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칸드의 거리,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측으로 구르 에미르가 나온다.김준희
물론 티무르 제국 이전에도 사마르칸드는 자신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이곳은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13세기까지 이 지역의 주요 도시로 중국에서는 강국(康國)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몽골군의 침입으로 이전의 도시와 유물은 파괴되고 지금 남아 있는 유적은 대부분 14세기 이후 티무르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사마르칸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도시이기도 하다.
사마르칸드... 영화로웠던 아무르 티무르 제국의 과거가 깃든 곳
11시가 되자 기차는 사마르칸드 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3000숨에 사마르칸드의 중심가인 레기스탄 광장에서 내린 나는 싼 호텔을 찾기 시작했다. 사마르칸드에는 별 4개짜리 호텔부터 수많은 호텔들이 있지만, 그런 비싼 호텔에 갈 수는 없다.
나는 사마르칸드 시내에 많이 있는, 'B&B 호텔'이라고 부르는 비교적 싼 숙소를 찾았다. B&B는 Bed & Breakfast의 약자로, 글자 그대로 침대와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그런 숙소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민박이나 게스트 하우스는 우즈베키스탄에 없고, 외국인이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거주등록을 위해서는 정식 숙박기관에 머무는 것이 좋다.
문제는 이런 숙소의 가격도 싼 편은 아니라는 것. 우즈베키스탄에는 외국인 2중 물가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외국인은 현지인에 비해서 더 비싼 가격으로 공공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우즈벡의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려면 현지인보다 약 4배 비싼 가격으로 표를 사야 하고, 호텔에서도 약 2~3배 가량의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유적지와 박물관 입장료도 차이가 있다. 유적지 입장료가 현지인들은 200숨, 300숨 가량인데 외국인들에게는 2000숨을 받는다.
1000숨이면 밥 한 그릇를 먹고도 몇 백 숨이 남는 곳에서 이 차액은 적은 돈이 아니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에는 이런 유적지들이 많이 있어서 주요한 곳만 본다고 하더라도 10군데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차액이 10번 넘게 쌓인다고 생각하니까 별로 유쾌한 기분이 아니었다.
싼 곳을 찾아서 돌아다니다가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B&B 호텔을 골랐다. 6일 동안 머물테니까 싸게 해달라고 해서 아침 식사 포함 하루에 20달러짜리 방을 잡았다. 그리고 씻고 정리하고 나서 밖으로 나왔다. 우즈베키스탄 제1의 역사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사마르칸드에 온 것이다. 벌써부터 푸른 둥근 돔을 볼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였다.
2중 물가제도... 외국인은 비싼 공공요금 물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