리적 압력, 심리적 압박 없이 193명의 국회의원들이 결의한 것은 역사적으로 예가 없는 강력한 의사표시였다"고 주장했다.

a 김경재 의원은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강금실 장관이 노 대통령과 자꾸 정치적 `금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노 대통령과 강 장관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재 의원은 16일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강금실 장관이 노 대통령과 자꾸 정치적 `금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노 대통령과 강 장관 모두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강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이냐"

한편 강 장관의 발언과 관련, 한나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고건 총리가 아니라 마치 강금실 장관인 듯한 느낌"이라고 비난했다.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16일 강금실 법무장관의 발언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부 각료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만 쏟아낸다"며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강 장관을 강력 성토했다.

홍 총무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몇몇 장관들이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말을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특히 강 장관이 헌재 판결시점을 언급한 것에 대해 "독립된 헌법기관인 헌재의 첫 평의가 열리기도 전에 법무장관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얘기"라고 비난했다.

홍 총무는 또 "경찰이 촛불시위를 불법이고 말했는데도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하면 괜찮다고 말한 것은 망발"이라며 "나라의 품격을 위해서 정부 각료는 깊이 생각하고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허성관 행자부장관을 겨냥했다.

홍 총무는 "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장관들이 고건 대행을 견제하는 것이 심히 우려된다"며 "자숙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은 고건 대행이 아니라 마치 강금실 장관인 듯한 느낌"이라며 "강 장관은 경거망동과 무분별한 언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민주 공세에도 강금실 법무부 장관 '묵묵부답'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대통령 탄핵소추 문제와 사면법 개정안에 대한 언급으로 야당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이 16일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단답형 내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날 "탄핵소추를 국회가 스스로 취하하는게 가장 적절한 방법", "사면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 요구가 합당하다" 등 극도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소신을 밝힌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강 장관은 '사면법 개정안에 대해 오늘 예비 논의는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 다음주에 한다"고 답했을 뿐 이어진 질문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강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범위에 대한 법률검토를 법무부에서 하는게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맞지요"라고 짤막하게 말한 뒤 그 이상의 언급은 삼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가 시작될 무렵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 건(高 建) 국무총리와 강 장관이 동시에 국무회의장에 입장, 눈길을 끌었다.

강 장관이 전날 "(대통령 권한대행은)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지켜야 하고 관리자의 범위 내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고 대행과의 '불편한 관계'가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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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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