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전투기 조종사 부부 탄생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 박지연 중위, 동기 정준영 중위와 결혼

등록 2004.04.16 14:59수정 2004.04.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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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신들의 애기인 F-5E기 앞에선 최초 전투기 조종사 부부

자신들의 애기인 F-5E기 앞에선 최초 전투기 조종사 부부 ⓒ 강경희

창군 이래 최초로 '전투기 조종사 부부'가 탄생한다.

주인공은 제8전투비행단 박지연(26) 중위와 제18전투비행단 정준영(25) 중위. 두 사람은 공군사관학교 49기 동기이자, F-5E 전투기를 조종하는 빨간 마후라다.

이들은 4월 17일 서울 공군회관에서 두 사람이 생도 1학년 시절 공군 사관학교장이었던 이기현 전 레바논 대사(63·예비역 공군 중장)의 주례로 화촉을 밝힌다.

박지연 중위는 '최초 여생도', '창군 이래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등 금녀의 벽을 차례로 깨면서 "최초"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파워 우먼.

현재 전투기 조종사로 영공 방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같은 전투기 조종사인 정준영 중위와 함께 '첫 전투기 조종사 부부'라는 새로운 기록도 남기게 되었다. 이제까지 육군 헬기 조종사 부부와 공군 조종사 부부는 있었으나 '전투기 조종사 부부'는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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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한 생도 2학년 때부터 비행 훈련 과정과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고난도의 전투 기동 훈련까지 항상 함께 하며, 연인인 동시에 신뢰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료로 지내왔다.

일상적인 모습보다는 땀에 젖은 조종복에 산소 마스크 자국이 선명한 얼굴을 더 많이 보았고, '공중 전투 기동' 같은 비행 훈련 내용이 대화의 주된 내용인 만큼 두 사람의 사랑도 독특하다.


비행 중 아무리 복잡한 교신 속에서도 상대방의 목소리는 유달리 또렷하게 들린다고. 또한 근무지가 달라서 주로 전화를 이용하는데, 화가 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반드시 화해를 한 후 전화를 끊는다고 한다. 조종사의 컨디션은 임무 성과는 물론 비행 안전과도 직결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 정신력, 전문 지식까지 고루 갖추어야 하는 전투기 조종사. 신부의 체력과 비행 기량을 "우수"하다고 확신하는 신랑은,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굳이 내조, 외조의 구분을 할 필요는 없지만, 지연이가 원하는 일은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 중위는 "우리를 만나게 해준 공군에 감사하고 있다"며, "전투기 조종사로서 그리고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창군 이래 최초로 전투기 조종사 부부가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해 주는 최고의 신부, 최고의 신랑을 얻어서 행복할 뿐"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 중위가 있는 8전비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결혼 후에도 비행 훈련과 비상 대기 근무로 인해 한 달에 한번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가족 계획을 묻자 두 사람은 비행 기량이 원숙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향후 3∼4년 정도 는 훈련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 부부가 되는 두 사람은 동료들의 축하 인사처럼 '최초 부부 탑건(Top Gun) 탄생'의 기록을 만들 때까지 경쟁자이자 후원자로 서로를 영원히 지켜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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