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자인 박명철 회장과 소비자인 곽인경 '이쁜엄마가 되려는 사람들'의 회장윤형권
성동면 친환경농업연구회(회장 박명철, 60세) 회원들이 주최한 이 행사는 올 벼농사를 친환경농법으로 짓고 품평을 하는 날이다. 이 자리에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을 초대했다. 수도권지역의 가정주부들 모임인 '이쁜 엄마가 되려는 사람들'과 자녀들 100여명, 그리고 대전 신풍초등학교 주부교실에서 40여명이 초대를 받아 왔다. 쌀 소비자들인 가정주부들로부터 직접 평가를 받아보자는 것.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다.
성동면 친환경농업연구회는 여러 가지 친환경농법이 있지만 화학비료 대신 쌀겨를 이용하고, 파종 때 분해성 비닐종이를 깔고 구멍을 내 벼가 자라도록 해 풀이 자라지 않도록 하는 '종이멀칭법'을 썼다. 또 목초액과 현미식초, 미생물을 이용한 독립영양제 등을 사용해 화학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농사를 지은 것이다.
친환경농법은 기존의 일반농법에 비해 힘들고 까다롭다.
올해 이들 연구회에서 경작한 면적은 34ha이다. 이중 무농약인증을 신청한 게 12ha, 저농약인증 신청이 22ha이다. 무농약, 저농약으로 구분하지만 똑같이 화학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 다만 저농약은 친환경농법을 짓기 바로 직전에 흙에 남아 있던 농약잔류량 때문에 1~2년 지나면서 농약잔류량이 없어지면 무농약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또, 친환경농법은 집단화해야 그 효과가 큰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농업용수의 문제가 무엇보다도 집단화를 해야 하는 이유다. 주변에서 화학농약을 사용하면 오염된 물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연구회는 30여 가구가 하나의 단지를 형성해 금강 물을 직접 받아서 쓰고 있다.
친환경농법은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잡초를 일일이 손으로 뽑아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꽤나 힘들고 일손이 많이 들어간다.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3~6회의 풀 뽑기를 해야 하고 또, 외부로부터 화학농약이 유입되지 않도록 꽤나 신경을 써야 한다.
이렇게 온갖 정성을 다해서 길러낸 것이 '지프러스'라는 친환경농법으로 만든 쌀이다. 벼 종자는 동진1호. 쌀겨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미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지프러스'는 전량을 성동농협과 계약 재배한다. 수매가가 일반벼의 경우 40kg에 5만7000원인 데 비해 '지프러스'는 6만6000원을 받는다. 약 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정성을 들인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가 아니라고 한다.
박명철 회장은 "어차피 쌀은 개방할 것이고 개방했을 때 차별화된 쌀을 생산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별화한 쌀 생산은 친환경농법밖에 없더라고요. 또, 친환경농법이라야 오염 안 되고 좋은 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하고 친환경농법을 하게 된 동기와 당위성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