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신록의 공산성 봄빛

[여행지에서 쓰는 엽서 20] 공산성에서

등록 2004.04.26 18:34수정 2004.04.2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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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산성에 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공산성에 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 구동관


공산성을 찾았습니다. 막 싹이 돋은 나무들이 푸른 빛깔입니다. 싱싱하게 푸른 나뭇잎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 보았습니다. 그 푸르름에 “아름답다”는 환호가 아깝지 않습니다. 나뭇잎을 보며 몇 번이고 “참 아름답다...”는 말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a 새봄이어도 성벽은 1000년 동안 그대로겠죠?

새봄이어도 성벽은 1000년 동안 그대로겠죠? ⓒ 구동관


성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파른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전쟁을 대비해 쌓은 성이니 어쩌면 가파른 것이 더 당연할 것입니다. 한쪽은 도시, 한쪽은 푸른 숲인 곳에서 성벽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오르다보니 한쪽의 숲은 그대로였지만 다른 한쪽은 강물입니다. 도시를 보는것보다 강을 보며 걷는 걸음이 더 즐거웠습니다.


a 성을 따라 걷는 길, 싱그런 신록이 참 좋았습니다.

성을 따라 걷는 길, 싱그런 신록이 참 좋았습니다. ⓒ 구동관


몇곳의 건물을 지나면서 오르고, 내려가길 반복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마에 땀이 돋았습니다. 전망이 좋은곳에 시멘트 벤치가 있었습니다. 딱딱한 시멘트 벤치에 자리를 잡고, 강을 바라보며 한참을 앉아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땀이 쏙 들어갔습니다.

a 한가하게 걷다보면 이런길을 두시간정도 걷게 됩니다.

한가하게 걷다보면 이런길을 두시간정도 걷게 됩니다. ⓒ 구동관


멀리 강물이 보였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그 바람에 출렁거리는 물결도 보입니다. 그 출렁거림이 햇빛과 어울려 멋진 춤을 춥니다. 그 춤의 배경에 새소리가 들립니다. 아름다운 새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문득, 그렇게 아름다운 새의 노래를 이름도 모른채 듣는 것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a 공북루 앞쪽 성벽 길이 아름답습니다.

공북루 앞쪽 성벽 길이 아름답습니다. ⓒ 구동관


멀리서 차 소리가 들립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성 반대쪽으로 도시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달리는 차소리는 계속 이어진 소리여서 가끔 그 소리의 존재를 잊어버리지만, 어쩌다 울리는 경적소리는 잊고 있었던 그 소음들을 한꺼번에 뱉어 놓습니다.

a 공북루와 연지 입니다.

공북루와 연지 입니다. ⓒ 구동관


공산성은 백제의 옛 도읍지 웅진에 있던 성입니다. 백제 문주왕때 웅진성으로 천도하여 약 60년 동안 도성으로 사용한 곳입니다. 고려시대 이후에는 공산성, 조선 인조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도 불렸습니다. 백제의 성이지만 대두분의 시설물은 조선시대의 것들입니다. 웅진은 지금의 공주가 되었습니다.

a 성을 따라 돌다 바라본 금강입니다.

성을 따라 돌다 바라본 금강입니다. ⓒ 구동관


성을 돌아보면 금강의 물길을 잘 이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적과의 싸움에서 조금 이라도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슬기겠지만, 지금은 그저 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입니다. 성의 전체 둘레 2.2km중에 1km 정도가 금강의 강물과 인접해 있습니다.


a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기념으로 지은 건물인 쌍수정입니다.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기념으로 지은 건물인 쌍수정입니다. ⓒ 구동관


한가한 마음으로 공산성을 돌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정도. 좀더 여유가 있다면 한나절 정도 유유자적 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다만 그 길을 걸을 때, 성을 돌아볼 때 너무 눈에 보이는 풍경만 마음에 채우지 말고 그 성을 걸었던 백제 병사의 발자국도 떠올린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a 산책나온 할머니들도 만났습니다.

산책나온 할머니들도 만났습니다. ⓒ 구동관


성을 따라 돌기를 거의 끝 마칠 즈음 한가한 산책에 나선 할머니 세분을 지나쳤습니다. 문득 그분들끼리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옛 생각이 나서 찔레를 벗겨 먹어봤는데... 옛날 맛이 않나네.... 옛날은 정말 맛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찔레 순이 돋아 벗겨 먹을 만큼 봄이 깊어있습니다.


a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수문병 근무모습과  교대식도 볼수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수문병 근무모습과 교대식도 볼수 있습니다. ⓒ 구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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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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