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동 266번지 주민 10여명은 2일 오전 권문용 강남구청장이 사는 서울 압구정동 H아파트 앞에서 주민등록 등재를 요구하며 3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석희열
"81년 강제이주 인정하고 강남구청장은 사죄하라."
토지변상금 철회와 주민등록 등재를 요구하고 있는 서울 포이동 266번지 주민 10여명은 2일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앞에서 권문용 강남구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출근 저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권 구청장의 출근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강제이주 인정하고 주민등록 등재하라" "주민등록 말살하고 토지변상금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권 구청장이 살고 있는 H아파트 정문에서 대기했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 하지만 권 구청장은 오전 7시 10분께 정문을 피해 다른 출구를 통해 아파트를 빠져나가 우려했던 충돌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H아파트 주변에는 사설 경호전문회사 직원들이 새벽부터 곳곳에 배치돼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호회사의 한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청장의 신변을 경호하기 위해 강남구쪽의 요청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이동 주민들은 주민등록 등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권 구청장의 집 앞에서 출근 저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포이동 주민 최인섭씨는 "2003년부터 구청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음에도 가타부타 응답이 없어 구청장에게서 직접 듣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구청장은 주민들의 요구를 피하지 말고 포이동 266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과의 면담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했다.
조철순 포이동 266번지 사수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평화시위로는 문제 해결이 안되니까 억울한 사람들은 자꾸 과격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사정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주민들이 아침부터 구청장 집에까지 쫓아왔겠느냐. 강남구가 강제이주 사실을 인정하고 빼앗아 간 주민등록을 되돌려줄 때까지 우리 이주민들은 똘똘 뭉쳐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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