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한 KTH 사장오마이뉴스 남소연
벤처전문 업체들이 지배해왔던 국내 포털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겠다며 도전장을 낸 ‘파란’.
통신공룡 케이티(KT)의 자회사 케이티에이치(KTH)가 지난 17일 개설한 포털 사이트 ‘파란닷컴’(paran.com)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5대 스포츠지와의 뉴스 독점 계약 등을 체결, 뚜껑을 열기도 전에 네티즌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가입자 수도 ‘0’이 아니라 한미르와 하이텔, 메가패스의 기존회원 3000만명(중복가입자 포함)을 안고 시장에 진입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KT라는 거대 통신업체의 후광에 힘 입어 풍부한 자금은 물론 유무선 통신과 방송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파란’의 등장에 잔뜩 긴장한 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러나 서비스를 개시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파란은 눈에 띄지 않는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파란’은 방문자 수나 페이지 뷰 등 지표상의 뚜렷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미르 시절보다 더 못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 정도라면 속이 탈법도 한 송영한(49) KTH 사장. 그러나 그는 예상외로 느긋했다.
송 사장은 지난 26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7월은 ‘몸풀기’ 기간”이라며 “8월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7월은 ‘몸풀기’ 중... 8월부터 진검 승부”
송 사장은 인터뷰 내내 ‘파란’의 정체성은 순수한 포털 사이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업계 1위라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포털을 만드느냐”라며 “KTH의 비전은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을 모두 아우르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게이트웨이’”라고 밝혔다.
송 사장은 이를 위해 “KT그룹이 가지고 있는 유선망, KTF의 무선망, 여기에 스카이라이프의 방송 등 모든 자원을 총 동원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또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도 접할 수 있는 포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의 강점에 대해 송 사장은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조직문화"라고 단언하고, 그에 비해 KTH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물량전에는 강한데, 이런 부분(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조직문화)이 조금 약하다”는 솔직한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그동안 포털 사업에서 실패한 것도 이런 조직문화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기존 조직의 틀을 깨고 인터넷에 맞는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장이 아니라 캐주얼 차림이었던 송 사장은 “여기(KTH)에 오기 전에는 정장을 입고 다녔지만 작은 것부터 기존의 틀을 깬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입은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KTH가 당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수합병(M&A)가능성에 대해 송 사장은 “빠른 시일 내로 약점을 보완해야하지만, 아직 게임이라든지 검색 등 특정 분야를 정한 것은 없다”며 “다양한 업체들과 수평적, 수직적 협력관계를 통해 창조적인 사업거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만 말해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송 사장은 또 논란을 빚었던 고가의 스포츠지 독점 계약에 대해서 “대략 700여명의 기자가 생산하는 뉴스 콘텐츠의 가치와 우리가 받기로 한 뉴스의 종류와 양을 볼 때 결코 비싸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뉴스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페이지 뷰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송영한 사장과의 일문일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