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파병저지 범국민 촛불한마당'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이덕우 변호사 등 각계인사들이 참가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날 발언자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신기남 열린우리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덕우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변소속이었는데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잘못된 탄핵에서 촛불 들고 지켜냈던 대통령을 다시 촛불 들고 끌어내야 할 때가 됐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사모 여러분들이 고졸 출신의 빽도 돈도 없는 사람을 여러분이 대통령 만들었다"며 "그러나 능력도 없고 착하지도 않은 사람을 계속 대통령을 하게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노 대통령이 직접 쓴 '노무현이 만난 링컨' 159쪽에 '노예제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세상에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라크 파병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세상에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노 대통령은 침략전쟁을 부인한 헌법5조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한국이 이라크에서 철군한다면, 위기에 빠져있는 부시와 네오콘에게 치명타를 먹일 수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반전평화기독연대의 문대골 목사는 "우리가 열린우리당 만들었는데 노 대통령과 신기남 의장은 우리를 철저히 배신했다"고 말했다. 문 목사는 이어 "미국이 무서워하는 것은 북한핵과 한국의 반미 자주세력으로 이것은 거꾸로 미국을 콘트롤할 수 있는 무기"라며 "세상의 모든 핵은 없어져야 하지만 북한 핵폐기를 말하기에 앞서 미국에게 먼저 핵을 없애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리 때문에 사람죽이는 것은 깡패나 하는 짓"
평화네트워크의 최민이씨는 "이라크 전쟁에서 미군은 1천명이 사망하고, 5천명이 부상을 당했고, 이라크 국민은 1만2천명 이상이 죽고 4∼5만 명이 부상당했다"며 "미국이 쓴 전쟁비용 1200억불(144조원)이면 40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 모두에게 무료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기남 의장이 미국과 의리를 얘기하는데 의리 때문에 전쟁에 나가 사람을 죽이는 것은 깡패나 하는 짓"이라고 비꼬았다.
이밖에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원내대표는 원내의 이라크파병철회 움직임에 대해 소개했고, 최선희 평화를 만드는 사무처장은 미국의 필리핀 침략전쟁과정에서 마크 트웨인이 전쟁의 광기와 맹목적 애국주의를 고발하고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쓴 '전쟁을 위한 기도'에 나오는 시를 낭독했다. 이 시는 역설적으로 전쟁의 광기를 그리고 있다. 집회 중 공연에서는 가수 오지송씨가 윤민석씨의 노래 '헌법5조' 등을 불렀다.
"한미동맹? '빼먹을 만큼 빼먹었다'"
이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딸과 함게 나온 양혜자(72)씨는 한미동맹을 이유로 추가파병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옳지 못한 전쟁에 우리가 참여했다는 부끄러운 역사는 만대에 남겨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씨는 "한미동맹 때문에 이라크에 파병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지만, 미국은 이 땅에서 이미 누릴 만큼 누렸고, 빼먹을 만큼 빼 먹었다"며 "그것도 모자라 이제 남의 나라까지 가서 침략전쟁까지 벌이겠다니 정말 화가 날 뿐"이라고 말했다.
국익을 위해 파병을 해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 양씨는 "가난하고 힘없던 시절 월남에 파병해 젊은이들의 피로 돈을 벌어왔다는 것도 부끄러운데 도대체 지금도 그래야 하느냐, 무엇보다 파병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으로 전쟁의 부당성을 현혹시키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옳지 못한 전쟁에 우리가 참여했다는 부끄러운 역사는 만대에 남겨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7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파병저지 범국민 촛불한마당'에서 촛불을 든 참가자들이 파병저지를 결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은 최선희씨가 낭송한 시 전문.
"오 주여, 우리 아버지시여!
우리의 젊은 애국자들이, 우리의 사랑하는 용사들이, 전장으로 나가나이다.
이들과 함께 하소서! 우리의 영혼도 이들과 함께 나아갑니다. 따스한 난롯가의 단란한 평화를 뒤로하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
오, 우리 주 하나님이시여! 우리를 도우시어 우리의 포탄으로 저들의 병사들을 갈기갈기 찢어 피 흘리게 하소서. 우리를 도우시어 저들의 청명한 벌판을 저들 애국자들의 창백한 주검으로 뒤덮게 하소서.
우리를 도우시어 천둥같은 총성을 저들의 부상병들이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내지르는 비명속에 잠기게 하소서. 우리를 도우시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포화로 저들의 누추한 집들을 잿더미로 화하게 하소서.
우리를 도우시어 저들의 죄 없는 과부들이 비통에 빠져 가슴 쥐어뜯게 하소서. 우리를 도우시어 저들이 집을 잃고 어린 자식들과 함께 흙바람 이는 황폐한 땅을 의지가지 없이 떠돌게 하소서.
누더기를 걸친 채 굶주림과 갈증 속에서 여름에는 이글거리는 태양에 겨울에는 살을 에는 한풍에 노리개가 되어 영혼은 찢기고 노고에 지친 몸으로 헤매게 하소서.
주님께 안식할 무덤을 갈구하더라도 거절하시고 주님을 경모하는 우리를 위하여, 저들의 소망을 산산이 날려버리시고, 저들의 생명을 시들게 하시고, 저들의 비참한 순례가 끝나지 않게 하시고, 저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시고, 저들의 눈물로 저들의 길을 젖게 하시고, 저들의 상처투성이 발에서 흐르는 피로 흰눈을 얼룩지게 하소서.
우리는 그것을 바라나이다. 사랑의 정신으로 사랑의 근원이신 주님께. 우리는 그것을 바라나이다.
곤고한 처지에 놓여 회개하는 마음으로 겸허히 당신의 도움을 청하는 모든 이에게 항상 믿음직한 피난처요, 친구이신 주님께.
| | 보수단체 서해교전 추모행사, "무관심 섭섭하다" | | | 파병반대 촛불집회 행사장 건너편에서 집회 | | | |
| | ▲ 17일 저녁 8시 자유청년연대 주최로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빌딩 앞에서 진행된 '서해해전 2주기 촛불추모제' 행사. | ⓒ김태형 | "어떤 언론에서도 서해교전 순국 해병 장병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주목을 해주지 않는다."
파병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빌딩 맞은편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는 지난 2002년 서해교전으로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는 한 보수단체의 행사가 저녁 8시부터 조촐히 열렸다.
자유청년연대가 주최한 이날 추모식 참석 인원은 10여명. 최용호 자유청년연대 대표는 행사 내내 적은 참석 인원과 언론의 무관심에 섭섭함을 토로하며 "보다 많은 애국시민들이 조국을 위해 숨진 해병장병들을 위해 촛불을 들어 줄 것"을 호소했다.
최 대표는 "지금 광화문 풍경은 현재 우리 사회가 너무 '좌향좌'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현재 길 건너편에서 친북반미세력이 벌이고 있는 이라크파병 철회 촛불시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청년연대는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서해해전 2주년 촛불추모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 김태형 기자 | | | | |
[2신: 17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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