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수배자 농성단 해단식 2일 연대에서 열려

[현장] 연대 정문에서 한 때 경찰과 대치

등록 2004.10.02 20:44수정 2004.10.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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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5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이하 전국연합) 등 각계 원로들과 200여명의 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농성단 해단식'이 연세대학교에서 열렸다. 한총련 전·현직 대의원들로 구성된 농성단은 국보법 위반혐의로 수배상태에 있는 학생들이다.

백종호 12기 한총련 의장(23, 한국외대총학생회장)은 “농성단을 해산하고 각 학교로 돌아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0월 대중투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66세)은 격려사를 통해 "이번 해단식은 한총련, 범민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이라는 족쇄를 해체하고 새로운 대중투쟁으로 전진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수배학생들의 농성은 수배학생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불합리하게 옥죄고 있는 모순된 구조를 청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a 집회에 참석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과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집회에 참석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과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 ⓒ 정옥재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도 "국가는 국가구성원을 위한 단체"라며,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국민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나진숙(수배5년차)씨는 수배농성자들을 대표해 읽은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에서 "올해는 같은 수배학생들과 함께 추석을 지낼 수 있어 그나마 행복했다"며 "내년 명절에는 작은 딸로서 아버지께 꼭 명절에 진지상을 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나씨는 추석기간 중에 어머님 기일이 있었다.

a 한총련수배자농성단 방명록에 기록된 유주환(수배4년차)씨 어머니의 글

한총련수배자농성단 방명록에 기록된 유주환(수배4년차)씨 어머니의 글 ⓒ 정옥재

해단식에 참석한 인천대 최하영씨(20, 인문)와 도미선씨(21,영문)는 "수배생활을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고인규(수배2년차, 2003년 인천대총학생회장) 선배가 학교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국가보안법이 페지되면, 고인규 선배와 학교 밖에서 술 한 잔 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한총련수배자농성'은 23일 추석합동차례를 시작으로 보안법폐지 100만인 청원서명, 추석차례, 국가보안법 장례식, 연세대학교 내 선전전, 오늘 해단식을 끝으로 10일 간의 농성을 마무리했다.


a 해단식 후 신촌역까지 행진하려 하였으나 경찰의 봉쇄로 무산되었다.

해단식 후 신촌역까지 행진하려 하였으나 경찰의 봉쇄로 무산되었다. ⓒ 정옥재

농성학생들은 200여명의 동료학생, 각계원로들과 신촌역으로 행진해 해산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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