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사 미담' 보도 방송3사 일제히 사과

제작진 "부끄럽고 참담"... <조선><동아>는 '잠잠'

등록 2005.06.27 12:00수정 2005.06.2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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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BC는 26일 <생방송 화제집중>과 <우리시대>를 통해 수경사 사연을 미담으로 소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MBC는 26일 <생방송 화제집중>과 <우리시대>를 통해 수경사 사연을 미담으로 소개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 MBC 홈페이지

'수경사' 아동학대가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수경사 미담보도를 했던 방송3사가 일제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 < VJ특공대 >, MBC <우리시대>와 <생방송 화제집중>, SBS <모닝와이드>는 26일과 27일에 걸쳐 수경사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BC "불법 조장하는 결과 가져와 송구스럽다"

2003년과 20004년 <우리시대>와 <생방송 화제집중>을 통해 수경사 이야기를 두 번이나 미담으로 방영했던 MBC는 26일 밤8시께 <생방송 화제집중> 홈페이지에 제작진 명의의 사과문을 띄웠다.

먼저 <생방송 화제집중>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실을 제대로 전달해 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본의 아니게 불법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이번 경험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종영된 <우리시대> 제작진도 “방송을 준비하면서 사전 인터뷰를 위해 직접 현장을 답사했음에도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며 "확실한 준비와 조사를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SBS "반성하는 차원에서 고발방송 제작에 최대 협조"


지난해 3월 '수경사 편'을 보도했던 KBS < VJ특공대 > 제작진도 이날 “방송제작 과정에서 그러한 사실을 미리 발견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홈페이지에 사죄의 글을 올렸다.

수경사의 아동학대 실상을 폭로한 SBS 역시 '대국민 사과' 대열에 함께 섰다. 지난 2월말 같은 방송사 <모닝 와이드>에서 수경사 사연을 미담으로 소개했기 때문.


<모닝와이드> 제작책임자는 27일 오전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고 "수경사의 명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곳 스님들의 잘못된 행동을 대내외에 홍보만 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모닝와이드>측은 "<모닝와이드>팀과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은 같은 부서"임을 강조한 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자 <그것이 알고싶다>팀의 수경사 고발관련 방송제작에 최대한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동아>, <조선>은 '잠잠'

a 수경사 사연을 '미담'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한 <동아일보>(위)와 <조선일보>.

수경사 사연을 '미담'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한 <동아일보>(위)와 <조선일보>. ⓒ 동아, 조선 PDF


한편 수경사의 선행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27일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 별도 입장을 발표하고 있지 않아 방송3사와 대조를 이룬다.

<동아일보>는 2002년 12월 27일 주요 언론사 중 처음으로 수경사 미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당시 D5면 한 면을 통튼 '업둥이 거두는 것도 수행 전생에 진 빚 갚는 거지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이 트기 전 노스님과 작은 스님은 번갈아가며 인근 약수터에서 약수를 길어다 보리차를 끓여 우유물을 댄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두 스님은 아이 키우기는 수행의 일부분이라며 실명을 밝히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며 수경사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도 지난 2월 11일 종교면 머릿기사을 통해 수경사 미담을 크게 다뤘다.

당시 조선일보는 "아기들은 무인 스님을 '엄마'라고 부르고, 절을 찾는 남자 어른들을 보고 '아빠'라고 부르는 것 외에는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티없이 해맑다"며 "분유도 가장 비싼 것을 먹였다. 몸이 약하다 싶으면 녹용 등 비싼 약재를 넣은 한약도 지어 먹였다. 청오 스님이 조계사 마당에 나가 탁발을 해서 아기들 우유값을 모으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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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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