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을 치유하는 커뮤니케이션 문화 만들기

등록 2004.11.12 13:54수정 2004.11.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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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듀크대 신경정신과 에드워드 수아레스 박사가 "분노의 감정이 동맥 염증을 일으킨다"라는 보고서를 학계에 제출하여 크게 주목을 받은 일이 있었다. 분노가 동맥을 손상시키는 C-반응성 단백질을 증가시켜 건강에 결정적인 해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정설을 다시 한 번 의학적으로 입증한 셈이다. 기실 분노가 건강을 손상시킨다는 견해는 학계에 여러 번 보고 되었으며, 특히 1996년 미국 정신의학 협회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 하는 화병(火病)을 정식 병명인 'Hwa-byung'으로 규정하여 "한국인들이 고유하고도 민속적인, 정서적 분노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 사람 전체의 3∼5%가 공식적으로 화병에 걸려있다고 보고 있으며, 한의학계에서는 화병율을 대개 10∼20%로 집계하고 있다.

최근 경제 상황 등의 악화로 말미암은 여러 환경 변화로 이와 같은 분노 증후군은 흔한 질환이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우리네 사회에는 무엇보다 건전한 방법으로 마음의 화를 풀어주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특히 분노라는 것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서적 욕구(need)인 '사랑 받고 싶은 욕구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실현이 좌절될 때 증폭되는 것이기에 상대방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그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정서 문화가 우리 사회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별히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마음의 분노를 깊이 있게 해소할 수 있는 정서적 충족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즉, 상대방을 향한 존중과 사랑을 근거로 하는 허심탄회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문화가 형성될 때 그 의사소통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억압된 감정들은 건전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그로 인해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이 치유되어 전인적인 회복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정에서나 사회 모든 관계 속에서 원활하고도 깊이 있는 의사소통이 형성되도록 하는 일에 최우선적인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 모두는 상대방의 의사를 마음으로 경청하면서 투명하고도 진실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줄 아는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들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화병(火病)으로 얼룩진 우리네 정서가 한결 완화되고 상처받은 그 마음과 삶의 치유가 아름답게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고 본다. 분노를 풀어내는 따뜻한 커뮤니케이션 문화 운동이 우리 시대에 전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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