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셋째 딸 윤형씨의 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윤형(26)씨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22일 삼성그룹은 공식적인 반응은 일체 내지 않은 채 말 그대로 침통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삼성은 올해 들어 삼성공화국 논란에 이어 'X파일' 사건으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그룹 핵심인사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에버랜드 편법증여 유죄 판결 등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악재가 이어져 왔다.
지난 9월에는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까지 건강 치료차 미국에 머물면서 귀국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내딸인 윤형씨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소식까지 전해지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한마디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베일에 가려진 윤형씨의 장례식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윤형씨 교통사고 소식을 아침 뉴스를 통해 접했다"면서 "가족과 그룹 극히 일부 인사들에게만 소식이 전해졌고, 이쪽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 구조본 쪽에서도 현지에 나가 있는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간단한 내용만을 전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측은 윤형씨의 장례식이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 2시께 뉴욕의 한 병원에서 치러졌다는 점만 확인했다.
장소가 어디인지,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는 참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렸다. 구조본 관계자는 "우리 쪽도 미국 현지로부터 단지 가족장으로만 치러졌다는 이야기만 전달받았을 뿐"이라며 "이 회장과 홍 여사까지 참석했는지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이 불교식으로 치러졌고, 윤형씨가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이었고, 자식의 사망이라는 관례에 따라 부모가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 같지만, 홍 여사는 장례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홍 여사 이외에 이재용 상무 등 직계가족만 참석해 불교식으로 화장했다"며 다르게 전했다.
22일 아침 윤형씨의 사망 소식은 삼성 그룹과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급속히 퍼져나갔다. 대부분 직원들이 아침 뉴스를 보고 나와, 입으로 이 같은 사실이 전해졌다.
삼성전자 김아무개 과장은 "아침에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사무실에 나와보니 대부분 직원들도 안타까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일본 기업들이 '삼성 타도'를 외치며 반도체 연합전선을 만들고 있어 분위기도 어수선한 터에 이런 뉴스를 듣게 돼 마음이 더 무겁다"고 전했다.
이 회장 미국 체류 길어질 가능성