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잔 빼고 마시면 폭탄주 아니우?"

주성영 의원의 반론에 대한 네티즌의 '촌철살인'

등록 2005.09.24 23:15수정 2005.09.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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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해 12월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개정안의 상정의 부당성에 대해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격하게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개정안의 상정의 부당성에 대해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격하게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의 대구 '술자리 추태' 파문과 관련, 주 의원이 "사실이 아니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국회의원이 국정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과 술을 마셔도 되느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누가 갔느냐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검사들이 동석한 이유는 뭐냐 ▲술자리를 몇 차례가 간 것이냐 ▲술값을 왜 검사가 내느냐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인 대구지검 소속 간부 등 검사들과 술을 같이 마신 자체를 문제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술자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지검 국정감사가 시작되던 날 밤 벌어졌다.

아이디 'oisi67'는 이날 네이버 댓글에서 "문제가 된 것이 주 의원이 폭탄주를 마시고 여종업원에게 욕을 한 것뿐이냐"며 "국감기간에 피감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는 것이 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호텔 바에서 양주, 맥주 몇 병을 마셨다면 술값이 적어도 백만원 단위로 나왔을 텐데, 그것을 지불한 사람은 대구지검의 간부검사"라며 그날 술자리가 명백한 접대행위임을 꼬집었다.

주 의원이 폭탄주를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한 대목도 되레 네티즌들의 비난 대상이 되고 있다. 주 의원은 "돌아오는 폭탄주의 맥주잔 속에 들어있는 양주잔을 빼내고 마시거나, 따로 빼내어 마신 사실은 있으나 폭탄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uhannn'은 "이미 뱅뱅 돌려서 섞은 후인데도 폭탄주에서 양주잔을 빼면 폭탄주가 아니다?"며 "유머 베스트에 올라갈 일"이라고 꼬집었다.


'ccochoi'은 "피감기관 즉 검찰이 접대를 하는데 왜 (주 의원이) 야~ XX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욕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고 흔들어 폭탄주를 만들었는데, 양주잔을 빼냈다고 폭탄주가 아니라니 주 의원답다"고 비유했다.

또 네티즌들은 여야 의원들이 동석한 사실도 꼬집었다. 이날 술자리에는 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뿐 아니라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동석을 했다.


'bohemianrsd'은 "재판 기간 중 상대측 변호사와 술을 먹느냐"면서 검사들과 술을 먹은 여야 의원들을 질타했다. 그는 "술자리에 간 것만으로도 욕먹어야 된다"며 "국감 기간 중 (피감 기관이) 의원들을 술 먹이는 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시라스니'는 주 의원의 해명에 대해 "폭탄주를 '만들고 안 만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정감사 기간 동안 피감기관과 술자리를 했다는 것만으로 문제가 성립된다"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낫다"고 충고했다.

"지검 차장이 카드 들고 있어 계산한 걸로 생각했다"

a 22일 밤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술을 마시고 주 의원이 여종업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22일 밤 주성영 의원을 비롯해 동료의원과 대구지검 간부검사 등이 술을 마시고 주 의원이 여종업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진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 ⓒ 오마이뉴스 이승욱

주 의원은 해명자료에서 동석한 검사들에 대해 "의원들과 개인적으로 학연, 지연, 사법시험 기수, 근무 인연 등으로 가까운 검찰 간부 4∼5명이 집으로 가지 않고 합석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또 "밤 12시가 넘어 술자리가 파하자 본인이 먼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달려갔으나, 동석한 대구지검 정아무개 차장이 신용카드를 들고 있어서 이미 계산을 한 상태로 판단했다"고 말해 친분이 있는 사이라 하더라도 피감기관 관계자가 술값을 낸 것을 인정한 셈이다.

주 의원은 "정 차장을 통해 술값을 확인한 결과 148만원이었다"며 "저와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이 24일 갚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보도(23일자)에 따르면, 이날 술값에 대해 대구지검측은 "지하 1층 바 술값은 우리가 내지 않았으며, 피감기관으로서 의례적으로 동석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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