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를 잡으면 백악관 티켓 얻는다

[분석] 미 대선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도 중요

등록 2004.10.12 13:57수정 2004.10.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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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케리와 공화당의 부시가 연이은 여론조사는 물론 일부 언론과 조사기관이 분석하고 있는 예상 선거인단 확보에 있어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하고 있다.

대선일을 21일 남겨놓은 현재 그동안 역대 대선에서 족집게 예측을 내놓은 정치 분석가들이나 경제전문가들도 이번 대선에 대해 예측을 보류할 만큼 양 후보는 숨 막히는 접전을 계속하고 있다.

11일 여론조사, 케리 2승-부시 1승

조그비 여론조사기관이 1214명의 투표 의향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결과(오차한계 ±2.9%)에 따르면, 케리는 47%를 얻은 반면 부시는 44%를 얻어 케리가 부시에 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NN과 갤럽이 793명의 투표의향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같은 날 발표한 조사결과(오차한계 ±4%)에서도 49%를 얻은 케리가 48%를 얻은 부시에 1%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더는 두 여론조사에서 각각 2%와 1%를 얻는 데 그쳤다.

케리가 이처럼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부시를 누른 것은 지난 8월 15일 CBS뉴스와 '태랜스 그룹'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에 각각 1%P를 앞선 이래 거의 두달만의 일이다.


그러나 같은 날 뒤이어 발표된 ABC 방송의 여론조사(표본수 1205명, 오차한계 ±3%)에서는 부시가 다시 케리에 6%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양 후보는 예상 선거인단 확보수에 있어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측 선거인단수도 '엎치락뒤치락'

a 2004 미 대선의 최대 관심지역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2004 미 대선의 최대 관심지역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 AFP 통신 >은 11일 예상 선거인단 확보수에 대한 분석에서 케리가 214명을, 부시가 206명을 얻고 있는 것으로 계산, 케리가 부시에 8명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AFP통신은 10개주를 접전주로 분류해 이들을 선거인단 계산에서 제외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일 발표한 예상 선거인단 분석에서 양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8개 주들을 제외한 나머지 주들에서 부시가 232명을, 케리가 221명을 얻어 부시가 케리에 11명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결국 양 후보는 8개 내지 10개의 접전주들을 제외한다면, 10명 안팎의 차이로 이기거나 지고 있으나, 아직 당선권에는 훨씬 못미치고 있다. 미국 전체 선거인단수는 총 538명이며,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인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양 후보는 접전주들 가운데서 선거인단 수가 많은 플로리다(27명)와, 오하이오(20명), 펜실베이니아(21명) 등지에서 사력을 다해야 될 형편이다.

버몬트주 미들베리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며 대선 역사가인 에릭 데이비스는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의 부시 승리 예측을 무시하기로 했다"면서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플로리다 등 3개 접전주들 가운데 두개의 주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앞선 AF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이 계산한 양 후보의 예상 선거인단 확보수를 놓고 볼 때, 이들 3개주들 가운데 두개의 주를 이기게 되면 최소 41명에서 48명의 선거인단을 추가하게 되어 당선권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 이들 3개주들의 판세는 과연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을까.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 중 두 곳 이기면 백악관 입성"

우선 지난 대선에서 재검표 소동을 일으킨 끝에 537표 차이로 부시에게 승리를 안겨준 플로리다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연이은 4차례의 허리케인으로 부시가 톡톡히 덕을 보고 있는 지역이다. 부시는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위로' 차 여러번 플로리다를 방문했으며, 엄청난 연방정부 자금과 인력을 쏟아부었다.

허리케인 이전에는 박빙의 혼전 속에 케리의 근소 우세가 지속되고 있었으나 허리케인 이후 실시된 20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6차례를 이긴 데 반해, 부시는 14차례를 이겼다.

지난 9월 30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벌어진 1차토론 직후 실시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서 케리는 연이어 두 차례를 이겨 상승세를 타는가 했다. 그러나 이후로 실시된 3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내리 승리를 거두었다. 더구나 부시의 동생인 잽 부시가 플로리다 주지사로 버티고 있어 케리는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

펜실베이니아는 1차 TV토론 이후로 케리쪽으로 기울고 있는 게 눈에 띄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3월 선거전이 본격화 된 이후로 케리의 우세가 지속되다가 8월말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한 때 부시에게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9월 30일 벌어진 1차토론 이후 케리는 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에 전승을 거두어 케리 진영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 지역의 이라크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실업률도 높은 편이어서 이번 대선에서 케리에게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200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고어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오하이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 될 듯

오하이오는 아무래도 이번 대선에서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만약 플로리다가 부시쪽으로 넘어가고 펜실베이니아가 케리쪽으로 기운다면, 오하이오가 이번 대선의 당락을 판가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하이오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케리의 '약간우세'가 지속되다가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로 1차 TV토론 때까지 15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단 한차례를 케리와 비기고 전승을 거두었을 만큼 승승장구해 왔다.

그러나 1차 TV 토론 이후 실시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각각 1%P씩 연이어 승리해 케리 진영을 크게 고무시키고 있다.

오하이오는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인 5.4%를 상회하는 5.7%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중부주들 가운데 가장 실직율이 높아 부시에게 일단 불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부시에게 3.5%P 차이로 승리를 안겨주었고, 이제까지의 대결이 부시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어 케리의 승리를 점치기에 쉽지 않은 곳이다.

등록 유권자 크게 증가…투표율이 관건

올랜도 센티널, 마이애미 헤럴드 등 접전지역 언론들의 최근 분석을 보면 오하이오를 비롯한 이들 3개 접전주들에서 케리에게 일단 유리한 현실적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세 지역의 신규 유권자 등록이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폭주상태를 기록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들 신규 등록자들이 민주당 지지 성향의 젊은층과 마이너리티, 그리고 반부시 성향의 적극 투표의향자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등록유권자들이 투표당일 얼마나 투표장에 나타나느냐는 것이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지난 대선의 54%을 훨씬 상회하는 58%에서 6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어, 일단 젊은층과 소수민족의 투표율도 이에 비례해 일정비율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13일 벌어질 3차 TV토론에서 한 후보가 충격을 줄만한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이라크전을 최대 이슈로 한 현재의 초접전 양상이 선거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지지율에서는 부시가 이기고 선거인단수에 있어서는 케리가 이길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2000년 대선 때와는 정 반대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고어가 전체지지율에서 앞섰으나 선거인단수에서 부시에 져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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