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고추장과 김치만 있으면 진수성찬이었던 그 시절... 먹고 돌아서면 배고팠지만 그래도 행복했고 가슴 따뜻했던 그 시절...김규환 제공
어머니 밥 짓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면, 보리쌀을 먼저 박박 씻어 한번 삶아낸 다음, 다시 가마솥에 안칩니다. 솥 한쪽 구석에 한 주먹거리의 쌀을 씻어 넣고 불을 지핍니다. 이윽고 밥이 다 되고 뜸이 들면 어머니는 주걱을 들고 밥을 풉니다.
그 때 우리 집 쌀밥과 보리밥의 비율을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할아버지 밥 : 쌀밥 98%, 할머니 밥 : 70%, 아버지 밥 : 50%, 반대로 아들들 밥 : 보리밥 70%, 딸들과 어머니 밥 99%) 위아래와 남존여비가 확실했지요.
어린 저는 쌀밥이 먹고 싶어 할아버지 밥상 물리기만 기다렸고, 손자를 생각해서인지 할아버지는 꼭 서너 숟갈 밥을 남겨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