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금순이> 구재희 역의 강지환iMBC
그래서 다음날이면 아내는 어김없이 내게 놀려대고 또 한바탕 웃어댄다.
“어휴, 어제 밤에는 참 좋았는데.”
“뭐가, 또. 어제도 금순이랑 구재희가 나타나던가?”
“그랬지. 글쎄 구재희가 나타나서 나한테 차를 마시자고 하잖아.”
“도대체, 그 녀석은 왜 하필 당신한테 나타난데. 제발 다른 사람한테 가라고 그래.”
“나도 그랬으면 해. 근데 어떻게 하겠어, 내가 좋다고 나타나니 말이야. 호호호.”
“당신 너무 과한 것 아냐. 정신을 차려야지, 그렇게도 그 놈이 좋아.”
“그럼, 얼마나 좋은데. 약 오르지. 메롱.”
“차라리 구재희랑 혼인하지 그랬냐?”
“이미 늦었는데 뭘.”
“어휴.”
“그러니까 나한테 잘해. 있을 때 잘해. 호호호.”
“어휴. 속타.”
그렇게 나와 아내는 약간의 질투심과 유머를 섞어가며 이야기할 때가 부쩍 많아 졌다. 물론 아내는 그저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때로는 같은 남자로서 구재희가 무척 싫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드라마와 꿈 이야기 때문에 하루를 웃음으로 시작하는 날이 더 많은 것만은 사실이니, 그 또한 즐거운 일이지 않나 싶다.
드라마와 꿈 이야기 때문에 질투까지 벌이는 집이 우리 집 말고 또 있을까 싶은데, 어디 구재희로부터 내 아내를 빼낼 방법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줬으면 좋겠다. 이 또한 재미있는 고민이지 싶은데, 아무튼 그 드라마 때문에 요즘 우리 집이 약간 재미있고 또 웃음꽃이 피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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