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경복궁 만찬' 논란 끝까지 발뺌하나

인화물질 반입 등 규정 명백히 어기고도 핑계만... 기사삭제 요구까지

등록 2004.09.10 12:53수정 2004.09.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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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들, 경복궁 경회루 앞에서 만찬회 '말썽'

a 지난 6일에 있었던 만찬식장

지난 6일에 있었던 만찬식장 ⓒ 이영철

문화재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제9차 국제검사협회 연례 총회 경복궁 만찬에 대해 우리문화 홍보성 행사였다는 대검찰청의 '핑계성 해명'이 또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문화재청의 사전승인 절차를 거쳤다는 대검의 해명과는 달리 당일 행사에서 화로에 불을 지피는 등 허가 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은 경복궁 만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우리 문화를 소개·홍보함은 물론 각국 치안 담당자들에게 우리 교민과 여행객들의 안전에 관심을 촉구하는 등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문화재청의 엄격한 사전승인 절차(2004.5.24. 궁원문화재과-1917호 사전허가)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해명성 보도자료를 돌렸다. 대검은 또 음식을 데우기 위해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문화재청이 발급한 장소사용 허가 문건의 유의사항 6항의 '인화물질 및 위험물질 기타 동물반입금지' 조항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일 행사에서 화로에 불을 지피고 행사 참가자들이 담배를 피웠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김치기 궁원문화재과 과장은 "문서로 정리된 부분 외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a 문화재청의 허가문서

문화재청의 허가문서

또 유의사항 10항에는 '화재발생시 긴급대처를 위하여 행사 현장에 소방차 또는 물차를 대기조치'하라고 적시되어 있다. 이와관련 대검측은 당일 행사장 인근에 소방차를 대기시켰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국회상임위에서 국회문광위 정병국 의원의 질의에 문화재청 담당자는 물차, 혹은 소방차를 대기시키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대검은 당일 행사에서 문화재 파괴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무에 조명기구를 설치한 것으로도 이미 파괴행위는 이루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복궁 만찬에 대한 보도가 나간 후 검찰의 강압적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검은 이 기사를 작성한 씨피엔문화재방송국측에 10여차례 전화를 걸어 관련 테이프를 수거하고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국제검사협회(IAP) 연례총회 참가자 경복궁 만찬의 진상

아래는 경복궁 만찬에 대한 대검찰청의 반박보도자료다.

국민여러분, 우선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9월 5일(일)부터 우리 나라에서 영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 71개국의 법집행 담당검사(35개국은 검찰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검사협회연례총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 국제검사협회(IAP)는 1995년 6월 섭립된 국제기구로서 세계적으로 약 100여개의 검찰조직과 30만명의 검사들을 대표하고있습니다. 매년 연례총회를 개최하여 각국 검사들의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며, 서울총회는 9번째로 개최되는 연례총회입니다.

이러한 국제적 행사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된 것 자체가 향상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나타낸다고도 할 수 있으며 특히 이번 회의는 세계의 검찰시스템을 서로 비교, 연구함으로써 검찰본연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보다 나은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음은 물론, 그 나라의 여론형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검찰 고위층을 상대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제도를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위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9월 6일 저녁 경복궁 경회루에서 약50미터 떨어진 잔디밭에서 회의 참석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만찬 행사가 있었습니다.

물론 문화재가 산재한 경복궁 내에서 만찬행사를 가짐으로써 문화재가 손상될 우려가 있은 것은 사실이나 호텔이나 기타 장소보다는 우리의 대표적 문화 유산인 경복궁에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세계각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문화를 소개․홍보함은 물론 각국 치안담당자들인 참석자들에게 우리교민 여행객들의 안전에 관심을 촉구하는 등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위와 같이 경복궁 내에서 만찬행사를 가지기 이전에 문화재청의 엄격한 사전승인절차(2004.5.24. 궁원문화재과-1917호 사전허가)를 거쳤으며, 철저한 사전조치로 행사과정에서 문화재에 어떠한 손상을 입힌 사실도 없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행사장에서 화재의 위험이 있는 화기를 사용하고, 주변에 쓰레기가 넘쳐났다고 보도하였으나, 행사에 제공된 음식은 이미 조리되어 가져온 것이었으며 다만, 호박죽 등을 데우기 위하여 위험이 없는 범위내에서 최소한의 화기를 사용하였을 뿐이고, 물론 이점에 대해서도 문화재청과 사전협의를 마쳤던 것입니다.

또한, 이번 행사 다음날은 정기휴관일이고, 원래 경복궁 청소를 담당하는 용역업체에서 다음날 낮 12시 이전에 청소를 마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술판’이 있었다는 내용에 관하여는, 건배용으로 전통주를 사용한 것으로 과도한 음주행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또한, 경복궁 내에서의 만찬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2년도의 서울 월드컵 FIFA 환영만찬, 2003년도의 국제증권감독기구 환영만찬, 2004년도의 국제여성지도자회의 공식만찬 및 대한항공 주최 스카이팀 환영만찬 등도 경복궁 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렇듯 관공서 뿐 만 아니라 대한항공 등 일반 기업도 이곳에서 행사를 개최한 점 등에 비추어 일반인들은 엄두도 낼 수 없다는 일부 의견은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참고로 선진국에서도 문화재를 개방하고 그곳에서 행사를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에서도 2002년 베르사이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에서 “명소 마케팅”을 펼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첨부)

이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에서 행사의 취지나 진행의 전후관계를 제대로 살피지 아니하고, 보도함으로써 오랜 기간 이 행사를 준비하여 오면서 문화재청의 사전승인을 얻는 등 적법절차에 따라 행사를 개최한 검찰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게되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아무쪼록 국민여러분들의 많은 이해를 바랍니다. 검찰은 오로지 국민여러분들을 위하여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대검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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