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 국발연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모임 내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이른바 '반박' 세력을 비판했다.
"27일이면 내 임기가 끝나고 2기가 들어선다. 국발연의 인적 구성은 훌륭하다. 전재희, 심재철 등 개성 강한 중견과 이재오, 김문수 등 회개한 엑티비스트(운동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오 의원이 너무 일찍 복심을 드러냈다. 시기와 방법이 적절치 않았다. 작년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러는 것("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망한다"고 박근혜 불가론 제기)은 초라했다.
30여명 되는 국발연 회원들 중에는 수도권 출신들이 많은데 이명박 지지 세력이라는 인상이 너무 강했다. 대선 후보군 중에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논의해본 적 없다. 그런데 이재오, 홍준표, 박계동 의원 등은 직·간접적으로 이명박측에 있으면서 TK, PK와 대척점에 섰다.
그래서 불만이 많았다. 회원들 중에는 '친박'도 있고 박 대표의 '흑기사' 노릇을 하는 의원도 있다. 그 중간에서 내가 완충 역할을 하면서 박 대표에게 오해도 받았다. 그들의 속마음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선 주자 지지가) 공론화되어 투명하게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었다. 차기시장 선거를 놓고도 그렇다. 서로 MB(이명박)계열이라고 하는데, 정작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 국발연의 주요 맴버들이 또 '수투위'를 이끌고 있다. 수투위가 맥을 잃었다.
"시대상황을 잘못 짚었다. 박 대표가 후진타오 주석의 환대를 받았다. 박정희는 그 사람들의 가정교사다. 1992년경에 내가 중국에 갔을 때 북경대에서 박정희 강좌를 개설하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딸이 왔으니 어떻겠나. 박정희 유산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과거사를 통해 박정희를 심판하려는 것이야말로 국내외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 이명박과 박근혜의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명박 시장은 CEO형이고 박근혜 대표는 연인형이다. 박근혜는 대중성을 지닌 사랑 받는 지도자고, 이명박은 업무능력을 지닌 신뢰받는 정치인이다. 어느 쪽이 우위에 있지 않다. 단지 차이일 뿐이다."
- 박 대표의 말처럼 '이대로 가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보나.
"이명박과 박근혜의 장점이 공조를 이루고 시너지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이 둘이 극도의 긴장상태로 맞부딪치게 되면 당이 깨질 수도 있다. 안심하긴 이르다. 아직 3년은 길다. 박 대표도 언젠가 차기 수업을 위해 현실 정치에서 떠나 '부재의 정치'를 해야 한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 당이 깨질 수도 있다?
"중부권 신당, 민주당의 선전으로 한나라당이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수도권을 포함하는 당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경상도당'이다. 인적 구성을 보라. 강재섭 원내대표, 김무성 사무총장, 유승민 대표비서실장, 김형오 외부인사영입위원장 등 전부 경상도 일색이다. 박 대표의 의도와 상관없이 강성 경상도 세력이 당을 차지하고 있다. 4.30 이후 더 득세하고 있다.
지금은 수투위가 정책적 대응을 위한 조직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상도당'의 성격이 지속되면 위험해질 수 있다. 재보선 이후 수투위가 외투깃을 올리고 있지만 잠시의 틈이라도 보이면 수도권의 한나라당 의원들과 충청도 세력, 민주당 세력, 뉴라이트를 위시한 중립적 인사들과 모종의 제안이 가능해진다. 한두번 정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 그럴 때 이명박 시장을 앞세우는 건가.
"고건도 있고, 손학규도 있지 않나. 만약 그런 컨소시엄에 고건을 앉히면 강력한 차기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략적 제휴는 지금부터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이회창도 나와서 군웅들을 다독거리며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 고건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
"충분히 한 인자가 될 것이라고 본다. 한나라당이 환골탈태를 할 것이다. 당명개정도 포함된다. 적절한 인적 쇄신도 있을 것이다. 한두 번 정도의 변신 이후 본격적인 제휴 관계가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고건도 한축을 담당할 수 있는 충분한 경력과 대중적 호감도를 가지고 있다. 현실이 그렇다."
"소장파? 누가 있나? 깃발 들면 모일 사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