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단장하는 병풍바위 모습. 단풍은 아직 들지 않았습니다.김강임
한라산 영실은 소나무 숲과 계곡, 기암괴석 사이로 펼쳐지는 운무가 산행의 묘미를 더해 준다. 자주 오르는 한라산이지만 오를 때마다 새롭게만 느껴진다. 지난주의 푸름이 연한 자주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한라산 영실코스 중 가장 힘든 곳은 해발 1400m지점. 급경사로 이루어진 돌계단을 올라 갈 때면 한 겨울에도 땀이 흥건히 고이는 곳이다. 사람 사는 곳에도 힘든 코스가 있듯이 산행 길에는 꼭 오르막이 있다. 그래서 해발 1400고지는 뒤돌아 온 길을 회고하게 된다. 늘 오르는 계단이건만 이 지점에 만 오면 많은 사람들은 투덜댄다. "왜 이렇게 산이 험 하냐?"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 고개만 넘으면 하늘을 감싸고 있는 병풍바위가 천년의 바위처럼 버티고 있다. 고갯길을 넘으면 1600고지 전망대가 나오는데, 왜 이렇게 발걸음이 더디 떨어지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