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 폐지후 남성 역차별 당한다"

여성의 병역권리 헌법소원 낸 고아무개씨... "이혼시 남성에게 재산 더 분배해야"

등록 2005.09.05 16:48수정 2005.09.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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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아무개씨 등의 '병역법 위헌 청구의 소' 중 일부.

고아무개씨 등의 '병역법 위헌 청구의 소' 중 일부. ⓒ 한국남성협의회

여고생인 고아무개(18)씨가 "여성도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씨의 청구서를 직접 작성한 이경수 한국남성협의회 회장은 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90년대 말 군가산점 폐지 이후 우리 남성들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여성도 병역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군가산점 폐지 뒤 고시를 포함한 취직에 있어서도 여성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이런 모순된 점을 바로 잡기 위해 남녀 모두 공동징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남성협의회 회원인 고씨는 지난달 18일 대학생인 윤아무개씨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병역법 위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아이디어는 고씨와 윤씨가 냈고 이경수 회장은 대리인으로 이번 청구에 동참했는데, 청구서는 전부 이 회장에 의해 작성됐다고 한다.

"군가산점 폐지 뒤 여성이 우위, 남성은 역차별"

한국남성협의회는?
여성부·성매매특별법 폐지 주장

지난 1999년 설립된 한국남성협의회는 남성의 권익 신장을 표방하는 단체다.

협의회는 지난 2003년 1월 "여성부 설치는 성대결을 조장하고 위화감만 조성하는 조직"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또 지난해에는 "성매매특별법은 남성의 신체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성매매 처벌 특별법 폐지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 남성부 신설 ▲ 남녀 공동징병 ▲ 현역병 사기 진작 대책 마련 ▲ 제대군인 전원의 유공자 지정 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서 내용을 보면 '양성평등'보다 '군가산점 폐지'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 39조 제 1·2항에는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병역법 제 3조에 따르면 남자에게만 병역의무가 있다"며 "이는 헌법 39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여성들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


이들은 이어 군가산점제 폐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들어 숫자적으로 여성이 현저히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비례해 남자들은 공적 직급은 물론 임용에서마저 수적 열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적 상황의 발생은 군가산점의 폐지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군가산점제 폐지로 꾸준히 논란이 일어왔지만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성비의 불균형한 역류현상, 역차별을 해소하고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남녀 공동 병역의무만이 최선, 최적의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신체건강해 군대 다녀오면 사회가 더 잘해줘야"

이와 관련, 청구인 고씨는 5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여성도 병역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지난해부터 해왔다"며 "남녀 모두 1년씩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씨는 "김 일병 총기난사 사건이나 병역비리 사건은 근본적으로 남자들이 여자들처럼 군에서 빠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며 "여자를 군대에 보내지 않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녀 공동 모병제도 좋은 생각이지만 중국처럼 많은 인구가 있으면 모를까 우리의 경우 필요한 병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통일이 되면 모병제도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청구에 대해 이 회장은 "최근 현역 복무한 남성들에 대한 보상, 구제대책이 전무하다"며 "예전에 예비군들에게는 점수상 조금의 유리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신체적으로 정상인 남자와 장애인과는 일의 능률의 측면에서 다른 것 아닌가"라며 "신체가 건강해서 군대에 다녀온 사람에게 그동안의 기여도가 큰 것에 대해 정부와 사회가 더 잘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은 부부의 이혼시 재산분배를 균등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누가 재산형성에 더 기여했느냐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남성에게 재산을 더 분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병역 의무제'가 아닌 남 공동 모병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여자들이 안 할 것이다, 여자들은 하사관이나 장교로 월급을 많이 타려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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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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