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 사랑은 겨레와 어린이 사랑

[책읽기가 즐겁다 96] 올바른 글쓰기 얼 밝히는 <우리 말 살려쓰기 (1)>

등록 2004.09.01 09:39수정 2004.09.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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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살려쓰기 (1)> 겉그림입니다.
<우리 말 살려쓰기 (1)> 겉그림입니다.아리랑나라
<1> 겨레사랑과 민족주의는 다르다만

지난 8월 25일은 이오덕 선생님이 돌아가신 첫돌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게, 기리고 즐길 일이 많고 바쁘기도 해서 참 많은 일이 잊혀지지요? 이오덕 선생님이 돌아가신 첫돌이 되었으나 그 날을 떠올려 주는 이도 많지 않습니다.


젊었던(일찍 세상을 떠났으니) 채광석씨가 죽은 7월 12일에도 어느 누구도 그 이를 떠올리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젊었던 판화가 오윤씨가 죽은 7월 5일에도 어느 누구 그 이를 떠올리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습니까. 죽은 이는 죽은 이이고 산 이는 산 이일 테니까요. 다만 죽은 이가 살아 있는 동안 품었던 고운 뜻과 이루려고 애쓴 힘차고 굳센 마음을 잘 이어받아서, 바쁘디 바쁜 우리 삶을 아름답게 가꾼다면 그것으로도 좋지 싶어요.

…셋째, 어린이들은 우리 겨레의 문화 전통을 이어받지 못하고 있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노래하고 춤추고 그림 그리는 것도, 문학까지도 서양 것을 따르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어린이들을 우리 겨레의 어린이로 키워가지 못하는 것,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우리가 우리 겨레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을 겨레의 어린이로 키워가는 가장 좋은 수단이 바로 문학이다.

그런데 우리 어린이들이 서양 어린이와 다름없이 자라나고 있다면 지금까지 어린이문학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우리 어린이문학은 도무지 제구실을 못했거나 오히려 서양 어린이가 되도록 하는 반민족의 문학이 되어 왔다고 할 밖에 없다….<227쪽>



한겨레는 한겨레다워야 합니다. 이라크 사람은 이라크 사람다워야 합니다. 수단 사람은 수단 사람다워야 합니다. 연변 자치구에 사는 한겨레는 연변자치구에 사는 한겨레다워야 합니다. 파푸뉴기니아 사람은 파푸뉴기니아 사람다워야 하고, 볼리비아 사람은 볼리비아 사람다워야 합니다. 이들이 똑같이 서양이나 미국 문화에 젖어들고, 미국말만을 가장 중요하게 배우고 써야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이오덕 선생님은 겨레사랑과 어린이 사랑을 꾸준하게 말합니다. 이런 사랑을 '민족주의'나 '국수주의'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떤 '주의'냐가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데 '인본주의'라고 갖다 붙일 것 없고, 어린이를 어린이답게 키우는데 문학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일을 '문학주의'라고 갖다 붙일 일이 없어요.


한국사람은, 그 가운데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어린이들은 한국 땅에서 나는 먹을 거리를 즐기고, 한국 땅에서 한국 바람을 쐬고 한국 물을 마시면서 가슴을 넓게 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대목은 이오덕 선생님이 펼친 모든 일 - 문학이며, 교육이며, 글쓰기며, 우리 말 운동이며 - 밑바닥에 차분하게 흐르는 고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글이 아닌 말을 해야 한다

…글이란 것이 다른 것이 아니고 바로 먹고 일하고 놀고 공부하는 것, 곧 삶을 쓰는 것입니다. 삶을 떠난 글은 아무 뜻도 없고, 속임수입니다…<22쪽>

우리가 쓰는 글이라면 마땅히 입으로 하는 말을 담아내는 글이어야 좋습니다. 글에서만 쓰는 말(글말), 외국 말법과 말투에 병들고 찌들어 우리 삶을 더럽히는 나쁜 말, 일제강점기 때부터 써서 아직까지도 벗어내지 못한 일본말, 오랜 사대주의 때가 묻어서 너무도 많이 쓰는 한자말, 서양 것이면 뭔가 번듯하고 품위가 있고 멋이 있다고 느끼면서 엉뚱하게 엉터리로 쓰는 미국말 들은 우리가 써서는 안 될 말입니다. 어른들이 이런 말을 자꾸 쓰고 퍼뜨리고 아이들에게도 가르치니 참 딱해요.

이오덕 선생님이 손수 쓰신 원고입니다. 이번에 펴낸 책 부제목으로 들어간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를 말한 '사람다운 글쓰기' 첫 장입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손수 쓰신 원고입니다. 이번에 펴낸 책 부제목으로 들어간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를 말한 '사람다운 글쓰기' 첫 장입니다.이오덕, 이정우
…어른들이 우리 말을 잘못 쓰니까 아이들도 따라서 잘못 쓴다…<184쪽>

…모름지기 글쓰는 이들은 어린이를 위해 쓸 것이다. 어른들이 읽는 글도 어린이까지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우리 말로 쓸 수 있을 때, 그 글은 비로소 우리 겨레의 문학으로 살아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239쪽>


요즘 아이들이 욕을 아주 쉽게 한다죠? 그 까닭이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욕을 누구에게 배웠겠어요? 바로 우리 어른들에게 배웁니다. 어른들이 욕을 하지 않는데, 아이들이 욕을 할까요? 어른들이 즐겨 볼 뿐 아니라, 신문과 방송을 수놓은 온갖 영화와 연속극에서 욕설이 넘쳐나는데, 아이들이 말을 깨끗하게 쓸까요? 우리 어른들이 쓰는 말은 참 엉망입니다. 말법과 맞춤법은 둘째치고, 우리 말답게 쓰는 말도 없으며, 참으로 어렵게 씁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어린아이에게 억지로 높임말을 가르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배우는 높임말을 어린아이에게 가르치면 "생각하는 힘, 자유롭게 상상하는 마음, 새로운 것을 찾고 발견하는 태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잡아 보이는 능력 <101쪽>"을 잃는다고 말해요.

그러면서 두 가지 노래를 보기로 듭니다. "아버지는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와 "선생님이 문에서 기다리신다~"를 드는데, "아버지께서(아빠께서) 나귀 타고 장에 가시고~"나 "선생님께서 우리를 기다리신다~"하면 얼마나 자연스럽지 못하겠느냐고, 오랫동안 불러온 동요나 옛 노래에서 '-께서'란 말을 안 붙이고 그냥 '-이(가)'로 쓴 까닭을 느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유치원 아이들, 그러니까 보통 예닐곱 살쯤 되는 아이들까지 쓰는 말을 보면 높임말이 아주 없다고,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거의 '야 야'하듯 무례하게 말을 한다면서 이런 말도 덧붙입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말을 계층이 나도록 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이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이다. 말이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나오니 그 생각이나 상상이나 발견이나 창조가 자유스럽고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고, 그래서 그 아이들의 능력이 아무 장애도 입지 않고 자라나고 뻗어나고 피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103쪽>

<3> 삶을 떠나면 안 된다

얼마 앞서 올림픽 경기가 끝났습니다. 세계축구대회도 그렇고 올림픽도 그렇고, 이런 큰 운동경기가 있으면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살다 보면 나라가 시끄러울 수도 있고 조용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운동경기'에 목을 매지 싶어요.

이런 문제를 놓고 이오덕 선생님은 "노래고 춤이고 그림이고 운동경기고, 그런 것이 어떤 특별한 사람들만이 즐기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198쪽>"고 이야기해요. 그렇지요?

제가 <오마이뉴스>를 좋아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신문기사'를 '기자만 쓰란 법'이 없지요? 그런데 온 나라 신문과 방송은 기자와 피디가 주무릅니다. 그렇다고 그 기자들이 책임 있고 성실하고 부지런히 모든 기사를 정성껏 취재해서 쓴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자기들끼리 쓰기' 때문에 그래요.

<오마이뉴스>는 누구나 기자가 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가 겪고 부딪치는 이야기를 쓸 수 있고, 사건과 사고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오고, 치우치지 않고 고갱이를 일부러 빠뜨리지 않는 기사가 나와요.

…시가 병들어 가는 까닭이 이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시가 삶에서 떠나 있기 때문이고, 다른 또 하나는 죽은 말로 쓰기 때문이다. 시가 삶을 떠나 있다는 것은 시를 쓰는 사람이 책만 읽고 자라나서 어른이 되어도 책 속에 갇혀 사람을 모르고 자연조차 모르는 것을 말한다. 삶을 잃으니 그 말이 죽을 수밖에 없고, 책에서만 나오는 병든 말이 되는 것이다…<197쪽>

요즘 시 어떻습니까? 읽을 만합니까? 요즘 시 쓰는 분 가운데 이름이 떠오르는 분이 몇 사람쯤 되나요? 이오덕 선생님은 "요즘 신문이나 잡지에 숱하게 발표되는 시가 왜 그 모양인가?"하면서 "참 그렇지,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것, 가슴을 울려 주는 시가 없다"고 이야기해요.

"말장난, 글장난이 어떻게 시가 되는가?"하고 물으며, 시가 우리 삶을 제대로 담아낼 것을, 책만 보고 얻은 지식으로 쓰지 말 것을, 실제로 겪지도 않은 일을 머리만 굴려서 대충 쓰지 말 것을 말해요. 그러지 않으면 시가 시다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어디 시뿐이겠습니까? 모든 글이 마찬가지이고 모든 일이 마찬가지입니다. 새만금 갯벌 문제도, 천성산 굴 문제도, 이라크 파병 문제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깊이 있게 생각하고 헤아려야 풀 수 있습니다. 눈앞에 놓인 이익, 코앞에 부딪치는 이권 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하고 말면 모든 것이 헝클어지고 맙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1970년대 안동 길산국민학교에서 일하시던 때 모습입니다. <뿌리깊은 나무> 잡지에서 만나보기를 할 때 찍은 사진입니다.
1970년대 안동 길산국민학교에서 일하시던 때 모습입니다. <뿌리깊은 나무> 잡지에서 만나보기를 할 때 찍은 사진입니다.이정우, 윤주심
<4> 말을 올바르게 쓰는 일은 삶을 올바르게 가꾸는 일

말을 올바르게(정직) 쓰면 삶도 올바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오덕 선생님 생각입니다. 그냥 말만 곱고 예쁘게 한다고 해서 사람도 곱고 예뻐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소리이냐? 옳게 본 것은 옳게 본 대로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있다고 말하며,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하며 살아야, 자연스럽게 자기 삶도 올바르게 가꿀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수박 겉핥기처럼 '고운 말 예쁜 말'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돈봉투를 '촌지'라 하여 주고받는 학부모와 교사들, 그리고 그밖에 관공리들의 심리와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촌지'란 한자말은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정직한 말(돈봉투)을 하기가 두려워서 그것을 적당히 덮어 가지고 보기 좋도록 화장을 해 놓은 말(한자말이 이런 노릇도 잘 한다)이지만, '떡값'은 돈인데도 몇 푼 안 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쓰는 말이라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259쪽>

정치인이 주고받는 돈은 '떡값'이 아닙니다. '엄청나게 큰 검은 돈'입니다. 그런데 보통 언론은 그저 '떡값'이라고 합니다. '돈봉투'도 그래요.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마다 죄값이라 붙인 이름을 보면 알듯 말듯한 말로 덮어 씌웁니다.

이런 말이 다 무엇이냐 하면 삶을 어지럽히고 올바름을 숨기며 그릇된 길로 가는 일이에요. 학자들이 말을 어렵게 해서 자기 학문 연구를 게을리하듯, 부정부패를 일삼는 사람들은 말로 방패를 만듭니다.

그래서 이오덕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겨레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일, 이 땅 어린이들이 어린이다움과 사람다움을 지니고 가꾸며 살아갈 수 있는 일로, "우리 말과 글을 도로 찾아 가지고 바르게 살려서 써야 한다"고 말하셔요.

…우리가 살아나려면 우리 말을 도로 찾아 가지지 않고는 절대로 안 된다. 문학이고 예술은 말할 것도 없고, 정치도 경제도 학문도 교육도 종교도 철학도, 무슨무슨 운동도 우리 말로 하지 않는 것은 다 우리 것이 아니고 가짜다.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겨레말을 이제라도 우리는 땀투성이 피투성이가 되어 도로 찾아내어야 한다. 정말 죽기를 마음먹고 우리 혼이 담긴 말을, 파묻히고 도둑맞고 우리 스스로 모질게 학대하고 있는 조국의 말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살려야 한다. 그리고 배달겨레의 자손들에게 우리 말을 이어주어야 한다…<238쪽>

<우리 말 살려쓰기, 아리랑나라(2004)>란 책은 이런 뜻에서 세상에 나왔습니다. 실제 사례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들려주기도 하면서, 왜 이렇게 '우리 말 이야기'를 오래도록 깊이 있게 살피는지 중요한 생각(사상과 철학)을 펼칩니다.

책 뒤에는 '낱말 모음'이라고 해서, 이오덕 선생님이 손수 고쳐서 쓰신 말을 모았습니다. 지난날(1980년대 중반까지)에는 선생님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잘못 쓴 말을, 1980년대 끝무렵부터 고치셨는데, 그렇게 고쳐 쓰신 말 가운데 이번 책에 실린 글에 나온 말을 뽑아서 모았습니다.

'아리랑나라'라는 출판사는 이오덕 선생님이 살아 계실 때 세운 출판사입니다. 우리네 책마을이 워낙 병들고 더러워져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조용하면서도 깨끗하게 책마을 얼을 지켜나갈 일을 스스로 하셔야겠다며 연 곳이에요.

'아리랑나라'라는 이름은 "한겨레는 아리랑겨레이다"라 하시면서, 세계 어디를 가도 '아리랑'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고 춤이 나오지만 '애국가'를 들으면 몸이 딱딱하게 굳어지기만 한다며, 어찌 '애국가'가 우리 나라 노래이냐고, '아리랑'이야말로 우리 나라, 우리 겨레의 노래란 뜻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생각해 보면 전국 곳곳에서 '아리랑' 민요를 온갖 모습으로 부릅니다. 이런 '아리랑나라'에서 앞으로 <우리 말 살려쓰기>를 네 권쯤 낼 생각이며, <우리 말 살려쓰기> 네 권을 마친 뒤에는 <이오덕 바로쓰기 사전>을 묶어낸다고 합니다.

지난 3월, 늦은 큰눈이 내렸습니다. 큰눈이 내려 이오덕 선생님 싯돌도 포근하게 감쌌어요. 그 모습이 고와 보여서 이렇게 사진으로 한 장 담아 놓았습니다.
지난 3월, 늦은 큰눈이 내렸습니다. 큰눈이 내려 이오덕 선생님 싯돌도 포근하게 감쌌어요. 그 모습이 고와 보여서 이렇게 사진으로 한 장 담아 놓았습니다.최종규

이오덕 선생님은?

이오덕 선생님은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는 모든 어린이를 사랑하고 아끼고 돌보는 일로 온 삶을 살아간 분입니다. 1925년에 경상북도 청송에서 농사짓는 집안에서 태어나서 영덕농업실수학교를 마친 뒤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여'서 공무원을 그만두고 교원 시험을 보았습니다.

1944년 2월에 시험에 붙어 경북 청송 부동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사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1986년 2월, 독재정권 강압에 못 이겨 그만 학교를 떠나야 할 때까지 마흔세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동안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문학협의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들을 꾸렸고,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여는 바탕이었습니다.

교사로 일할 때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착하고 맑은 마음으로 세상과 자기 삶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글을 쓰도록 이끌었습니다. 제대로 된 어린이책을 못 만들던 1970~80년대에는 좋은 작가를 캐내고 찾아내어 원고를 손수 출판사에 갖다주면서 "우리 아이들을 살리고, 아이들이 즐겨 읽을 어린이책을 펴내도록" 큰 일을 했습니다.

염무웅 선생님과 '창비아동문고'를 만들었고, 숱한 어린이 책이 이오덕 선생님 기획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지금처럼 여러 출판사에서 좋은 어린이 책을 펴내는 밑 돌을 마련했어요. 독재정권 힘에 떠밀려 교사로 일할 수 없게 된 뒤부터 "아이들을 살리는 길이 우리 말에 있다"고 느끼고 여러 신문과 잡지에 우리 말 이야기를 쓰신 끝에 <우리 글 바로쓰기> 세 권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우리가 우리 말과 글을 바르게 쓰자는 생각을 품도록 이끈 혁명이라고 하겠어요. <우리 말 살려쓰기 (1) -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는 1995년에 <우리 글 바로쓰기> 3권을 마무리하신 뒤, "우리 말을 살리는 길"을 살피며 쓰신 글을 묶은 '우리 말 살려쓰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오덕 선생님은 2003년 8월 25일 새벽, 충청북도 충주시 신니면 무너미 마을 고든박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들 이정우와 손자 이상준씨가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갑니다. / 최종규

우리 말 살려쓰기 하나 - 사람을 살리는 글쓰기

이오덕 지음,
아리랑나라,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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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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