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터넷 전화도 '양방향' 시대다

[기획-2005 새로운 IT서비스 ①] 070인터넷전화 서비스

등록 2005.01.04 14:03수정 2005.01.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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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역시 정보통신업계의 화두는 '융합'입니다. 기술발전에 따라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등 각자 따로였던 서비스들이 하나로 융합·통합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서 올해에는 발신과 착신이 모두 가능한 양방향 인터넷 전화와 이동 중에도 휴대 단말기를 통해 고화질·고음질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이동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새롭게 선을 보이게 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인터넷전화와 DMB 서비스를 소개하고 서비스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합니다. 이 기사는 그 첫번째입니다... 편집자 주

2005년 받을 수만 있었던 인터넷전화가 양방향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는 정통부의 통화품질 테스트를 통과 '070'으로 시작되는 발신번호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2005년 받을 수만 있었던 인터넷전화가 양방향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는 정통부의 통화품질 테스트를 통과 '070'으로 시작되는 발신번호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조그만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오경석(49)씨가 인터넷 전화(VoIP)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2월 경. 무역업의 특성상 세계 각국에 나가있는 지사와 연락하느라 매달 전화요금 부담이 만만치 않았었는데 인터넷 전화를 쓰고부터는 전화비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오씨는 "국제 전화요금만 한달에 600여만원이 나왔었는데 인터넷 전화를 도입한 이후에는 140만원 정도로 크게 줄었다"며 "인터넷 전화는 요금도 싸지만 통화품질도 유선전화와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인터넷 전화 예찬론을 펼쳤다.

이처럼 저렴한 요금으로 전화 사용량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인터넷 전화. 그러나 지금까지 인터넷 전화는 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반쪽 서비스에 그쳐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5년에는 인터넷 전화가 또 한번 진화할 전망이다. 이제는 인터넷 전화도 일반 유·무선 전화처럼 착신 번호를 부여받고 걸려오는 전화도 받을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정보통신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연말 테스트를 거쳐 통화품질 요건을 갖춘 인터넷 전화 사업자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에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부여했다.

양방향 인터넷 전화 요금 유선전화보다 평균 77.8% 저렴

가장 관심을 끄는 인터넷전화 요금은 시내외 구분없이 전국이 3분에 39원이고 국제전화요금은 최소 70~80%가 싸다. 또 인터넷 전화에서 이동전화로 거는 경우에도 평균 14~16%의 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전화 가입자들은 유선전화 가입자들 보다 평균 77.8%의 통화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인터넷 전화는 사용자가 이사를 하거나 해외에 나갔을 때도 전과 변함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전화를 걸 수 있고 원래 번호 그대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전화는 단순한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화상 전화, 데이터 전송 등 통합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070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애니유저넷 이관석 상무는 "인터넷 전화의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도 있지만 화상전화, 금융거래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밖에 외국에 나가더라도 자기 전화기를 가져가서 인터넷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평생번호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전화기 모양도 기존 전화와 똑같고 컴퓨터가 없거나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도 일반 전화와 똑같이 인터넷 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요금이 파격적으로 싸기 때문에 인터넷 전화는 점차적으로 일반 유선전화 시장을 대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컴맹'도 인터넷 전화는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인터넷전화 시장 규모는 635억원에 그쳤지만 2004년에는 기업용 전화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또 오는 2008년에 이르면 8000억원대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전체 음성통화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9%에서 12.5%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대세다. 이미 일본에서는 정부의 정책지원과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에서도 기존의 중소업체 뿐 아니라 수익창출에 애를 먹고 있는 대형 유선전화 업체들까지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070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0만~30만원 상당의 가입자용 게이트웨이나 '인터넷폰'(IP폰)을 구입하고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에 가입하면 된다.

현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사업자는 이미 정통부로부터 번호를 부여받은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 여기에 '무한넷코리아'와 '큰사람컴퓨터'는 통화품질 인증을 끝내고 번호를 신청 중이다. 이외에도 5개 사업자가 현재 정통부의 품질인증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오는 3월 인터넷전화 역무허가를 받은 후에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미 초고속인터넷의 부가서비스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은 070인터넷 전화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KT는 인터넷 전화가 자사의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황을 지켜본 다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점은 서비스 시작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늦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원래 올 1월부터 바로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양방향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터넷전화 사업자와 KT,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 등 유무선 기간통신사업자간 상호접속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 시작 시점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서두른다고 해도 오는 7~8월은 되어야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간 합의 못이뤄 양방향 인터넷 전화 '반쪽'서비스로 시작

인터넷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위해서는 유무선 전화망에서 인터넷망으로의 접속이 필요해 이에 대한 사업자간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에 따른 접속요금과 접속방식 등에 대한 사업자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변변한 협상 테이블조차 차려지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를 활성화하겠다던 정통부도 상호접속안은 업체들간 알아서 협의를 해야한다며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애니유저 070'이라는 브랜드 이름까지 정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었던 애니유저넷은 당분간은 발신만 가능하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가입자를 모집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다른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도 기존의 유선전화나 자사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기간통신 사업자들과의 협상이 쉽지 않아 서비스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인터넷 전화업체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해도 착신이 안되는 070 인터넷 전화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정통부의 인터넷 전화 활성화 정책 발표로 한껏 기대가 달아올랐던 '070 인터넷 전화'는 예전처럼 발신만 되는 반쪽짜리 신세를 면치 못할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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