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 세워진 병영 홍교. 장방형 화강석재 74개를 26열로 정교하게 무지개처럼 쌓아 올렸다.오창석
전남 강진군 병영면은 '지방에 주둔하는 군영'을 일컫는 병영(兵營)이라는 일반 명사가 아주 지명으로 굳은 곳이다.
'만일 호남이 없으면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若無湖南 是無國家)'는 충무공의 말도 있지만 강진 병영이 호남의 군사적 본거지로 5백년 동안이나 이 나라를 지켜온 본영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의 팔도에는 각도의 군사적 요충지에 요즘으로 치면 군사령부격인 '병영(兵營)'이 있었는데 조선 태종 때 도강현(道康縣)과 탐진현(耽津縣)을 병합한 강진현(康津縣)에 전라도의 군사령부이자 훈련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병영성 일대(1391년부터 행정구역상 병영면) 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월출산에서 발원한 탐진강의 지류인 금강천이 젖줄이 되어 작천, 병영 평야를 적시고 있다.
험준한 산 사이의 협곡만 차단하면 말 그대로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고, 군사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기름진 들판과 넉넉한 수원(水源), 그리고 배후에 천혜의 산악요새인 수인산성(修仁山城)을 끼고 있는 이곳은 태종 17년 강진현의 시작과 함께 조선 왕조 500년 영욕의 역사를 함께 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