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인터넷전화 '반쪽' 출발 위기

[기획-2005 새로운 IT서비스 ②] 070인터넷전화 순항할까

등록 2005.01.06 20:47수정 2005.01.1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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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역시 정보통신업계의 화두는 '융합'입니다. 기술발전에 따라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 등 각자 따로였던 서비스들이 하나로 융합·통합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서 올해에는 발신과 착신이 모두 가능한 양방향 인터넷 전화와 이동 중에도 휴대 단말기를 통해 고화질·고음질의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이동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새롭게 선을 보이게 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세 차례에 걸쳐 인터넷전화와 DMB 서비스를 소개하고 서비스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합니다. 이 기사는 그 두번째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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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새로운 IT서비스 ①] 이제는 인터넷 전화도 '양방향' 시대다


2005년 받을 수만 있었던 인터넷전화가 양방향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는 정통부의 통화품질 테스트를 통과 '070'으로 시작되는 발신번호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2005년 받을 수만 있었던 인터넷전화가 양방향으로 다시 태어난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애니유저넷과 삼성네트웍스는 정통부의 통화품질 테스트를 통과 '070'으로 시작되는 발신번호를 부여받고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일반 유선전화처럼 착신과 발신이 모두 가능한 '070인터넷전화'가 첫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준비중인 별정통신사업자들과 KT, 하나로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간 상호접속기준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변변한 협상테이블조차 차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위해 2004년 연말까지 인터넷전화 상호접속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던 정보통신부도 명문화된 기준안을 마련하는 대신 업체간 자율협상이 우선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전화는 거는 것만 가능했다. 그러나 070인터넷전화는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부여받아 전화를 걸 수도 있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유무선 전화망에서 인터넷망으로의 접속이 필요해 이에 따른 접속료와 접속방식 등에 대한 사업자간 합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일반 휴대폰으로 인터넷전화에 전화를 걸 때 이동전화사업자와 인터넷전화 사업자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상호간 망접속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비용(접속료)을 얼마로 할 것인지에 대한 사업자간 합의가 이뤄져야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전화 사업자와 유선전화 사업자, 또 인터넷전화 사업자간에도 접속료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상호 망 연동을 위한 접속 방식도 정해져야 한다.

070인터넷전화, 업체간 상호접속안 마련 시급한 과제

그런데 인터넷전화에서 유선 및 이동전화로 걸 때의 접속료는 기존의 방안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지만 유선전화나 이동전화에서 인터넷전화로의 접속료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어 새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접속료가 정해져야 유무선 전화 사업자들은 이것을 기초로 인터넷전화로 걸 때의 요금을 정할 수 있다. 때문에 본격적인 양방향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시작되려면 업체들간 합의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접속료와 접속방식은 별정통신사업자들과 기간통신사업자들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라 쉽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의 공통적인 걱정이다.


특히 유선기간통신사업자인 KT, 하나로텔레콤 등은 자체적으로 070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별정통신사업자들의 인터넷전화가 자사의 유선전화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어 협상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만약 협상이 지지부진해진다면,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070인터넷전화는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금 상황대로라면 서두른다 해도 오는 7~8월은 되어야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별정사업자들 "정통부가 접속안 만들어 중심 잡아야"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구축한 망이 없어 기간통신사업자들의 망을 빌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애니유저넷, 삼성네트웍스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은 정통부가 구체적인 상호접속안을 마련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이 협상에 있어 우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원만한 합의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준비 중인 한 별정사업자는 "아직 협의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기준을 세우고 중재하지 않으면 별정사업자들은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 일방적으로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며 "정통부가 마련하기로 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자는 "기간사업자들이 자사의 유선전화와 인터넷전화와의 경쟁관계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면 별정사업자들은 착신 번호를 받아놓고도 예전처럼 발신만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서비스 활성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통부는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간통신사업자와 별정통신사업자간 상호접속안은 업계의 자율적인 협의에 의한 계약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상이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개별 기업간 계약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고 간섭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근거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별정사업자들이 기간사업자들과의 협상에 있어 정부가 무게중심을 맞춰주기를 원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명문화된 기준안을 만들지 않았지만 사업자들간 협의가 지지부진해진다면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통부 "업체간 자율 협의가 우선, 문제 생기면 적극 중재할 것"

이 관계자는 이어 "기간사업자와 별정사업자 모두가 참여하는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가 구성돼 다음주 첫 모임을 갖기로 했다"며 "양측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반 가계의 통신비용 부담 감소, 새로운 서비스 도입으로 인한 신규 시장 창출 및 국내 IT투자 확대 등 070인터넷전화 서비스의 기대효과가 높은만큼 정통부가 보다 명확한 입장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의체가 구성됐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정통부가 풀어줘야할 부분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조속한 서비스 시작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통부가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인 기준안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원만한 협의가 진행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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