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제목으로 뽑은 <동아일보>(6일자 4면) 기사의 3당 대표 사진.동아일보 PDF
당대표 동정 사진 대선 방불... <조선> 정동영 의장 사진 누락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전체 지면에서 특히 '선택 2004 총선D-1에서 D-8'이란 지면에 하루도 빠짐없이 3당 대표들이 지역유세 장면들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연일 3당 대표,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 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의 동정보도만을 경마식으로 다루고 있다.
마치 대통령 선거를 방불케 하는 사진을 게재하는데 엄청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 신문은 국회의원 후보들의 선거활동이나 시민단체들의 선거감시 활동을 가뭄에 콩나듯 다루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이들 신문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편파적인 바람몰이식 보도와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동아일보>(5일자 4면)는 「“거세여라 朴風"-한나라당 박대표 수도권 민생현장 강행군, "돌아오라 湖風"-민주당 추 위원장 광주서 이틀째 3보 1배, "꺼져다오 老風요"-열린우리당 정의장 TK돌며 거듭 사죄」란 제목으로 각 당 대표들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동아일보>(6일자 4면)는 3당 대표의 사진을 게재하고 각 사진의 캐치라인을 ‘강릉서…’ , ‘광주서…’ ‘부산서…’라고 크게 뽑아놓고 사진설명(캡션)을 달고 있다.
그리고 <조선일보>(7일자 5면)는 「효도風·탄핵風·DJ風…전략지역 찾아가 ‘올인’」이란 제목 아래 "‘朴 경북에’, '鄭 경남에', '秋 눈물에’"라는 소제목을 달았으나 정동영 의장 사진은 싣지 않고 박근혜 대표와 추미애 선대위원장 사진만 게재하고 있다.
또한 <조선일보>(2일자 3면) 역시「‘영남 누빈 한나라 "거여견제 힘달라" 박근혜 대표 대전·전남서 '안정의석 호소'」라는 제목으로 환하게 손을 흔들어 유권자들에게 답례하는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반면에 「남도 순례 열린 우리 "DJ 햇볕정책 계승" 정동영 대표 대전·전남서 ‘안정의석’ 호소」라는 기사에는 사진이 실리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보도사진에서도 사각지대
위에서 제시된 사진 이외에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연일 3당 대표의 동정보도를 하고 있으며 사진은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기사내용에 종속되거나 정치적으로 도구화되는 형태로 취급되고 있다.
반면에 <서울신문>과 <경향신문>, <한겨레>, <중앙일보>, <문화일보> 역시 3당대표의 선거유세 동정보도를 하고 있지만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비교해 볼 때 사진이나 캡션, 편집에 있어서 어느 정도 균형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신문은 소수당 대표와 국회의원 후보들의 정책의 특징과 기발한 선거활동, 선거와 관련된 시민감시활동 등의 사진을 싣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간지 신문들이 왜곡된 뉴스가치라는 기준을 내세워 3당대표의 선거유세를 졸졸 따라다니며 엇비슷한 카메라 구도와 뻔한 인물이나 사진배경을 보여주는 안일한 사진 보도 태도는 민주노동당과 같은 소수당의 소외를 초래했다. 사진의 뉴스가치가 시대적 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관행화 돼버린 탓도 있다.
결국 '조·중·동' 뿐만 아니라 여타의 신문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의 유세와 관련한 동정보도 사진은 없었다. 사실상 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 비슷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당으로 유권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뉴스가치가 충분함에도 주요 일간지들의 보도사진에 있어서 사각지대에 있다. 기껏해야 <경향신문> 7일자 4면에서 노회찬 민주노동당 선거대책 본부장과 운동원들이 서울 구로갑 지역 거리유세에서 ‘판갈이론’을 상징하는 고기 불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사진이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