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금융거래가 있는 언론사 현황참여연대
참여연대가 17일 공개한 '삼성과 언론과의 관계' 보고서 가운데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와 함께 13개 주요 신문사를 기업 입장에서 경영상황을 분석한 것. 특히, 이들 신문사들과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와 가진 금융거래내역은 눈에 띈다.
분석한 내용을 보면, 우선 지난 99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생명과 자금거래가 있었던 신문사는 <동아일보>을 비롯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모두 4개사다. 이 가운데 <동아일보>는 지난 99년 600억원을 삼성생명으로부터 빌렸고, 당시에 담보도 159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는 이후 매년 빚을 갚아나가 2003년말 470억원까지 줄었고, 작년말 현재 70억원의 담보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99년에 삼성으로부터 계열분리됐던 <중앙일보>는 지난 2002년말 기준으로 모두 264억원의 빚이 있었다. 하지만 2003년께 빚을 갚고, 추가로 돈을 빌린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의 경우는 지난 2003년말 삼성생명에 588억원의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겨레>, 작년말 기준 삼성생명에 75억 빚
또 그동안 'X파일'과 삼성 지배구조 등을 두고 비판적 논조를 보여온 <한겨레>의 경우는 지난해 말 현재 삼성생명으로부터 75억원의 단기 채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 채무는 보통 1년안에 돈을 갚는다는 조건으로 빌린 돈을 뜻한다. <한겨레>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 2002년 삼성생명으로부터 40억원을 빌린 이후, 지난해 추가로 35억원을 빌려 모두 75억원으로 규모가 늘었다.
참여연대는 "각 신문사의 감사보고서에 '삼성생명'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나 담보 제공액을 조사한 것"이라며 "이 가운데 차입처 또는 담보제공처에 '삼성생명 등'으로 돼 있는 금액은 이번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에 조사한 금액은 최소한의 규모라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이어 "취약한 재무구조와 열악한 수익구조에서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차입급 상황은 언론사에게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단기 자금일 경우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참여연대 보고서는 최근 5년간 13개 주요신문사의 경영상황을 공개했다. 결론적으로, 주요 신문사의 경영상황은 한마디로 재무구조나 수익성 등 실적이 매우 나쁜 상태이며, 이 같은 경영실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13개 신문사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문화일보, 서울신문, 서울경제,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경제, 한국일보 등이다.
<경향>, <서울>, <한국>, <서경>은 재무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