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총학생회, 본관 점거 농성

22일 학생총회에서 교육부 특별감사 촉구하며 24일 수업거부 결정

등록 2004.09.23 04:53수정 2004.09.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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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세종대 전체학생 총회
대양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세종대 전체학생 총회임순혜
1학기부터 시작한 세종대 재단퇴진 운동이 2학기 들어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세종대 학생들은 22일 전체 총회를 마친 후 총장실이 있는 본관인 집현관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8월 31일 새로운 ‘세종대정상화학생대책위원회’ 천막을 교내 시계탑 잔디 위에 견고하게 짓고 재단퇴진운동의 의지를 다진 총학생회는 9월 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세종대 교비유용관련 항고 기자회견'을 통해 항고 이유를 밝히고 검찰이 세종대 재단비리를 밝히는데 소극적이라며 비판했다.

9월 14일, 단식 2일째인 세종대 정재경 총학생회장
9월 14일, 단식 2일째인 세종대 정재경 총학생회장임순혜
이어 세종대 총학생회는 13일부터 정재경 총학생회장과 전옥미 부총학생회장이 주명건 이사장의 퇴진과 세종대 재단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가고 잇달아 각 단대 학생회장들이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9월 16일의 교육부특별감사촉구 기자회견
9월 16일의 교육부특별감사촉구 기자회견임순혜
16일에는 교육부 앞에서 ‘세종대 추가비리 공개와 세종대특별감사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안병영 교육부장관에게 세종대 특별감사를 요청하는 글을 공개하고 감사요청서를 교육부에 접수시켰다.

본관인 집현관을 점거하려고 진입하는 학생들
본관인 집현관을 점거하려고 진입하는 학생들임순혜
22일 오후 4시. 세종대 총학생회는 전체 총회를 열고 주명건 이사장의 추가 비리를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주명건 이사장의 퇴진을 위한 본관 점거 농성에 돌입하였다.

이날 전체총회에는 총 학생수 8928명 중 1282명이 참석했고 총학생회는 교육부의 세종대특별감사 촉구를 위해 9월 24일 하루 동안 ‘수업거부’를 묻는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9월 24일 수업거부' 찬반 투표를 하는 학생들
'9월 24일 수업거부' 찬반 투표를 하는 학생들임순혜
수업거부 찬반 투표에서 투표 인원의 절대다수가 ‘수업거부’에 찬성하여 수업거부안은 통과되었고 9월 24일 하루동안 교육부의 특별감사 촉구를 위한 수업 거부에 들어간다.

전체학생 총회에서 세종대 주명건 이사장의 추가비리를 밝히는 정재경 총학생회장
전체학생 총회에서 세종대 주명건 이사장의 추가비리를 밝히는 정재경 총학생회장임순혜
전체 학생총회가 예정된 오후 4시부터 각 단대 깃발을 들고 학생들이 줄을 지어 모여들었고, 대양홀 앞 계단은 깃발을 든 학생들로 꽉 채워졌다.

10일째 단식하고 있는 정재경 총학생회장이 총회를 진행하였고, 각 단대 학생회장들은 재단의 비리를 밝히고 재단을 퇴진시키는데 모든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것을 호소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주명건 이사장 퇴진 플래카드 함께 쓰기를 하는 학생들
주명건 이사장 퇴진 플래카드 함께 쓰기를 하는 학생들임순혜
배진성 예체대 학생회장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주명건 이사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인 교비를 유용하고 학생들에게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 수업을 받게 하고 있다”며 “연습실은 비가 새고, 회화과 안료 냄새 속에 학생들은 죽어가고 있으며 생수조차 챙겨주지 않는”다며 학생 복지 시설 문제를 제기했다.

총장실이 있는 2층을 점거하고 로비에 앉아있는 학생들
총장실이 있는 2층을 점거하고 로비에 앉아있는 학생들임순혜
전체 총회에서 총학생회가 제기한 세종대 추가 비리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대학 캠퍼스 내 토지 사용료 교비 6억 횡령이다. 1960년대 세종대가 현 군자동 캠퍼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3필지 중 2필지를 주명건 이사장이 대지 사용료로 연간 약 6천만원씩 횡령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파주출판단지 내 세종대 서부캠퍼스 조성 관련하여 교비 회계에서 43억7800만원을 유용했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충남 당진군에 있는 목장의 유가공 시설을 토지의 공한지세를 면제받기 위하여 5억3841만8369원을 재단 전입금으로 위장 전입했다는 주장이다.

총무과에 설치되어 있는 학교 내를 감시하는 CCTV를 보고 경악하는 학생들
총무과에 설치되어 있는 학교 내를 감시하는 CCTV를 보고 경악하는 학생들임순혜
네 번째는 교육비로 수익용 재산을 취득한 것인데, 경남 마산시 구산면 임야 약 40만평을 이사장이 독단으로 구입하여 부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으며, 교육용으로 구입한 상가 임대료 월 480만원을 학교 회계에 입금하지 않고 착복했다는 주장이다.

다섯 번째는 학교 주변 부동산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주명건 이사장이 국세를 탈세하였고 전매를 통해 억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등 부동산등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정재경 총학생회장은 “주명건 이사장의 부도덕한 교비 유용과 사익추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주명건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교육부의 특별감사를 요청하기 위해 본관인 집현관을 무기한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장의 단식과 각 단대 학생회장들의 동조 단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학생 전체 총회와 본관 점거는 1학기와는 또 다른 국면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러한 세종 대학생들의 주장과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김철수 세종대 총장 등 학교측은 학생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현관 정문에 붙어있는 학생들의 요구가 담긴 문건들
집현관 정문에 붙어있는 학생들의 요구가 담긴 문건들임순혜


단식을 결의하며 세종의 구성원들에게 드리는 글
세종대 총학생회장단의 단식 결의문 전문

▲ 세종대 대양홀 앞에 모인 학생들.
ⓒ임순혜

안녕하세요! 총학생회장 정재경, 부총학생회장 전옥미 입니다.

작년 학생회장을 하겠다는 결심과 함께 2004년을 세종인들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희망찬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지내왔습니다. 독단적인 이사장에 의해 재임용 탈락이후 홀로 외로이 싸우고 계시는 김동우 교수님을 바라보며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지 못하였던 죄송함으로 시작한 선거는 세종호텔 노조의 이사장 횡령비리 폭로와 설립자 내외의 '패륜아' 편지와 함께 동부지검에 이사장의 고소를 시작으로 세종대에 억눌려있던 대학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분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종대 재단 퇴진과 김동우교수 복직투쟁위원회"에 결합하며 그 동안 고민하지 못하였던 대학의 문제들과 세종대의 민주화가 얼마나 필요한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교당국은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을 위하여 요구하였던 학교의 재산과 재정의 현황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의 등록금으로 채워지는 교비로 60억원이라는 금액으로 교육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파주의 세종출판단지 사옥과 마산 등을 비롯한 토지매입을 통하여 우리의 등록금 수백억으로 독단적으로 땅투기를 하고 있는 세종대의 모습은 주명건 이사장의 독선적인 대학운영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총학생회장으로서의 임무일 것입니다.

현재 세종대는 학생들의 힘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등록금 동결"을 얻어냈으며 재단의 눈치를 보며 움츠려 있었던 교수님들도 15년만에 박주용 교수님을 비롯해 세종대의 민주화를 고민하시는 여러 교수님들이 "교수협의회"를 결성하였습니다.

또한 김동우 교수님의 '재임용거부 무효확인 소송' 승소와 더불어 주명건 이사장의 동부지검 특별범죄 가중처벌 적용 '횡령죄, 12억5천여만원' 기소를 통하여 혐의가 인정되며 그동안의 투쟁 속에서 이사장 주명건을 옹호하던 여러 세력들의 분열과 3차 공판 과정을 통하여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던 주명건 퇴진과 대학의 정상화 민주화에 한 걸음 다가가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요구하며, 총학생회장으로서 간단한 민원조차도 힘있게 해결하지 못하고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이라는 기본적인 내용조차도 학생들의 등록금 납부거부, 학내 선전전, 집회, 총장실 점거를 통하여야만 해결을 할 수 있는 세종대의 현실 속에서 정말 무엇을 위해 남은 임기를 다해야 할지 이제 확신합니다.

세종대의 민주화 이제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주적인 구조 속에서 대학의 발전을 제안하고 논의하여야 할 대학에서 학생들이 격렬하게 투쟁하여야 이루어지는 비상식적인 세종대를 더 이상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이 학생들의 희생으로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가 끝냅시다.

우리 한 번 해봅시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세종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의 힘으로 교육부 감사를 얻어내고

주명건 퇴진! 대학운영위원회 건설! 세종대 정상화! 반드시 만들어냅시다!!

2004년 9월 13일

제21대 세잎크로버 총학생회 총학생회장 정재경, 부총학생회장 전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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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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