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환, 반핵 민심타고 5선고지 오르나

[4·15 총선격전지-전북 고창·부안 ] 정치신인 김춘진 후보와 대결

등록 2004.04.13 20:31수정 2004.04.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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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부안 선거구는 정균환(60) 민주당 의원이 '5선 고지에 올라서느냐'가 최대 관심거리다. 특히 전북지역 11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유일하게'우세'를 점치고 있는 곳으로 '호남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던 정 의원이 '민주당 전북지킴이'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 고창·부안은 한나라당 김준 후보, 민주당 정균환 후보, 열린우리당 김춘진 후보, 무소속 김경민 후보 등 8명의 후보가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고창·부안 역시 호남지역의 다른 선거구와 마찬가지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결로 압축돼 있다.

탄핵정국를 맞으면서 고창·부안 역시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현상으로 정균환 후보가 김춘진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크게 떨어져 고전했다. 그러나 정 후보는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진정되고 민주당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소한 '접전'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호전됐다.

민주 정균환, 탄핵정국 속 반핵 이슈화...'뒤집기' 주력

a 지난 11일 고창의 한 성당을 찾은 정균환 후보가 한 유권자의  "민주당은 왜 그렇게  분당하고 나서도 내분이 계속되느냐"는 질책을 듣고있다.

지난 11일 고창의 한 성당을 찾은 정균환 후보가 한 유권자의 "민주당은 왜 그렇게 분당하고 나서도 내분이 계속되느냐"는 질책을 듣고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선거 초반, 전북지역은 '열린우리당이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유력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균환 후보는 탄핵심판론을 누그러뜨리고 지역 특수성을 살릴 수 있는 이슈를 선점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부안 핵폐기장' 문제를 총선의 이슈로 부각시킨 것이다. 최소한 부안에서는 지난해 9개월여 동안 지역사회를 뒤흔들었던 반핵 민심이 탄핵 심판론보다 더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춘진 후보측이 새 인물론과 한-민공조에 대한 민주당 심판론에 주력하고 있을 때 정균환 후보는 4선이라는 경륜과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의 부안 핵폐기장 반대 당론을 이끌어내는데 상당한 구실을 했다. 정 후보는 부안 선거사무실 외벽에 '눈물겨운 반핵투쟁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글귀와 함께 '핵폐기장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집회에 참석한 정 후보의 사진이 있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부안의 반핵 민심을 파고든 것이다. 지난 11일 부안읍 상설시장 입구에서 가진 거리유세에서도 정 후보는 "4·15 총선은 부안에서 핵폐기장을 몰아내느냐, (정부에)당하느냐를 결판내는 선거다"면서 "이번 투표를 통해서 핵폐기장 문제 깨끗히 정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노무현 정부가 갑자기 핵폐기장을 물리력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9개월간 투쟁하면서 부안 경제가 망가졌다"면서 "그때 민주당은 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했고 국회의원들 설득해서 국회조사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선수가 많아야 힘을 쓴다. 다선 의원이 국회로 올라가야 군민의 편에 서서 백지화할 수 있다"면서 "이제 갖 올라간 의원이 전국에서 올라온 의원들 설득못한다"면서 다선 의원 역할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정 후보는 "전국에서 민주당살리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부안에서 민주당 살려서 전주 가자"며 "5선 의원으로 만들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정치권 비리가 잇따르고 있지만 나는 한번도 연루된 적이 없는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것과 4선의 풍부한 경륜으로 지역 경제 살리기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평가받고 있다"면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정 후보는 4선의 다선 의원답게 탄탄한 조직력으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또 핵폐기장백지화부안대책위의 열린우리당 후보 낙선운동 선언이 최소한 상징적인 면에서 정 후보에게는 '우군' 노릇을 하고 있다. 정 후보는 부안과 고창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으로 "부안과 고창지역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벨트 조성에 있다"면서 "농촌경제는 어렵다. 한-칠레 FTA국회비준에 따른 농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부의 추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김춘진, '정치닥터'-복지정책 내세우며 탄핵심판론에 기대

a 지난 10일 부안읍 터미널 사거리에서 우리당 김춘진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한 유권자가 "왜 우리당은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느냐"며  말하고 있다. 김 후보는 "백지화 하겠다"고 해명했다.

지난 10일 부안읍 터미널 사거리에서 우리당 김춘진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한 유권자가 "왜 우리당은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느냐"며 말하고 있다. 김 후보는 "백지화 하겠다"고 해명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열린우리당 김춘진(51) 후보는 "김춘진이 대한민국 정치를 깨끗하게 치료하겠다"면서 자신의 전문성에 착안해 '정치닥터' '경제닥터'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춘진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족 의료자문의를 지내는 등 보건복지분야 전문가임을 자임하면서 새인물론을 주창하면서 탄핵심판론을 주요 전략으로 삼으면서 인지도 넓히기에 주력해 왔다.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난히 국회 입성이 예상됐던 열린우리당 김춘진(50) 후보는 탄핵심판론이 가라앉은데다 정 후보에게 핵폐기장 백지화라는 이슈를 선점당하면서 불안한 상황을 맞고있는 듯 하다.

김 후보는 선거공보에 '어떻게 한나라당과 손잡을 수 있습니까'라는 카피와 함께 "반드시 1당이 되어 정치개혁과 안정을 이루겠다"는 민주당 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을 주장했다. 지난 10일 부안읍 터미널 사거리 유세에서도 김 후보는 "4·15 총선은 민주세력이 반민주 세력을 심판하는 장이며 의회 쿠테타 세력에 대한 심판의 날이다"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완전히 물갈이하고 개혁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김 후보는 "핵폐기장은 이미 지난 2월 14일 주민투표에 의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정부의 유치결정은 즉시 철회돼야 하며 반드시 백지화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저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저는 보건복지전문가로서 노인장기요양 시설과 보험제도를 공약으로 내세워 우리당 중앙당이 노인정책으로 입법하기로 했다"면서 "핵폐기장 문제도 지난 6일 중앙당이 '지역주민의 뜻에 반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당론으로 발표했고 필요하면 대통령과 담판을 짖겠다"고 반핵민심에 호소했다.

김 후보측은 정 후보의 공세적인 핵폐기장 백지화 이슈화에 "백지화 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방어적인 모양새로 비쳐지고 있다. 김 후보 선거사무실 기획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주민투표에서 결정난 상황이고 이슈할 경우 찬핵-반핵이라는 지역사회 분열을 가져올 수 있어 자제했다"면서 "이 문제만 아니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방안에 대해 "우선 고창은 전국에서 인삼 재배면적이 가장 넓은데도 브랜드화 시키지 못했다. 고창인삼조합을 만들어 브랜화에 나설 것"이라며 "선운사-석정온천 등을 잇는 종합관광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춘진 후보측 "박빙우세'...정균환 후보측 "이미 뒤집었다"

a 부안 군민들이 한 시장 입구에서 한 후보자의 거리유세를 유심히 경청하고있다. 이들의 표심이 어느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다.

부안 군민들이 한 시장 입구에서 한 후보자의 거리유세를 유심히 경청하고있다. 이들의 표심이 어느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민주당의 상승세-부안의 탄핵 심판론을 대신한 반핵 민심 이슈화 등으로 애초 예상과는 혼전 양상으로 변한 고창·부안. 열린우리당 김춘진 후보측 한 관계자는 "반핵폐기장을 이슈 선점을 당해 어려움에 있고 탄핵심판론이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러나 판세를 뒤바꿀 만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반핵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후보가 밝히고 있고 탄핵정국 속에서 우리는 후보가 가진 전문성을 가지고 정책과 인물,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을 내세워 상당히 어필되고 있다"면서 "얼마나 압도적 차이냐가 문제다. 막판 흑색선전만 없다면 그대로 굳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춘진 후보 본인도 "(우리당)거품이 빠지고 민주당 상승세가 있지만 큰 흐름은 굳어졌다. 박빙우세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균환 후보측은 "이미 뒤집어 졌다"고 잘라 말했다. 정균환 후보측 한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민주당 지지자들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면서 "호남 물갈이론이 있었지만 그런 정서는 지역에서는 약하고 정 후보는 조직세가 강하고 우리당 후보는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아서 인맥과 조직이 열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균환 후보는 "탄핵정국에서 총선정국을 전환되면서 결과적으로 고창과 부안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사람을 지역대표로 뽑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면서 "탄핵은 대통령과 관련된 것이다. (유권자들이) 냉정을 찾은 것이다"고만 말했다. 정 후보는 구체적인 판세전망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않았다.

한편 열린우리당 전북도당은 고창·부안 선거구를 '박빙'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우세'지역으로 분류해 정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한나라당 김준, 자민련 김영두, 무소속 김경민·김옥현·김주섭·조민구 후보 등 모두 8명의 후보가 총선에 나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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