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효"

충남 서산, 3년 시묘살이 효자 유범수씨 성연초·중학교 특강

등록 2005.05.18 18:34수정 2005.05.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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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최선을 다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것이 효의 근본이다.”

지난 3년간 어머니의 무덤(충남 서산시 성연면 일람리) 가에 초막을 지어놓고 시묘(侍墓)살이를 해온 유범수(51. 인천시 부평구)씨가 18일 성연초·중학교(교장 정석훈)에서 이 학교 학생 200여명에게 효 실천 특강을 하며 ‘효’를 한 마디로 함축했다.


유씨는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모든 어려움과 걱정을 잊는다"며 "언제나 1등은 단 한 명일 수밖에 없지만,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곧 효의 실천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깎지 않아 30cm 이상 더부룩하게 자란 머리와 수염, 거기에 상복과 상장막대기까지 들고 강단에 선 유씨는 시묘에 대해 "사람이 태어나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3살까지 부모님께서 온갖 정성을 다해 돌보아주신 은혜를 감사하는 도리(道理)"라며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어버이에게 봉양하고 자식을 희생하면서까지 효를 실천했던 옛 성현들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서 진자리 마른자리를 가려 뉘이며 자식 위해 일생을 고생하는 부모의 은혜를 모르면 짐승이나 다름없다"며 늘 부모님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니고 언제나 가장 좋은 자리는 부모님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유씨의 특강을 들은 김한별(15. 성연중3)양은 "3년 동안 산 속에서 혼자 어머니의 무덤 곁에서 지냈다니 놀랍다"며 "그동안 공부도 게을리 하고 부모님 속을 썩였는데 이제 반성하고 아저씨 말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부모님에게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학교 정석훈 교장은 "일반 강사를 초빙해 효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보다 실제 효를 실천하는 사람에게 말(시묘살이에 대한)을 듣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되어 유씨를 어렵게 설득해 효 교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2002년 2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 해 5월 23일부터 "살아계실 때 불효한 게 한(恨)"이라며 시묘살이를 시작한 후 매일 하루 세끼 상식을 올리고 때때로 책도 읽어드리는 등 살아계신 어머니를 모시는 듯 해 왔다. 유씨는 이달 22일이면 3년 탈상을 해 시묘살이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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