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환이 이상히 여긴 '벌레 먹은 검은 돌', 철원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다(도피안사의 장식돌).김정봉
한탄강의 유래를 다른 데에서 찾기도 한다. 북에서 피난 내려온 피난민들이 이 강에서 막혀 한탄했다 하여 한탄강이라 불렸다는 내력도 있다. 두 가지 모두 한탄이라는 이름 때문에 생겨난 슬픈 유래라 할 수 있다.
한탄강의 진짜 유래는 그렇게 슬프지 않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철원의 산천을 기술할 때 '체천(切川)'과 '대탄(大灘)'이 나오는데 지금의 한탄강의 유래가 되는 말이다. "체천은 철원부 동쪽 20리 지점에 있고 근원은 회양부(淮陽府) 철령(鐵嶺)에서 나온다. 또 남쪽으로 흘러가서 경기(京畿)의 양주(楊州) 북쪽에 들어가 대탄(大灘)이 된다"하였다. 대탄은 큰 여울을 말하고 큰 여울을 한자로 표기하여 한탄이 된다.
한 여울과 관련된 지명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전곡읍내 동북쪽 한탄강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을 높은 여울(高灘洞)이라 했고 한탄강국민관광지에서 청산면 초성리로 건너는 다리를 한여울다리(대탄교, 한탄교)라 했다. 또 전곡읍내에 한여울 마을이 있어 이 고장 노인들은 한탄강을 아직도 한여울이라 부르고 있다 한다.
이렇게 볼 때 한탄강은 대탄에서 나온 것이고 대탄은 우리나라말로 한여울이니 이를 다시 한자표기로 한탄(漢灘)이라 한 것으로 보인다. '한(漢)'자를 다시 해석하여 크고 맑고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붙게 된 것이다. 한탄은 한탄스런 강이 아니라 크고 맑고 아름다운 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