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업고, 중국을 딛고

[데일리차이나] ‘중러관계, 유사 이래 가장 좋다’

등록 2005.10.09 16:42수정 2005.10.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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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의 창당에서부터 건국까지 소련의 국제공산당 코민테른의 지도와 지원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중국은 건국 3일만인 1949년 10월 3일 소련과 국교를 수립하는데 중화인민공화국 최초의 국교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회주의의 이념적 동지애는 형제국간의 밀월관계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후르시초프의 스탈린 격하와 국경분쟁으로 소원해지기 시작한 중소관계는 1991년 소련연방이 붕괴될 때까지도 지속되었다.

중러 양국의 전반적인 동반자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러 양국의 전반적인 동반자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김대오
그런데 최근 소련연방의 적자임을 자처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면서 예전의 밀월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념적인 동지관계가 이제 경제, 군사적 실리를 챙기는 선린우호관계로 변모된 것이 달라진 점이다.

소련 붕괴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1991년 12월 27일 국교를 재수립하지만 여전히 10월 3일을 국교수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역사적 애증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미래에는 보다 더 발전적으로 양국관계를 이끌어 가자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초 중국의 중앙군사위부주석 자오강촨(曺剛川)이 소련이 방문했을 때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지금의 중러관계는 유사 이래 가장 좋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군사적 협력관계를 지속 확대해 가자고 제안한 바 있다.

중러의 무역교역량은 2004년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하여 전년도보다 30%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10년 양국은 600-800억 달러의 교역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은 2020년까지 대러시아 투자액을 120억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이 러시아의 제4위 교역국이고 러시아는 중국의 제8위 무역파트너이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양국간의 경제교역상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중러 양국관계가 가까워진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미국의 세계전략이 극동아시아 쪽으로 옮겨오면서 중국, 러시아, 인도로 하여금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하게 하고 있다. ‘평화의 사명 2005’ 중러합동군사훈련과 중국과 인도, 인도와 러시아간의 연쇄적인 군사훈련은 분명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해되며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은 ‘과학적 발전관’을 토대로 균형적인 발전을, 러시아는 푸틴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GDP를 두배로 늘린다는 경제건설의 유사한 목표 아래에서 중러는 안정적인 국제환경이 무엇보다 긴요해진 상황이다.

러시아 경제의 양대 버팀목은 군수산업과 에너지 수출이다. 21세기 초강대국으로 성장을 꿈꾸고 있지만 경제 급성장으로 극심한 에너지란을 겪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러시아의 군수산업과 에너지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고 러시아입장에서 중국은 최대의 시장이자 최고의 고객이 되는 셈이다.


또 유럽통합 과정에서 소외된 러시아는 아시아통합 과정에서도 소외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아시아경제통합에 편입하려는 것도 중러 경제협조를 긴밀하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은 동북3성을 개발하기 위해 ‘동북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러시아도 시베리아 개발 등 극동지역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양국의 국경을 마주한 경제협력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정치적 안정, 경제적 협력, 군사적 동조 등 다방면에서의 상호보완성을 지니고 있어 당분간 양국간에는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주의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이제 이념의 옷을 벗고 외교적 실리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다시 손을 맞잡았다. 저렴한 노동력과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선 중국과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러시아의 연대는 분명 서로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질서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데일리차이나]는 그날 그날의 중국 근현대 소사(小史)를 전하며 중국 역사 속의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국정넷포터에도 함께 실립니다.

덧붙이는 글 [데일리차이나]는 그날 그날의 중국 근현대 소사(小史)를 전하며 중국 역사 속의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국정넷포터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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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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