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농투성이들이 미군을 반대하는 이유

<들이 운다>, 눈물 쏙 빼는 '천연기념인'들 이야기

등록 2005.11.17 17:29수정 2005.11.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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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거리마다 바람이 붑니다.
차갑고 무서운 바람, 사람을 울리고 죽이는 바람이 붑니다.
우리는 따뜻하지만 강한 맞바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가 몰고 다니는 바람은 평화의 바람입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계속하는 미국을 반대하며,
사람들이 있는 곳 어디에나 평화의 바람을 몰고 가는 유랑단.
우리는 평화 바람입니다.

- 평화유랑단 '평화바람' 출범선언문(2003년 11월 14일) 전문



평화의 물결을 부추기는 바람잡이가 되겠다던 바로 그 '평화바람(단장 문정현 신부)'이 마침내 눈물 쏙 빠지는 책 한 권을 세상에 펼쳐 놓았다. <들이 운다>(리북 펴냄)!

책장을 넘기면 내 땅을 미군들에게 빼앗길 수 없다고 목숨 걸고 나선 농투성이들의 육성이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듯 생생하게 살아온다.

a <들이 운다> 책표지. 평화의 상징 조형물이 놓인 황새울 들녘

<들이 운다> 책표지. 평화의 상징 조형물이 놓인 황새울 들녘 ⓒ 리북

이 책에는 평화바람 단원들이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평택 대추리, 도두2리 주민 스물여덟 명과 한 인터뷰 스물일곱 편이 실려 있다. 김용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이들을 일러 "천연기념물이나 그 어떤 환경보다 중요한 천연기념인"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들이 운다>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살아 있는 사람의 말씨를 오롯이 담아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390여 쪽에 이르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읽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고향집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기특한 구석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고향집에서 들은 이야기가 마냥 행복하고 즐겁지만은 않다. 타향 객지에 나간 자식이 오랜만에 온다는 소식에 마련한, 이것저것 손맛이 담뿍 밴 밥이며 찬이 곁들여진 밥상은 없다.


"농민을 받들어야지. 농민을 싹 죽이먼 저희는 어떻게 밥 먹고 살을 거여!"라며 시난고난하는 어머니와, 미군이 들어오기 전의 평화롭던 추억을 레퍼토리 삼아 되새기며 "우리네 토지를 사가지고 미국놈 전쟁터 맨든다는 데다 거저 바친다는데 누가 땅을 거저 내놀라고 혀? 도저에 깔려죽는 한이 있어도 안 팔어"라고 얼굴을 붉히는 아버지가 있는 고향집이다.

안 잊은 척 하고 사실은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네 고향의 아픈 현실을, 더구나 탯줄을 묻은 삶의 터전을 남에게 빼앗기게 된 절체절명의 상황을 이제는 우리가 함께 보듬어야 할 때임을 이 책은 절실하게 외치고 있다. 더 이상 들이 울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들이 운다>(리북) 2005년 11월 10일 나옴. 1만5천원.

이 책의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평택민주노동자회 강상원 회장(019-479-4847)에게 전화로 신청하면 됩니다. 단체 대량 주문도 가능하답니다.

덧붙이는 글 <들이 운다>(리북) 2005년 11월 10일 나옴. 1만5천원.

이 책의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평택민주노동자회 강상원 회장(019-479-4847)에게 전화로 신청하면 됩니다. 단체 대량 주문도 가능하답니다.

들이 운다 - 땅을 지키려는 팽성 주민들이 살아온 이야기

평화유랑단 평화바람 엮음,
리북,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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