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자영업자들 "비싼 임대료 땜에 죽어나요"

수익은 바닥, 임대료는 고점

등록 2004.09.02 00:30수정 2004.09.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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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분당지역 자영업자들이 비싼 임대료에 허덕이다 폐업까지 이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정자지구의 한 상가.

분당지역 자영업자들이 비싼 임대료에 허덕이다 폐업까지 이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정자지구의 한 상가. ⓒ 이종구

전직 은행원이던 A씨는 직장까지 그만둔 채 성남 분당 서현역 인근에 1층 건물에 10여 평 규모의 액세서리 전문점을 열었지만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00만원대의 임대료에 허덕이다 1년도 채 안돼 끝내 가게문을 닫았다. 경기불황 탓에 수익률이 떨어진 점도 있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영업을 포기한 것이다.

분당 백궁·정자지구에서 민속주점을 운영하는 B씨 역시 매월 200만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기가 꽤나 힘이 든다. B씨는 "월세를 맞추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며 "장사도 안 되는데 임대료까지 비싸다보니 가게 운영하는 게 너무 어렵다"고 호소했다.

성남 분당지역 자영업자들이 비싼 임대료에 치이다 끝내 가게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밀린 임대료가 눈덩이처럼 쌓여 아예 상가 보증금을 다 털어내고 몸만 나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정도다.

'임대료 고민'은 올초부터 본격 터져 나왔다. 경기불황에 영업수익은 곤두박질치는데 반해 고점을 형성한 상가 임대료는 끄떡도 하지 않자, ‘임대료 때문에 못살겠다’는 상인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임대료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분당 서현역에서 바로 접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30평형대 1층 상가가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만도 700만원대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칫 업종선택이 실패하거나 뜻밖의 변수로 가게 수익률이 바닥을 치기라도 하면 비싼 임대료를 이기지 못해, 끝내 파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서현 상가번영회 김성수 회장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비싼 임대료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임대료를 못내 가게문을 닫고 포기하는 사람도 많을 뿐 더러 아예 상가 주인에게 쫓겨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백궁·정자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처럼 분당에는 턱없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개점휴업'하는 가게가 많다.

분당지역 고가의 임대료 문제는 결국 비싼 상가분양가격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분당 상가의 대부분이 적게는 (1층 기준) 20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5000만원에 달하는 평당 분양가로 매매가 이뤄져, 임대가 역시 동반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백궁·정자지구의 경우 20여개에 달하는 상가가 이미 분양은 끝났지만 임대률은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최고점에 다다른 상가 임대료. 좀처럼 꺽일 기세를 보이지 않는 분당지역 상가 임대료 덕에 자영업자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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