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 추모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묵념 도중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태우
고 김선일씨의 시신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비록 그를 버렸지만 그래도 조국은 조국이기에 그의 시신이 이억만리 타향에서 후송되었다. 참수당한 그의 시신 앞에서 유가족이 오열하는 광경을 보면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느꼈다. “살고 싶다”던 한 청년의 절규가 귓가에 맴돌았고, 오열하는 가족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광화문에서 만났던 시민들의 눈가도 젖어 있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에서부터 머리 위에 하얗게 눈이 내린 어르신들까지 모두 희생당한 젊은 영혼을 측은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머나먼 남의 나라,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라고, 쉽게 생각했던 나 자신에 대해 반성을 했다. 전쟁이란 필연적으로 무고한 생명의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쟁이 종결된 이후에 주어질 경제적 이익을 국익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했다. 이라크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민간인의 죽음을 우리는 측은하게 여기지 않았다. 전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들의 아픔에 무관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