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 C.C 노사협상 결렬, 다시 원점으로

사측, "용역사 공동대표 자치회 임원 선임 요구"... 노조 "노조 와해 음모"

등록 2004.08.05 02:32수정 2004.08.05 16:20
0
원고료로 응원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노사 문제는 또 다른 괴리감이 현존함을 재인식하게 됩니다." (노사 협상 결렬 후, 노동부 감독관의 푸념 섞인 한마디)

노사 합의 이행 촉구를 위해 3일 저녁 노동부 수원지방사무소 정문에서 밤샘 농성을 벌였던 한원 C.C 노사 협상이 4일 재개됐다. 수원지방노동사무소의 6시간의 마라톤 조정에도 불구, 양측의 오랜 불신과 앙금으로 말미암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

4일 오전 10시부터 용인 소재 한원골프장 내 회의실에서 사측과 노조측 대표 각 3명, 박명기 근로감독과장 및 감독관 등이 참석, 재개된 이날 교섭에서 시급한 쟁점 사항인 해고 노조원 원직 복직에 대해서 중점 논의됐다.

어렵게 재개된 이날 교습에서 사측은 원직 복직 조건으로 현 용역사 공동대표이자 전 캐디마스터와 부마스터였던 박모(여)씨와 이모(여)씨를 자치회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공동 대표들은 현재 한원의 정식 직원이 아닌 외부 협력업체 대표일 뿐이며 더구나 오랬동안 내부 위화감 조성과 불신 조장에 있어 중심에 있던 사람들을 회장과 부회장에 선임하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얘기라며 노조는 이를 일축했다.

이후 말다툼과 이견 충돌이 지속되자 오후 4시경 사측은 결국 더 이상의 협상은 무의미하다면서 대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결국 하루 종일 한가지 안건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에 대해 이상무 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은 "용역사 공동대표를 회장단으로 선임하겠다는 사측의 주장은 기존 노조를 인정하지 않음은 물론 노조를 공식 와해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 문제는 조만간 민주노총 중앙본부와 연대해 투쟁의 강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측 관계자와 접촉하고자 했으나 자리를 비워 공식 입장을 듣지 못했다.


한편, 지난달 하순 노사 합의안 작성 등 조정에 분주했던 수원노동사무소 박명기 근로감독과장은 협상 결렬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많은 사업장을 다녀 봤지만 오늘처럼 사측에서 문을 박차고 나가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원직 복직과 용역 철회건 만큼은 사측에서도 어른스럽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며 사측에 불만을 표시했다.

박 과장은 아울러 "잠시 냉각기를 가진 후 다시 한번 대화로 신뢰 회복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원한 시민기자로 남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노크합니다. 짧은 기간이긴 하나 그동안 오마이뉴스가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나 영향력은 그 어떤 언론에 비유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본인은 지난 90년부터 지역신문과 지방일간지 기자로 활동해 왔으며, 현재는 도민일보 정경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그동안 사회 일반 및 행정 전문기자로 활동해 온 경험으로 귀사와 함께 지역의 이슈등에 대해 공감대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한원CC 관련 3차 공판 진행

AD

AD

AD

인기기사

  1. 1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2. 2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3. 3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4. 4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5. 5 계엄은 정말 망상일까? 아무도 몰랐던 '청와대 보고서' 계엄은 정말 망상일까? 아무도 몰랐던 '청와대 보고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