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4, 부시 근소 우세... 그러나

케리 접전지서 상승세, 부동층 향배·투표율 관건

등록 2004.10.29 16:08수정 2004.10.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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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는 지난 13일 끝난 3차례의 TV 토론 이후로 백악관 입성을 향한 팽팽한 접전을 계속하며 막바지 기 싸움에 접어들었다.

현지시간으로 28일 발표한 로이터통신과 조그비 여론조사(투표의향자 1206명, 조사의 오차한계±2.9%)에 따르면, 48%를 얻은 부시가 46%를 얻은 케리에 2%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하 괄호안 앞 숫자는 투표의향자, 뒤의 %는 조사의 오차한계)

같은 날 TIPP가 발표한 여론조사(792명, ±3.5%)에서도 부시가 47%, 케리가 44%를 얻어 3%P 앞선 것으로 드러났으나,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여론조사(투표의향자 및 등록 유권자 3171명, ±2%)에서는 49%를 얻은 케리가 45%를 얻은 부시에 4%P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7일 발표한 ABC 방송의 여론조사(1709명, ±3%)에서 케리는 49%를, 부시는 48%를 얻어 케리가 근소한 차로 우세했다.

전체지지율, 접전 속 부시 평균 2%P 앞서

a 부시 미국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관중들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시 미국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관중들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AP

여론조사 집대성 기관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Realclearpolitics.com)>는 전체 지지율 평균에서 28일 현재 부시가 2%P 앞서고 있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결국 전체 지지율에서 볼 때 오차 범위 이내에서 부시의 '근소 우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끝난 3차례의 TV토론 이후로 케리는 부시의 지지율을 '야금야금 (bit by bit)' 갉아먹어 현재 '약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TV토론 전에 케리는 부시에 평균 5%P 가량 뒤지고 있었다.


이같이 전체지지율상의 '박빙' 현상은 실제 당락을 결정하는 예상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부시는 3차례의 TV토론이 끝나기 전에는 선거인단 수에서 케리에 대략 50~70명 정도로 앞서고 있었으나 이후로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거나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미국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낸 최근의 데이터 중 접전주를 최소화 한 <뉴욕타임스 >와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선거인단 분석을 중심으로 두 후보의 판세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미국의 51개주를 통틀어 선거인단수는 538명이며, 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과반인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 선거인단 분석
<뉴욕타임스>, 부시 227-케리 225
<리얼클리어 폴리틱스>, 부시 232-케리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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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현재 6개 접전지를 제외한 상태에서 부시가 227명, 케리가 2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계산했다. 뉴욕타임스는 선거인단 27명의 플로리다(이하 괄호안은 선거인단수), 오하이오(20), 위스콘신(10), 아이오와(7), 뉴멕시코(5), 미시간(17) 등을 접전지역으로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빅3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와 미네소타를 케리 쪽으로 넣어 계산했다.

여론조사 집대성기관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는 28일 선거인단 분석에서 7개 접전지역을 제외하고 부시가 232명을, 케리가 207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 기관은 플로리다(27), 오하이오(20), 위스콘신(10), 아이오와(7), 펜실베이니아(21), 미네소타(10), 뉴햄프셔(5) 등을 접전지역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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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와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선거인단 분석을 보면, 양 기관 모두 공통적으로 플로리다, 오하이오, 위스콘신, 아이오와를 접전 지역으로 꼽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여기에 미시간, 뉴멕시코를, 리얼클리어 폴리틱스는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뉴햄프셔를 더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결국 현 상황에서는 양 후보 모두 당선권인 270명에 못 미치고 있으며, 결국 선거당일까지 6~7개의 접전지들을 놓고 혈전을 벌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여기서 현재 6~8개 정도로 좁혀진 격전지에서 두 후보들이 어떠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지 판세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대부분의 여론조사기관들과 언론매체들에 의해 이번 대선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측되어 온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빅3의 판세는 초접전중인 플로리다를 제외한 나머지 두 곳에서 케리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

■ 빅3
플로리다 혼전, 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케리 우세


접전지중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27)는 현재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TV토론이 끝난 이후 실시된 16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여덟 차례를 승리했고, 케리는 다섯 차례를 승리하고 두 차례를 비겼다.

27일 발표된 퀴니팩 대학 여론조사(투표의향자 944명, ±3.2)에서 49%를 얻은 부시가 46%를 얻은 케리에 3%P 차이로 앞섰으나, 바로 전날 <에이알지(ARG)>가 실시한 여론조사(투표의향자 600명, ±4%) 에서는 케리가 부시에 3%P차로 이겼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혼전 중에 부시가 근소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하이오(20)는 TV토론 이후 실시된 1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9차례를 부시에 이기고 한차례 비겼으며, 부시는 4차례의 승리를 거뒀다. 특히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실시된 네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각각 2%P, 3%P, 6%P, 1%P 차이로 계속 부시를 눌러 케리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21) 역시 TV토론 이후 실시된 13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부시에 11차례를 이겼으며, 한 차례를 지고 한 차례를 비겼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케리의 낙승이 예상된다.

결국 빅3중에서 케리는 펜실베이니아를 거의 수중에 넣고, 오하이오까지 잡을 확률이 높아 져 일단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이 두개의 주를 케리 승리주로 넣게 되면 선거인단수에서 단번에 케리가 앞서거나 최소한 비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시 플로리다가 최대 승부처가 된다. 만약 케리가 플로리다까지 수중에 넣는다면 게임은 거의 끝난다고 봐야 되지만, 부시가 플로리다를 잡을 경우 나머지 중북부의 접전지인 미시간(17), 위스콘신(10), 미네소타(10), 아이오와(7), 뉴멕시코(5), 뉴햄프셔(5) 등에서 최종 승부를 가려야 한다.

이래서인지 양 후보 진영은 현재 이들 중북부 지역에 빅3 다음으로 잦은 발걸음을 보였다. 케리는 지난 3월 선거전 이래 빅3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를 22차례 방문한 데 비해 위스콘신을 17차례나 방문했으며, 부시는 오하이오를 15차례 방문하면서 위스콘신도 11차례나 찾아갔다. 이는 두 후보 모두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경우의 수를 대비한 것이다.

■ 중북부 접전지
위스콘신-뉴멕시코 '혼전', 미네소타-아이오와 '부시 우세', 미시간-뉴햄프셔 '케리 우세'


현재 중북부 접전지역 가운데 위스콘신과 아이오와에서의 표심의 요동이 볼 만하다.

위스콘신(10)은 지난 9월30일의 1차 TV토론 이후로 양 후보가 팽팽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28일 발표된 조그비 여론조사(601명, ±4.1%)에서 케리가 부시에 49% 대 46%로 이겼으며, 27일 ARG 여론조사(601명, ±4.1%)에서도 48% 대 47%로 케리가 이겼다.

그러나 지난 24일 발표된 <스트래티직 비전> 여론조사(801명, ±3%)에서는 부시가 49% 대 44%로 앞섰다. 지난 1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와 부시는 각각 6차례씩의 승리를 거두고 두 차례를 비겼다.

아이오와(7)는 접전중이나, 부시쪽으로 다소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발표된 조그비 여론조사(601명, ±4.1%)에서 케리는 부시에 45% 대 44%로 1%P 차이로 이겼으나, 이에 앞서 발표된 네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는 케리에 각각 1%P, 4%P, 6%P, 6%P차로 앞섰다. 9월30일 1차 TV토론 이후 실시된 14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여덟 차례, 케리가 다섯 차례를 이기고 한 차례를 비겼다. 아직은 부시의 근소 우세가 점쳐지는 곳이다.

a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라스베가스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라스베가스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 연합=AP

미시간(17)은 28일 발표된 조그비 여론조사(601명, ±4.1%)에서 부시가 케리에 47% 대45%로 이겼으나, 지난 7월1일 이후부터 10월26일까지 실시된 39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케리가 부시에 단 한차례만 패했을 정도로 케리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미네소타(10)는 현재 케리 진영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케리는 1차토론 이후 3차토론 때까지 줄곧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18일 이후 실시된 일곱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만 7%P 차이로 부시에 이겼을 뿐, 여섯차례를 1%P, 3%P, 2%P, 4%P, 2%P, 2%P 차이로 부시에 뒤지면서 부시의 근소 우세로 돌아서고 있다.

뉴멕시코(5)는 케리의 우세가 진행되다가 10월 들어 부시와 케리가 팽팽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10월1일 이후로 28일까지 실시된 7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부시가 네 차례, 케리가 세 차례를 이기는 등 접전을 계속하고 있다.

뉴햄프셔(4)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양 후보가 한동안 혼전을 벌였으나, 1차토론 이후로 케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케리는 지난 8차례의 여론조사에서 5차례를 부시에 이기고 한 차례를 비겼으며, 두 차례를 부시에 졌다. 특히 가장 최근인 지난 21일 <프랭클린 피어스>에 의해 실시된 여론조사(453명, ±4.6%)에서 케리는 부시에 50% 대 41%로 무려 9%P를 이겼다.

빅3를 제외한 중북부 지역 접전지들의 판세를 종합해 보면, 28일 현재 두 후보는 위스콘신과 뉴멕시코에서 혼전중이며, 미네소타와 아이오와는 부시에게 기울고 있고, 미시간과 뉴햄프셔는 케리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만약,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선거인단 계산을 다시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먼저 <뉴욕타임스>가 분석한 선거인단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부시가 확보한 227명에 부시쪽으로 기울고 있는 아이오와(7)의 선거인단 7명을 합하면 234명이 된다. 케리의 경우에는 225명에 오하이오(20), 미시간(17)을 합하면 262명이 된다.

결국 부시는 당선권인 270명에서 36명이 부족하고, 케리는 8명이 부족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부시는 선거인단 27명의 플로리다를 반드시 차지하는 것은 물론 혼전중인 위스콘신(10)을 가져와야 당선권에 접어든다. 이에 반해 케리는 플로리다를 얻으면 무조건 이기고, 플로리다를 부시에 내어줄 경우 위스콘신을 반드시 가져와야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다.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분석을 기준으로 선거인단을 다시 계산할 경우는 아주 간단한 양상이 나타나게 된다.

먼저 부시의 232명에 미네소타(10)와 아이오와(7)를 합할 경우 부시의 선거인단수는 249명이 된다. 반면 케리는 207명에 펜실베이니아(21명), 오하이오(20), 뉴햄프셔(4)를 합해 총 252명이 된다.

이 경우 부시는 당선권에서 21명이 부족하고, 케리는 18명이 부족하다. 결국 어느 후보이든 선거인단 27명의 플로리다를 가져와야 당선권에 접어들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현재까지의 선거인단 분석은 어디까지나 그동안의 추이를 참고한 28일 현재의 분석이다. 앞으로 남은 나흘 동안 어떤 돌발 변수가 생겨 특정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번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요소는 얼마든지 있다.

가령 현재 미국 언론은 물론 양 후보가 이라크에서 사라진 400여 톤의 폭발물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주고받고 있는데, 공화당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이 문제가 대선 막바지의 돌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부동층 향배-투표율이 관건

그 가운데 5~6%에 이르는 부동층의 표심과 투표율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선거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대체로 미혼 젊은층, 저소득층, 무종교인 등과 도덕적 이슈에 진보적이며 이번 대선의 큰 이슈가 되어온 이라크 전에 비판적인 계층일 가능성이 많다고 예측한다.

지난 27일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부동층 519명, ±5%)에 따르면, 이들 부동층 중 지난 대선 토론 때 케리가 부시보다 잘했다고 평가한 비율이 3대 1로 나타났다.

올 대선은 지난 2000년 대선의 플로리다 재검표 소동 여파로 대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도 높아져 있다. 또 미국 역대 대선에서 전쟁이 주요 이슈 떠올랐을 때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사실도 투표율이 크게 상승하리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플로리다 주 등 30여 접전지들의 조기투표도 투표율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일단 투표율이 높아지면 민주당에 유리하게 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유권자들의 국내안보 의식이 그 어느 때 보다 높고, 전시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집권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많다.

결국 관건은 양 후보가 이들 부동층의 표심을 남은 기간동안 어떻게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느냐는 것과, ‘자기 식구’를 얼마나 투표장에 나타나게 하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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