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집 '나무'는 별종이네!

경주시 양동마을 옛집 속 '나무'

등록 2005.01.28 00:29수정 2005.01.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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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양동마을 근암고택 인근 고목과 대나무 그리고 까치나무(?)

양동마을 근암고택 인근 고목과 대나무 그리고 까치나무(?) ⓒ 추연만

경주시 강동면 양동 민속마을!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고택(참봉댁)은 자연경관을 잘 가늠해 지은 옛 집으로 주위 나무들은 정원수마냥 잘 다듬어져 있는 듯하다. 옛 집 가는 오솔길을 걷노라면 왠지 마음이 가벼워져 오는 느낌이 든다. 푸른 대나무는 기백의 상징인가? 대나무는 산비탈을 보호하기 위해 심은 나무다. 이렇듯, 양동마을에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선조들의 지혜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옛 집 정원에는 매화꽃이 활짝 펴 여행객의 눈동자를 휘둥그레 만든다.


a 관가정으로 오르는 언덕에 선 은행나무. 나무 뿌리는 돌을 끼고 있다.(직접 확인해 보셔요)

관가정으로 오르는 언덕에 선 은행나무. 나무 뿌리는 돌을 끼고 있다.(직접 확인해 보셔요) ⓒ 추연만


a 관가정 안뜰 향나무는 몸을 비틀며 수 백년 풍파를 견디고

관가정 안뜰 향나무는 몸을 비틀며 수 백년 풍파를 견디고 ⓒ 추연만

양동마을 왼쪽 산등성이에 은행나무 두 그루가 마을의 역사를 가늠하게 한다. 언덕에서 보면, 안강·경주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마을을 지탱해 온 옥토이리라. 야산을 휘감은 안락천은 영일만으로 흘러가지만 은행나무는 수백 년 동안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박토에 뿌리내린 고통이 보인다. 돌이 끼인 나무뿌리가 안쓰러운 마음을 들게 한다.

보물로 지정될 만큼 건축 문화재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관가정 안 뜰에 반쯤 누워 자라는 향나무. 몸체는 휘어졌지만 잔가지는 햇빛 드는 동남향을 가리킨다.

a 나무와 나무사이('향단' 소재)

나무와 나무사이('향단' 소재) ⓒ 추연만


a 비단 옷을 넣었을 듯. 옷장('향단' 안채)

비단 옷을 넣었을 듯. 옷장('향단' 안채) ⓒ 추연만

향단은 성리학자 이언적이 경상감사로 있을 때 '모친의 병간호'를 하도록 중종이 지어준 집이라고 표지판은 설명한다. 원래는 99칸이었다고 한다. '컸다'는 뜻. 70년대 보수공사로 새로운 목재가 많이 보이는 가운데 오래된 나무로 보존된 '대들보 연결부위'가 눈에 띈다. 나무에 홈을 파 나무끼리 이은 건축기술이 놀라울 따름이다.

안채에 있는 나무로 만든 옷장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안채 마님이 쓴 물건인 듯.

a 뭐지?

뭐지? ⓒ 추연만


a 나무로 조각을?  향단 안체 천정

나무로 조각을? 향단 안체 천정 ⓒ 추연만

목조건축에는 다양한 문양들이 있다. 향단 안채에 처마와 천정에 있는 나무 조각들.


처마에 쓰인 나무들이 정교한 모양으로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대들보 위에서 천정부근을 받치는 나무로 '마루대공'이라 불린다. 오래된 나무인 것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으며 문양의 아름다음에 옛 모습은 더 빛이 난다.

a 앗! 이건 나무가 아닌데. 무얼 담았을까?  물독이었을 가능성(높은 지대임)

앗! 이건 나무가 아닌데. 무얼 담았을까? 물독이었을 가능성(높은 지대임) ⓒ 추연만


a '향단' 부엌. 아래층은 헛간모양으로 흙바닥. 위층은 마루. 벽채 대신 살대들을 촘촘히 세웠다.(전통 파괴)

'향단' 부엌. 아래층은 헛간모양으로 흙바닥. 위층은 마루. 벽채 대신 살대들을 촘촘히 세웠다.(전통 파괴) ⓒ 추연만

향단 부엌에 있는 장독, 쌀, 간장 등을 보관하고 식수통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산 능선에 위치한 집은 아랫마을에서 물을 길어다 사용했다 한다. 아무튼, 양반집 손님맞이에 장독 뚜껑마저 열고 닫기를 반복해 손때가 많이 보인다.


향단 부엌은 아래는 흙바닥이지만 위층은 마루이다. 벽 대신 '살대'를 촘촘히 세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형식 파괴와 실용성(위층은 음식 보관용)은 다른 주택에는 볼 수 없었다.

a 심수정(정자) 난간 나무조각 그리고  '해우소'

심수정(정자) 난간 나무조각 그리고 '해우소' ⓒ 추연만

심수정은 마을 오른쪽 오르막에 세워진 정자로 향단에 딸린 것이다. 정자 난간은 나무로 조각된 것을 사용. 해우소가 보인다. 민속마을 옛집(특히,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는 화장실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최근에 지은 것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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