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위해 미국이 자세 변화해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대구서 특강... "여야 초당 협력" 강조

등록 2005.04.27 18:44수정 2005.04.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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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욱

북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이 답보 상태인 가운데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현재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27일 대구 경북대학교 국제회의장에서 가진 '북핵 문제와 북미·남북관계의 전망' 주제 초청 특강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날 특강은 경북대 한국교민연구소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주최로 열렸다.

정 전 장관은 특강에서 북핵 문제의 해법을 위한 미국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핵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일차적인 책임은 원인을 제공한 북한에게 있지만 또다른 당사자인 미국도 책임은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이 자세를 바꿀 수 있도록 퇴로를 확보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가로막고 있어 북핵 문제가 답보상태"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가려고 하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로, 김정일 위원장을 독재자로 인신 공격까지 가하는 미국의 태도가 문제"라면서 "북한이 대화로 나서야 한다면서도 대화할 수 있는 초보적인 수준의 명분도 주지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94년 1차 북핵문제 당시의 해법으로 돌아가면 된다"면서 "대화는 일종의 협상으로, 기본적으로는 이익교환의 구도 속에서 풀겠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미국의 대화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미국이 북한에 대해 큰 나라로서 너그럽고 양보하는 자세로 대해야 한다"면서 "과거에 대한 북한의 반성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담하고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대화가 진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반도도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런 상황 속에서 여야간 정치권의 협력을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여야가 한 목소리로 미국에게 대담한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호소해야 우리(민족)가 살 수 있다"면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양분된다면 오히려 미국이 (강경한 자세로 나가야 한다며) 남한을 설득하려고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 전 장관은 거듭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북핵 문제는 어떻게 푸느냐 보다는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작전을 써더라도 북한을 굴복시키고자 하는 것은 남의 이야기라면 가능할지 몰라도 한반도를 살고 있는 우리는 안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지난 25일 <평화방송>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가 악화되면 미국과 일본의 연합군사작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군사작전이라는 의미보다는 북한의 무기 확산을 미·일 공동을 제지하는 수준의 반확산작전이라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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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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