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특정후보 편들기식 보도의 전형으로 꼽힌 2002년 12월 19일 사설(왼쪽)과 '대통령 탄핵주장' 찬반 여부를 물은 2004년 1월 1일 여론조사 보도.MBC 화면
"<조선>, 탄핵정국 부추기면서 총선 개입 본격화"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4.15 총선개입이 본격화된 것을 탄핵정국 조장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즉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당시 비난에 가까운 사설을 쏟아냈던 조선일보가 올 신년 여론조사부터 대통령 탄핵정국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새해 첫날, 검찰의 대통령 측근수사 발표 직후인 지난해 12월 30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 7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34.2%의 응답자가 '노 대통령이 하야를 하거나 탄핵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했다고 1면에 보도했다. 반면, 탄핵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3%였다고 전했다.
또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해 8월부터 본인 홈페이지와 강연 등을 통해 대통령 탄핵을 조장하고 공공연히 쿠데타를 선동하는 듯한 글을 썼던 조갑제 <월간조선> 편집장 겸 대표의 모습도 쫓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생래적인 거부감을 가졌던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나 조갑제 편집장의 언행은 뗄래야 뗄 수 없다는 게 <시사매거진 2580>의 해석이다.
"<조선>, 유리하면 부풀리고 불리하면 침묵"
<시사매거진 2580>은 조선일보의 특정 세력 편들기의 특징으로 '아전인수'와 '침소봉대', '거두절미' 등을 꼽았다. 즉 자신이 지지하는 세력에 유리하면 눈 딱감고 부풀리고, 불리하다 싶으면 무서울 정도로 침묵을 지킨다는 것. 이를 두고 "자기들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은 침소봉대하고 자기 입맛에 안 맞는 것은 왜곡하거나 무시하는 방식"이라고 표현한 한 언론학자의 평가도 곁들였다.
조선일보가 이같은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한 백미로는 역시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편들기 사례가 첫 번째로 지적됐다. 투표일을 불과 7시간 앞두고 정몽준 후보가 후보 단일화 약속을 철회한 다음날 12월 19일 조선일보의 사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는 조선일보가 가장 노골적으로 이회창 후보를 편든 경우에 지목됐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설을 '2002년 대선 조선일보식 올인의 백미'로 지칭하고 "이쯤 되면 언론사가 내보낸 사설이라기보다는 특정 정당의 기관지가 할 수 있는 선동구"라고 혹평했다.
또 이회창, 노무현 두 후보에 대한 공정하지 못한 잣대로 특정 후보를 편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선보인 '노무현-이회창 후보 이것이 다르다' 시리즈에서 이회창 후보는 장점을 부각해 소개한데 비해 노무현 후보의 경우는 단점이 집중적으로 열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대선 때 조선일보의 공정하지 못한 외부 필진 선정도 도마위에 올랐다. <시사매거진 2580>은 후보 주변 인사들의 능력도 고려해 투표해야 한다는 칼럼을 조선일보에 쓴 오세정 서울대 교수와 역시 행정수도 이전을 우려하는 칼럼을 썼던 고려대 박영철 교수 등이 이회창 후보 자문교수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독자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