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5일 오전 국민의 정부시절 불법도감청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초 국정원을 방문해 불법 도·감청의 근절을 강력히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그 뜻이 반영되지 않은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 아울러 국민의 정부 때 중단된 것은 다행이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5일 오전 국회 브리핑룸을 찾아 국정원이 옛 국가안전기획부에 이어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4년여 동안 조직적으로 도·감청을 해왔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유 대변인은 "현재 국민적 의혹을 어떻게 잠재울지 의문"이라며 "지금 미림팀의 불법도청테이프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유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정원의 발표를 면밀히 분석중에 있다"며 "전 미림팀장 (공운영씨) 집에서 발견된 274개 도청 테이프의 공개 및 수사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전면 재검토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 입장의 전면 재검토의 구체적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발표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실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원점에서 다시한번 재검토해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유 대변인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말한 것은 DJ를 흠집내기 위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인가'라는 물음에 "누구를 겨냥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방향이 이상한 것 같다는 말 그대로 이해해 달라"고만 답했다.
우리당 "김대중 전 대통령 직접 연루 가능성 없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도청은 반인권적인 불법행위로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실체규명을 위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4년간 불법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국정원 발표에 대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불법 도청 및 정치사찰의 큰 피해자였다"며 "취임 직후 미림팀이 즉각 해체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정보기관이 과거 타성에 젖어 상당기간 불법 도감청을 해온 사실은 그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불법 도감청에 직접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오영식 공보부대표 5일 국가정보원의 '구 안기부 X파일 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및 대국민사과성명과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국정원의 과거에 대한 자기 고백과 대국민 사과가 아무쪼록 국정원이 국민의 정부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면서도 "역대 정권의 도감청 실체가 완전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 부대표는 이어 "미림팀의 구성 및 해체, 재구성 경위, 활동내용 등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와 특별법 재정을 통한 철저한 진실 규명을 해나갈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