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앞 고목나무는 다이어트 중. 뒤로 포구와 선착장이 보인다.김강임
“쉬엉 갑써 게!”
“ 뭐 볼 꺼 있다고 섬에 들어 왔수꽈? ”
“ 어디서 옵디까?”
대답할 여유도 주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비양도 아낙의 얼굴에는 호기심보다 적적함이 묻어났다.
“제주시에서 왔수다!”
제주사투리를 감칠 맛 나게 잘하는 친구는 벌써 이곳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버렸다.
“이 찐 계란 좀 먹엉 봅 써!. 여기 김밥도 있쑤다! 수박도 잘 익었지예!”
배낭 속에 든 점심 메뉴를 하나 둘 꺼내지는 순간, 고목나무 아래에는 천년을 지켜 온 듯한 고령의 할머니들이 피서를 오기 시작했다. 앞니가 다 빠진 할머니는 찐 계란을 오물오물 씹어서 삼키신다. 그리고는 “ 제주시에도 많이 더웠지예?” 라며 인사로 가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