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 안의 TV 시대, 앞으로 4개월 남았다

[기획-2005 새로운 IT서비스 ③ 끝] DMB, 현황과 과제

등록 2005.01.10 22:29수정 2005.01.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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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역시 정보통신업계의 화두는 '융합'입니다. 기술발전에 따라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등 각자 따로였던 서비스들이 하나로 융합·통합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서 올해에는 발신과 착신이 모두 가능한 양방향 인터넷 전화와 이동 중에도 휴대 단말기를 통해 고화질·고음질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새롭게 선을 보이게 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세차례에 걸쳐 인터넷전화와 DMB 서비스를 소개하고 서비스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합니다. 이 기사는 그 마지막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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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10일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간 가운데 DMB사업자인 TU미디어 직원이 서울 성수동 주조정실에서 방송내용을 시연해보고 있다.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10일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간 가운데 DMB사업자인 TU미디어 직원이 서울 성수동 주조정실에서 방송내용을 시연해보고 있다.연합뉴스 도광환
2005년 5월 3일. 회사원 홍기석씨는 야근을 하느라 평소 즐겨보던 텔레비전 연속극을 보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주말 재방송을 기다리거나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지만 홍씨는 다음날 아침 바로 전날 방영된 드라마를 시청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서울 강남까지 가는 지하철 출근길에서 'DMB폰'을 통해서였다. 점심시간 드라마 내용을 놓고 벌어진 동료들과의 수다에서 '왕따' 당하지 않은 것은 DMB폰 덕분이었다.

또 퇴근할 무렵엔 출근길 드라마를 보면서 주문한 여주인공의 스카프가 사무실로 배달됐다. 홍씨는 드라마를 보면서 여주인공이 매고 나온 스카프가 아내에게 어울릴 것 같아 실시간으로 주문을 하고 결재까지 마쳤던 것이다. 홍씨는 선물을 받고 기뻐할 아내의 모습을 상상하며 사무실 문을 나섰다.

홍씨의 동료 신혜숙씨도 새벽에 다니던 일본어 학원을 그만뒀다. 1시간이 족히 걸리는 출근 시간, 자신의 승용차에 설치한 DMB 단말기를 통해 일본어 강의를 듣고나서부터였다. 멀고 지루하기만 했던 출근 시간을 어학공부 시간으로 바꾼 김씨는 학원을 가던 그 시간에 대신 회사 근처 휘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이동 중에도 고화질 방송과 CD 수준의 음악 등 다채널 방송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5월 이후 현실화 될 생활의 변화상이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은 휴대폰 겸용 단말기(DMB폰)나 전용단말기(차량용 또는 휴대용) 등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단말기만 갖추면 언제 어디서나 고화질 방송을 즐길 수 있게돼 방송 시청 패턴에 일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방송과 통신이 하나로 융합된 DMB 서비스는 수용과정이 일방적이었던 기존 방송과는 달리, 시청자가 방송에 등장하는 물품을 단말기 상에서 바로 주문하거나 여러 정보를 올려보낼 수 있는 쌍방향 방송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DMB 서비스는 방송의 전송방식에 따라 위성DMB와 지상파DMB로 구분된다. 위성DMB는 위성을 통해 방송전파를 단말기에 전송하고 지상파DMB는 지상의 송신탑에서 보내는 방송전파를 단말기를 통해 받아보는 것으로 현재 비어있는 공중파 VHF 8번과 12번 채널을 이용하게 된다.


위성DMB냐 지상파DMB냐

먼저 위성DMB 서비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TU미디어가 단독으로 사업허가를 받았다. 서비스를 위해 TU미디어는 2004년 3월 DMB전용 한별 위성을 발사했고, 위성신호가 미약 하거나 음영지역의 수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상 중계기도 4800여개를 구축했다.


지난 10일 본방송을 위한 시험서비스에 돌입한 TU미디어는 드라마, 음악, 영화, 보도 등 비디오채널 14개와 오디오채널 24개, 문자로 뉴스 등을 서비스하는 데이터 방송 3개 채널 등 최대 41개의 채널을 운영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았던 KBS, MBC 등 지상파 방송 재전송 허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현재로선 위성DMB를 통해서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위성DMB는 위성으로 방송을 전송하는 만큼 서비스 초기부터 전국 어디에서나 방송을 볼 수 있다. 다만 가입비 2만원에 월 1만3000원을 받는 유료 서비스라 방송을 보기위해서는 단말기 구입하고 별도의 가입절차를 밟아야한다.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는 오는 5월 1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기술이 개발된 지상파DMB도 오는 5월경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3월중 선정될 예정인데 모두 6개 사업권을 놓고 14개 사업자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위성DMB와는 달리 지상파DMB는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이 기본 채널로 포함된다. 현 TV방송을 휴대형 단말기를 통해 그대로 볼 수 있는 것. 지상파 방송을 포함해 비디오 채널 12개, 오디오 채널 18개, 데이터 방송 채널도 각 사업자별로 1~2개까지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상파DMB는 무료다. 따라서 단말기만 구입하면 방송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음영지역 해소에 예상보다 많은 투자비가 소요될 것이라며 일정 수준의 시청료를 받아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유료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유료화가 되더라도 위성DMB보다 싼 월 3000~5000원에서 이용료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경우에는 주파수 확보가 어려워 각 권역별 지상파DMB 사업자가 선정돼 서비스가 시작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는 휴대폰 겸용이 대세

이동 중에도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대가 본격 개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역에서 'DMB폰'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이동 중에도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대가 본격 개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지하철 역에서 'DMB폰'을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TU미디어 제공
DMB방송을 볼 수 있는 단말기의 경우 휴대폰 겸용 단말기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을 이용한 방송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0일 위성DMB폰(모델명 SCH-B100)을 출시했고 지상파DMB폰도 개발을 끝냈다. LG전자도 위성DMB폰과 지상파DMB폰 개발을 마쳤고 곧 상용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사양에 따라 85만~100만원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위성 및 지상파 DMB를 모두 수신할 수 있는 'DMB폰'도 출시될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어떤 단말기를 사느냐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DMB 서비스의 종류도 결정된다. 이밖에 7인치 크기의 차량용 DMB 전용 단말기와 3.5인치 크기의 DMB 전용 단말기도 개발을 끝마치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남은 과제들

위성DMB의 경우 가입자들을 끌어모을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위원회가 올 3월 위성DMB로의 지상파 방송 재전송 허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지역방송협의회와 전국언론노조의 반대에 직면해 있어 결과는 불투명하다.

만약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상파 방송을 위성DMB에서 볼 수 없게 될 경우 월 1만3000원을 받는 유료서비스인 위성DMB의 가입자 모으기가 그리 쉽지만을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지상파 방송과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방송 콘텐츠의 필요성이 큰 것이다.

이에따라 TU미디어는 방송위에 지상파 방송 재전송 허용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한편 방송 영상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위성DMB 특성에 맞는 신규 콘텐츠 개발에 2562억원, 원활한 프로그램제작 및 조달을 위한 수신료 분배금으로 4420억원, 시청자미디어센터 설립지원 등 방송영상산업 지원에 70억원 등 향후 5년간 총 705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지상파 DMB는 끊김없는 방송을 위한 음영지역 해소가 가장 큰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건물이 밀집한 도심과 지하철 구간 등 음영지역에 송신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수익모델로 광고외엔 별다른 것이 없고 수익성을 의심받는 상황이라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중계기 설치에 투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한 지상파DMB 예비사업자 컨소시엄이 중소 벤처기업들로 이루어져 있어 자본력이 떨어지는 것도 약점 중 하나다.

이통사 관계자는 "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위성DMB와의 경쟁에서 뒤질 우려가 있다"며 "이동통신사들의 기존 기지국 망을 이용해 공동 중계망을 구축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지만, 이 경우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용 등을 보전할 수 있는 유료화 모델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위성 및 지상파 DMB서비스 시작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개막될 '내손안의 TV' 시대. 그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위한 두 DMB 서비스의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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