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에 쉽게 다가가기

<맑스 엥겔스 평전>을 읽고

등록 2005.01.11 23:35수정 2005.01.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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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으로부터 소명을 받았다고 믿는 지위를 마음먹은 대로 차지할 수 없다. 우리가 미처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사회적 관계가 어느 정도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맑스 엥겔스 평전> 22쪽)

a <맑스 엥겔스 평전> 표지

<맑스 엥겔스 평전> 표지 ⓒ 시아출판사

유망한 시민 계급으로 태어난 맑스(칼 마르크스)는 직업 선택을 앞두고 위와 같은 현실을 인식하여 자신의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프롤레타리아 편에 서서 자본가의 착취가 없는 이상향의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투쟁적인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19, 20세기를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그 이름이 맑스와 엥겔스이다. 이 평전은 맑스와 엥겔스의 우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 노동자와의 연대와 투쟁적인 삶을 통해 맑스와 엥겔스의 위대한 모습과 인간적인 모습을 교차하여 담아내고 있다.

맑스의 이야기를 하다 엥겔스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연결되는 식의 흐름이 이어지고 역사적인 사건의 인과과정을 쉽게 풀어쓰고 있어 19세기의 사회적 상황과 사상적 흐름을 이해하기 쉬웠다.

이 평전과 함께 <거꾸로 읽는 세계사>(유시민·푸른나무)를 본다면 우리나라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그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혁명가의 생생한 사진과, 맑스와 엥겔스의 우정이 담긴 편지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맑스가 오늘날 발전된(?) 이 자본주의 사회를 본다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사회주의를 거쳐 궁극적으로 공산주의 사회로 나아가게 된다는 자신의 믿음을 어떻게 말할까? 사실 맑스와 같은 인물이 뒤따라 왔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러시아, 동유럽 국가들의 공산주의 사회는 맑스가 바라던 사회와는 전혀 다른 사회였다. 스탈린은 맑스의 사회주의 이념을 그릇되게 러시아에 적용시켰다.


레닌이 조금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또는 맑스가 혁명을 일으킨 다음 사회주의를 어떻게 건설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혔다면 아마 세상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잠깐 맑스가 한 연구를 살펴보도록 하자.


맑스의 <자본>(여러 활동에 정력을 쏟은 탓에 병약한 상태에서도 꾸준한 연구가 계속되어 집필한 책)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잉여가치로써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에서 전제되고 있는 것이 있다. 두 개의 사회계급인 자본가와 프롤레타리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와 생산수단으로부터 소외되어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생활을 유지해 가야 하는 프롤레타리아가 존재한다.

생산을 하기 위해선 생산수단과 노동력이 필요한데 생산수단을 가진 측은 자본가이고 그래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판 대가로 임금을 받게 되는데 노동량에 해당하는 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한다.

즉 8시간을 일했다면 8시간만큼의 임금을 받게 되나 노동자는 12시간을 일하고 8시간만큼의 대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잉여가치인데 이 잉여가치를 자본가들이 독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맑스는 사적 소유인 생산수단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맑스는 프롤레타리아가 계급 의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정치 정당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과학적 사회주의에 기초한 노동자 정당인 공산주의자 동맹이 후에 설립되었다.

1864년에는 제 1인터내셔널(국제노동자협회)이 창설되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는 그 유명한 구호가 인터내셔널 창립 선언문에 나온다. 인터내셔널은 유럽의 여러 지역에 과학적 사회주의를 원칙으로 삼는 정당들을 건립하는 싹을 틔우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맑스는 망상이 아닌 과학적인 연구를 계속하여 자신의 이념의 현실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나갔다.(현재 대영박물관 열람실에는 아직까지 맑스가 연구한 그 자취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당시 맑스는 대영박물관 열람실의 단골 손님이었던 셈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표현하고 있었다.) 바쿠닌과 같은 무정부주의자들, 또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들과 격렬한 논쟁을 하면서 과학적 사회주의의 이념으로 뭉치기 위해 노력하였다.

진보 언론인 <라이니셰 짜이퉁>의 편집장으로서 자신의 이념을 펼쳐나갔지만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결국 망명생활을 해야 하기도 했다. 망명생활은 맑스의 자식들이 차례대로 죽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그 슬픔이 자신의 신념을 꺾게 하진 않았다.

맑스와 엥겔스는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서로의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다. 맑스가 죽고 난 후 엥겔스는 맑스가 미처 끝내지 못한 <자본> 제 2권과 제 3권을 맡아서 엮어내어 후의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게 되었다.

비록 사회주의는 사라져버렸지만 그 숭고한 의의는, 그들의 삶의 자취는 오늘날 쉽게 생각하고 물질주의에 찌든 우리네 삶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는 거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맑스 엥겔스 평전>

하인리히 겜코브 씀 김대웅 옮김/ 시아출판사/ 2003년 07월/ 696쪽/ 2만5000원

덧붙이는 글 <맑스 엥겔스 평전>

하인리히 겜코브 씀 김대웅 옮김/ 시아출판사/ 2003년 07월/ 696쪽/ 2만5000원

맑스 엥겔스 평전

하인리히 겜코브 지음, 김대웅 옮김,
시아출판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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